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보를 여성 전문 보험사로 탈바꿈시킨 나채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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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대표는 올해에도 여성 보험사로서의 입지를 강화해나가야 한다. 동시에 중장기 자본정책을 실행해나가야 하는 과제도 주어진다. 한화손보는 조정순자산 10조원 달성 및 배당 지속 확대를 두 축으로 하는 자본 정책을 수립한 바 있다. 다만 한화손보는 나 대표 취임 첫해였던 2023년 5년 만에 첫 배당을 단행했지만 지난해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에 가로막혀 또다시 중단했다.
◇'여성'에 선택과 집중 전략 통했다 25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한화손보는 지난 3일 한화손보 본사에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나채범 대표를 최고경영자 후보자로 추천했다. 나 대표는 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최고경영자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나 대표의 연임이 예상했던 결과라는 평가다. 나 대표는 취임 이후 한화손보를 '여성을 가장 잘 아는 보험사'가 될 것이라는 포부를 내세우며 여성 타깃에 특화한 포지셔닝 전략을 내웠다. 국내 보험사 최초로 여성 고객의 질병 및 생애주기를 연구하는 '라이프플러스(LIFEPLUS) 펨테크연구소'를 설립하고 여성 전용 보험인 ‘한화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시리즈를 출시했다.
나 대표는 여성 특화 전략을 통해 브랜딩 뿐 아니라 재무적 성과를 내며 역량을 입증했다. 지난해말 인보장 신계약 상품 중 여성 보험 비중은 약 29%로 전년(11%) 대비 18%포인트 상승했다. 한화손보의 2024년 별도 기준 연간순이익은 3823억원으로 전년(2907억원) 대비 31.5% 증가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한화손보 임추위는 최고경영자 후보자 추천 이유로 "나 대표는 2023년 3월 취임 후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손익 달성, 장기보장월초 보험료 지속성장, 여성보험시장 포지셔닝 확보 등 가시적인 성과를 시현했다"며 "지난 2년여의 성과와 현재 회사 상황 등을 고려해을 때 나채범 사장이 대표이사 적임자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나 대표는 1965년생으로 영남대학교 법학과 학사, 성균관대학교 경영학 석사를 졸업한 후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에 입사했다. 이후 대한생명이 한화그룹에 편입된 뒤에도 줄곧 한화생명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그는 한화생명 경북지역단장, 경영관리팀장, CPC전략실장 겸 변화혁신추진태스크포스(TF)팀장, 경영혁신부문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역임하며 영업일선과 전략 업무를 두루 익했다.
◇'순익 성장·제도 개선' 통해 배당 재개 나설까 나 대표의 올해 주요 과제는 중장기 자본정책 실행이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4월 3개년에 걸친 중장기 자본정책을 발표했다. 2027년까지 자기자본과 CSM을 합친 조정순자산을 10조원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더불어 보통주 기준 주당배당금(DPS)을 2023년 200원에서 연 10% 내외로 지속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한화손보는 나 대표가 취임했던 2023년 호실적을 바탕으로 5년 만에 배당을 재개했지만 지난해에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에 가로막혀 배당을 단행하지 않았다. 지난해말 기준 한화손보의 해약환급금준비금은 2조343억원으로 전체 이익잉여금(2조6417억원)의 77%를 차지했다.
감독 당국의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관련 개선 건의 노력과 더불어 배당가능이익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한화생명은 앞서 2024년 실적발표 컨퍼런스를 통해 배당가능이익 계산시 미실현손익을 상계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