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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 선임 레이스 개막

정상혁 신한은행장, '일류' 동행 연장전 눈앞

③은행장→회장 직행 패턴 그리는 신한…무게 실리는 은행장 3연임

노윤주 기자  2026-07-15 15:39:48

편집자주

은행장은 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를 이끄는 수장이자 보통 차기 회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는 자리다. 누가 이 자리에 앉는지에 따라 은행의 영업 전략은 물론 그룹의 승계 구도까지 영향을 받는다. 그만큼 연말 은행권 인사는 매년 금융권 안팎의 이목을 끌어왔다. 올해는 5대 은행이 동시에 행장 거취를 정해야 한다. 인사를 둘러싼 제도 환경마저 변화를 예고했다. 각 은행이 놓인 현주소와 은행장들의 지난 2년, 그리고 앞에 놓인 과제를 짚어본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의 최측근으로 불린다. 진 회장이 신한은행장을 맡던 시절 정 행장이 비서실장을 맡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었다. 그리고 지금 두 사람은 지주 회장과 은행장으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지난 연임 과정에서 정 행장은 계열사 CEO 중 유일하게 2년 추가 임기를 부여받을 만큼 두터운 신뢰도 형성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말 그의 두번째 임기 만료가 다가온다. 업권 관측은 은행장 연임 도전에 쏠려 있다. 준수한 실적 성적, 지주에 명확한 후계자 자리를 두지 않는 신한금융 특유의 승계구조 등이 이유로 거론된다.

◇영업통에서 그룹 2인자로…올 1분기 리딩뱅크 탈환

정상혁 행장은 2023년 2월 취임했다. 한용구 전 행장이 취임 한 달여 만에 일신상의 사유로 물러나면서 잔여 임기를 이어받는 형태로 행장에 올랐다. 예상치 못한 공백 국면이었지만 조직을 빠르게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통적인 '신한맨'의 커리어를 걸어 왔기에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1964년생인 정 행장은 1990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경력 대부분을 영업 현장에서 쌓았다.

그리고 2019년 본격적으로 외부에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다. 진옥동 당시 신한은행장, 현 신한금융 회장의 초대 비서실장으로 발탁됐다. 그리고 이듬해 경영기획그룹장(CFO) 상무, 2021년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진 회장의 신한은행장 재임 기간 비서실장과 CFO로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최측근이 바로 정 행장이다.

취임 후 성적표는 접전의 연속이었다. 신한은행은 국민은행, 하나은행과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경쟁했다. 정 행장 취임 후 신한은행은 2024년 순이익 3조6954억원을 기록하며 6년 만에 리딩뱅크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순이익을 3조7748억원으로 2.1% 늘렸지만 연간 기준 1위 자리는 국민은행에 내줬다. 이에 지주와 은행은 함께 '일류신한'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면서 리딩뱅크 탈환에 나섰다. 그 결과 올해 1분기에는 1조1571억원의 순이익으로 하나은행(1조1042억원)과 국민은행(1조1010억원)을 제치고 선두를 되찾았다.

내실 지표도 양호하게 관리되고 있다. 지난해 원화대출금을 13조9930억원 늘리면서도 순이자마진(NIM) 1.56%, 연체율 0.28%를 지켰다. 올해 1분기 NIM은 1.60%로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이에 정 행장을 두고 생산적 금융, 포용 금융 등 은행의 다양한 역할 전환이 대두되는 시점에서도 큰 흠결 없이 신한은행의 지위를 지켜나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능력 인정 받아 관행 깨고 2년 연임…이제는 3연임 '시험대'

정 행장 연임에 허들이 있다면 전례다. 2006년 통합 신한은행 출범 이후 3연임을 한 행장은 없었다. 다만 정 행장은 이미 흔치 않은 사례를 만들어 낸 경험이 있다. 2024년 말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에서 연임을 추천받으며 통상적인 1년이 아닌 2년의 임기를 받았다.

13개 자회사 중 9곳의 수장을 바꾼 고강도 쇄신 인사 속에서 나온 결정이었다. 당시 자경위는 견조한 자산 성장과 글로벌 성장 등 경영 성과에 더해 은행권 최초로 책무구조도를 제출한 내부통제 노력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은행장 연임 시 2년 임기를 부여받은 사례는 진옥동 회장 이후 처음이었다. 자경위는 2020년 말에도 진옥동 당시 행장 등 핵심 계열사 CEO 3인에게 일제히 2년 연임을 부여했다.

지주 조직 구조도 연임 관측에 힘을 싣는 요소다. 하나금융은 부회장 3명, KB금융은 부문장 3명을 두고 차기 회장 후보군을 관리한다. 우리금융도 최근 전략경영총괄 사장직을 부활시켰다. 반면 신한금융지주의 부문장은 전원 부사장급이다.

은행장급 인사가 임기를 마치고 이동할 자리가 마땅치 않은 구조다. 필요시 자리를 신설해야 하는데 최근의 규제 동향을 보면 이 역시 쉽지 않다. 조용병 전 회장과 진옥동 회장 모두 지주 임원을 거치지 않고 행장에서 곧바로 회장에 올랐다.

게다가 진 회장의 임기는 2029년 3월까지다. 올해 연말 인사에 회장 승계 변수가 없다는 뜻이다. 그룹이 과거 행장 교체 시 인사를 두고 논란이 있었던 만큼 지배구조 안정을 우선하는 기조도 뚜렷하다. 정 행장이 이번에 2년의 임기를 다시 받으면 만료 시점은 2028년 말이 된다. 진 회장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차기 회장 인선이 진행될 시기와 겹치는 시간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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