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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솔리다임 반전? 중국 다롄공장 해결책 '아직'

현지 경쟁당국 규제에 트럼프 강공, eSSD 성장세 둔화 부담

김경태 기자  2025-03-06 14:55:19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말 본사 현금성자산이 크게 증가하면서 솔리다임(옛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잔금 납부 고민을 덜었다. 작년 4분기에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기업용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의 호조 덕분이다.

다만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합병(M&A)으로 인한 모든 고민이 해소된 상황은 아니다. 당시 인수한 중국 다롄공장의 경우 셈법이 여전히 복잡하다. 미중 갈등으로 제대로 된 공장 운영이 어려워진 상태에서 미국의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여기에 낸드 시장이 다시 꺾일 조짐도 보인다.

◇미국 규제 타격? eSSD 내세워 '중국 매출 증가'

SK하이닉스는 2020년 10월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 대상은 SSD사업 부문, 낸드플래시메모리 단품 및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 생산 시설 등이다.

같은 해 12월 SSD사업 부문은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솔리다임은 'SK hynix NAND Product Solutions Corp' 법인으로 SK하이닉스가 작년말 기준 지분 98.49%를 갖고 있다.

중국 다롄공장은 SK하이닉스가 별도로 지배하는 구조로 인수했다. 'SK hynix Semiconductor Dalian Co., Ltd.'으로 SK하이닉스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솔리다임 미국법인과 마찬가지로 다롄법인도 SK하이닉스가 인수한 뒤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부 M&A를 하던 때는 이미 미중 갈등이 격화하던 시점이라 제대로된 운영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꾸준히 나왔다. 지난해에도 장비 반입 난항, 인력 이탈 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롄법인은 미국법인처럼 SK하이닉스의 주요 연결 종속사가 아니라 감사보고서에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당기순손실은 16억원, 2023년 당기순손실은 4815억원에 달했다.


다롄법인은 SK하이닉스가 인수한 뒤 줄곧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반도체업계에서는 작년 하반기에는 솔리다임 미국법인처럼 일부 반전을 이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하반기 AI 서버에 들어가는 eSSD 시장이 호황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실제 SK하이닉스는 미국의 강력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성과를 거뒀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우시에 있는 중국 D램·판매법인(SK hynix Wuxi Semiconductor Sales Ltd.)의 작년 매출은 13조104억원, 당기순이익은 1432억원으로 각각 64.3%, 65.4% 증가했다.

SK하이닉스 다롄법인은 올 1월초께 중국 자본시장 당국에 자본금이 기존 26억달러에서 28억달러라고 수정해 고시했다. 당시 중국 현지매체들은 eSSD 수요가 늘면서 다롄 팹(Fab·공장)의 자본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규제에 트럼프 압박까지, eSSD 시장 '캐즘' 우려도

SK하이닉스의 솔리다임 인수는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이달 내로 인수 잔금을 치르는 이슈가 남았기 때문이다. 22억3500만달러(한화 약 3조25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급해야 비로소 명실상부하게 솔리다임의 주인이 된다.

작년 하반기 낸드 업황이 호조를 보이면서 한숨을 돌렸지만 고민이 적잖은 상황이다. 우선 다롄공장이 있는 중국 내에서의 규제가 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1차 종결 때 중국 경쟁당국(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의 규제를 받았다. 당시 중국 경쟁당국은 향후 5년간 중국 eSSD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정책을 유지하고 생산량을 확대할 의무, 중국 eSSD 시장에서 제3의 경쟁사가 진입하는 것을 지원해 줄 의무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조건들을 부과했다.

이런 조건들은 SK하이닉스가 향후 5년간 준수하도록 했다. 그 후 SK하이닉스는 중국 경쟁당국에 의무 면제를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신청을 중국 경쟁당국이 무조건 받아들이는 구조가 아니라는 게 고민거리다. 중국 경쟁당국은 그 시점에 현지 eSSD 시장에서의 경쟁상황을 고려해 SK하이닉스의 신청을 수용할 지를 결정하게 된다.
SK하이닉스가 2021년 1월 29일 다롄시 인민정부 및 다롄진푸신구관리위원회와 화상을 통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모습. 양측은 SK하이닉스의 인텔 다롄 공장 인수 및 다롄 신규 투자 사업을 추진해 중국 정보기술산업 발전과 다롄 지역경제 번영에 더욱 기여해 나가기로 했다. 사진 속 경영진은 당시 SK하이닉스 부사장이었던 노종원 솔리다임 사장(출처: SK하이닉스)
올 들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중국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다롄공장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중국 반도체 통제를 강화하면 다롄공장의 장비 반입, 유지·보수 등에 악영향을 미쳐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당장 다롄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반도체 판매도 영향을 받는다.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다롄공장은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낸드의 약 20%를 책임진다. 주로 중국 현지에 공급하고 일부 물량은 미국 등으로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작년 하반기 효자 노릇을 했던 eSSD 마저 불안한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대만 유력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낸드 가격이 지난해 4분기에 3~8% 하락했는데 올 1분기 10~15% 떨어질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특히 eSSD의 경우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올 1분기 가격이 전분기보다 5~10% 하락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모구 범용(레거시) 낸드 생산라인을 선단 제품 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감산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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