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F&I가 조달 구조 안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기성 기업어음(CP) 중심의 조달 구조에서 벗어나 장기성 자금 조달을 확대하고 신용등급 역시 한 단계 끌어올렸다. 부실채권(NPL) 전업투자사 중에서도 상대적 우위를 확보했다.
금융당국의 부실채권 정리 독려에 따라 NPL 투자 기회가 확대되는 상황 속 하나F&I가 조달 비용과 구조의 안정성을 동시에 개선하며 유리한 영업 기반을 다지고 있다.
◇신용등급 A+로 상향… NPL 전업사 중 두 번째 하나F&I의 신용등급은 지난해 말 기준 기존 A에서 A+로 상향 조정됐다. 이는 국내 5개 NPL 전업 투자사 중 유암코(AA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모회사인 하나금융그룹의 지원 가능성에 더해 조달구조 안정화와 수익기반 확대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같은 은행계열 전업사인 우리금융F&I는 2022년 출범한 신생사로 현재 A0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대신F&I와 키움F&I도 각각 A0, A- 등급에 머물고 있어 하나F&I가 자금 조달 측면에서 상대적 경쟁력을 확보한 셈이다.
신용등급의 차이는 조달금리 차이로 이어진다. 2024년 하나F&I가 발행한 회사채 평균 금리는 4.22%였다. 이는 같은 해 유암코(AA0)의 평균 조달금리인 3.79%보다 약 40bp 높은 수준이다. 반면 증권계 NPL 전업투자사인 대신F&I의 회사채 평균금리는 4.6%로 하나F&I보다 약 40bp 높았다.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회사채 시장에서 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하나F&I의 A+등급은 향후 자금 조달 비용 절감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CP 비중 줄이고 회사채·차입금 늘려 하나F&I는 단기성 자금 중심이던 조달 구조를 개선하며 만기 안정화를 도모했다. 특히 CP 비중을 줄이고 회사채와 은행 차입금의 비중을 확대해 주목된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F&I의 총 조달잔액은 2조4411억원이었다. 이 중 회사채는 1조2060억원으로 전체의 49%를 차지했다. CP는 6300억원(26%), 은행차입금은 6051억원(25%)이었다.
전년 대비 변화폭이 크다. 2022년 기준 CP 비중은 40%에 달했지만 2023년 말에는 26%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회사채 비중은 40%에서 49%로 늘면서 만기 구조가 보다 장기화됐다. 차입금 비중도 20% 중반대로 유지되며 전체적으로 조달 구조의 안정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조달구조가 안정화되며 부채 만기 분포에도 영향을 미쳤다. 2023년 기준 하나F&I의 1년 미만 만기도래 부채 비중은 72%에 달했다. 그러나 2024년 들어 비중이 66.1%로 낮아졌다.
단기 CP 중심의 조달을 줄이고 장기성 회사채 및 은행 차입금을 늘린 전략의 결과로 풀이된다. NPL 자산의 매입부터 회수까지 3~5년 이상이 소요되는 구조를 감안하면 만기 구조의 장기화는 영업 및 유동성 측면 모두에서 유리할 수 있다.
하나F&I는 2023년 영업자금 확보를 위해 2조4411억원을 조달했다. 이는 전년(1조8392억원)보다 약 6000억원 많은 규모다. 금리환경이 안정화 추세에 들었지만 이자비용은 늘었다. 2023년 이자비용은 1088억원으로 전년(859억원) 대비 약 230억원 증가했다.
외형 확대에 따른 비용도 늘어난 셈이다. NPL 시장 확대에 대응해 더 많은 자산을 매입하기 위한 자금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2년간 하나F&I의 NPL 투자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나F&I는 채권시장 불안정성에 대비해 은행 차입 비중도 확대하고 있다. 은행 차입은 시장 금리에 덜 민감하고 자금 회수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조달 비용이 더 높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작년 하나F&I의 은행 차입금 금리는 4.19~5.59% 수준에서 형성됐다. 회사채(4.22%)나 CP(3.65%~4.23%)보다 최고 200bp가량 높은 수준이었다. 차입금 같은 고비용 조달 수단을 일정 비율로 유지하는 이유는 조달구조의 분산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보인다.
하나F&I의 신용등급 상향은 2025년 이후 조달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발행된 회사채나 차입금의 대부분은 기존 신용등급 기준으로 계약됐기 때문이다. 향후 신규 조달 시점부터 A+ 등급을 반영한 금리 적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하나F&I는 향후 조달비용 절감과 동시에 더 유리한 조건으로 장기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달 구조의 질적 개선이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