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이 도입 4년 차에 접어들면서 보험사의 리스크관리 기준도 정교해지고 있다. 도입 초기에는 CSM 확대와 자본 적정성 방어가 핵심 과제였다면 이제는 신계약 수익성과 요구자본 부담, 금리 변동성까지 자본 효율의 관점에서 관리하는 역량이 중요해졌다. 장기 보장성보험 확대와 자동차보험 손익 변동, 해외 자회사 관리 등 각 사의 성장 전략이 달라진 만큼 CRO가 점검해야 할 리스크 범위도 넓어졌다. 주요 보험사 CRO 조직을 토대로 보험사의 리스크 환경과 자본 관리 전략, 지속 가능한 성장 조건을 짚어본다.
한화손보가 신회계제도(IFRS17) 체제 4년차에 맞춰 리스크관리 기준을 정교화하고 있다. IFRS17 도입 초기 보험계약마진(CSM) 확대 등 가용자본을 키우는 데 무게가 실렸다면 최근엔 순자산 변동성과 자본의 질을 핵심 관리 변수로 끌어올렸다. 여성보험과 자동차보험을 성장축으로 삼으면서 성장 속도와 자본 효율을 함께 고려하는 체계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핵심은 신계약, 자산, 손익을 각각 따로 보지 않고 자본 효율 관점에서 함께 점검하는 데 있다. 한화손보는 외형 확대 국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금리 변동성과 자본 부담을 주요 지표로 설정하고 집중 관리한다. 신계약 수익성과 자산 리스크, 보유계약 손익 전환율을 함께 점검하면서 질적 성장을 꾀하는 구조다.
◇신계약 부담률, 금리 민감도 정밀 관리
한화손보는 최근 리스크관리의 중심 축을 CSM 규모 확대에서 요구자본과 순자산 변동성 관리로 넓히고 있다. 신계약 CSM이 얼마나 쌓였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해당 계약이 유발하는 자본 부담과 실제 이익 기여도를 성장성 판단의 핵심 변수로 끌어올렸다.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의 성장 공식이 외형에서 수익성과 자본 효율 중심으로 바뀐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한화손보 전경. 출처: 한화손보
장기 신계약의 요구자본 대비 CSM배수는 한화손보가 중요하게 보는 수치다. 미래 이익을 필요 자본과 연계해 보는 관리 기준이다. 미래 이익 규모가 같더라도 필요한 자본이 크면 자본 효율은 낮아질 수 있는 만큼 신계약 단계부터 정교한 선별을 거친다는 구상이다.
이 지표는 한화손보의 영업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한화손보는 여성 고객 중심의 장기 보장성보험을 빠르게 키우는 동시에 캐롯손보와의 합병 이후 자동차보험 고객 기반도 확대했다. 장기 보장성보험과 자동차보험은 각각 수익성과 변동성의 성격이 다른 만큼 성장 과정에서 같은 기준으로만 관리하기 어렵다.
성장 축이 넓어질수록 단순 매출이나 CSM 규모만으로는 포트폴리오의 질을 판단하기도 어려워진다. 여성보험은 담보 구성과 유지율에 따라 신계약 가치가 달라지고 자동차보험은 고객 접점 확대 효과와 손익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한화손보가 신계약 단계에서 요구자본 대비 CSM배수를 중요하게 보는 것도 외형 확대의 속도보다 자본 효율을 먼저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산 측면에서는 금리부 자산부채 매칭률을 핵심 관리 지표로 쓴다. 시장금리 변화에 따른 기타포괄손익누계액(AOCI) 변동성을 줄이고 지급여력의 흔들림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CSM 상각익대비 당기순이익 비율도 함께 보면서 보유계약에서 발생하는 이익이 실제 순이익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도 점검한다.
◇조직 규모 꾸준히 확대…자체모형 활용 '향후 과제'
한화손보가 리스크관리 조직의 역할과 인력을 함께 확대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신계약 수익성과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중요성이 커지면서 리스크관리 조직의 역할도 상품, 자산, 자본 의사결정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 리스크관리팀은 경영지원실 산하에 편재돼 손익과 회계관리 부서와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구조를 갖췄다.
출처: 한화손보
인력도 확대했다. 리스크관리팀 인원은 당시 9명에서 현 기준 18명으로 두 배 늘었다. 여기에는 보험계리사 5명, 국제재무위험관리사(FRM) 4명, 공인재무분석사(CFA) 1명 등 리스크·계리·투자 관련 전문 인력이 포함돼 있다.
한화손보는 신제도 대응을 위해 지난 2020년 말 리스크관리파트를 자산RM파트와 보험RM파트로 분할했다. 자산RM파트는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 관리와 자체 위험 및 지급여력 평가(ORSA), 자산리스크, ALM, 위기상황 분석을 맡는다. 보험RM파트는 보험리스크, 자회사 리스크, 위험기준 경영실태평가(RAAS) 등을 담당한다.
조직의 의사결정 참여도 넓어졌다. IFRS17 도입 이후 신계약 수익성과 ALM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각 파트장은 가정관리협의체, 인수기준결정협의체, 자산전략회의 등에 참여하고 있다. 신상품 수익성 가이드와 ALM 목표 지표도 위험관리위원회, 월간경영회의 등을 거쳐 보고·승인 후 관리된다.
향후 과제는 자체모형을 실제 자본관리와 포트폴리오 조정에 얼마나 연결하느냐다. 현재 자체모형을 활용한 자본계획과 포트폴리오 조정은 초기 단계다. 한화손보는 올해 하반기 전사 데이터관리 방안과 방법론, 상품수익성 적용 방안을 담은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자체모형 고도화 및 활용 프로젝트를 추진해 자본계획, 한도 관리,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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