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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회계 톺아보기

사업확대 선두주자 노루페인트, R&D 투자는 왜

모빌리티 부문 연구인력 조직개편으로 이동, 방산·소재 등으로 매출다각화 노력 '지속'

김지원 기자  2025-04-21 14:11:51

편집자주

기업들은 급변하는 사업 환경과 시장선도를 위해 상당한 비용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한다. 이 가운데 미래수익 창출 가능성이 인정된 부분은 자산으로, 그렇지 못한 부분은 비용, 수익창출 효과가 기대 이하인 부분은 손상 처리된다. 더벨은 R&D 지출 규모와 회계처리를 통해 기업의 연구개발 전략 및 성과를 들여다봤다.
노루페인트는 매출다각화의 선두주자다. 미래먹거리로 낙점한 이차전지 연구개발(R&D)에서 성과를 내며 제품 상용화에 성공했다.

다른 페인트사들이 상용화까지는 하지 못했던 시기였다. 노루페인트는 방산, 디스플레이 등으로 R&D분야를 확장하며 매출다각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의아한 점은 R&D투자액이다. R&D가 활발하게 진행되는만큼 투자액도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로는 2년 연속 투자액이 줄어들었다. 노루페인트는 연구소의 기술 인력들을 현장과 가까운 부서로 보내며 투자가 줄어든 것으로 보일 뿐 실제 투자액이나 인력이 줄어든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상용화로 한발 앞선 '매출다각화'…방산·소재 연구 지속
2024 인터배터리에 참여한 노루페인트(출처=노루페인트)

페인트업계는 최근 몇년동안 매출다각화에 힘썼다. 기존 건축용 페인트나 자동차용 페인트만으로는 장기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불어 건설경기 침체가 겹치며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통한 매출 다각화의 필요성이 가중됐다.

페인트업계의 시선은 '이차전지'를 향했다. 전기차가 신성장 산업으로 꼽히며 후방산업인 이차전지 시장이 확대되던 시기였다. 조광페인트, 노루페인트, 삼화페인트, KCC, 강남제비스코 등 국내 페인트사들은 이차전지로 R&D를 확장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노루페인트는 소재 상용화에 성공하며 타사 대비 한발 앞섰다. 내외부 충격을 흡수하고 배터리 셀 사이 공간을 메워주는 '배터리용 몰딩제'와 배터리셀의 부식을 방지하는 'ESS용 우레탄 난연폼' 등 6개 소재를 양산해 고객사에 납품하고 있다.

성과의 배경에는 지속적인 R&D가 뒷받침됐다. 노루페인트는 2011년부터 전자소재와 관련된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2018년부터는 배터리와 수소를 접목해 소재를 개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왔고 재작년에 인터배터리 2024에 참여해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더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노루페인트는 디스플레이, 방산 등에 활용되는 고부가가치 첨단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재작년에는 스텔스 도료를 포함한 응용 소재 기술 개발을 위해 대한항공과 MOU를 체결하는 등 방산 쪽으로 힘을 주고 있다.

◇R&D투자는 감소세, 효율화 위한 조직개편 영향


노루페인트는 매출다각화를 위한 R&D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의아한 점은 R&D투자액이 점차 줄어드는 점이다. 매출 대비 R&D투자 비중도 감소세다. 통상 연구개발 투자액과 성과가 비례하는 편인데 노루페인트는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노루페인트는 2022년을 기점으로 R&D투자액이 줄어들었다. 2022년 별도기준 노루페인트 연구소에서 발생한 R&D투자비용은 176억원이었는데 이듬해 169억원, 지난해 145억원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익성이 원인은 아니다. 노루페인트는 5년 연속 매출액이 증가했다. 건설경기 부진 등으로 페인트 업계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와중에도 노루페인트의 영업이익은 181억원(2022년), 2023년 254억원, 2024년 272억원을 기록하며 증가했다.

노루페인트는 조직개편에 따른 영향이라는 입장이다. 연구분야가 크게 건축용, 공업용, 모빌리티 세 분야로 나뉘는데 조직개편을 통해 모빌리티에 있는 인력들을 영업부로 옮겼다. 이 때문에 인건비가 적게 집계되며 R&D투자액도 감소한 것처럼 보인다는 뜻이다.

더불어 신규연구소 증축을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노루페인트는 2012년 안양공장에 연구소를 증축하고자 했으나 해당 부지가 개발행위 제한지역으로 지정되며 증축이 2030년까지 연기됐다. 다만 주요관계자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계속 소통하고 있다.

노루페인트 관계자는 "연구소의 비용만 R&D투자액에 집계돼 비용이 축소된 것처럼 보이지만 조직개편에 의한 것일뿐 실제 인력이 줄거나 투자액이 줄어든 건 아니다"라며 "현장 가까이에서 소통하는 등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술인력을 영업부로 옮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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