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우 iM금융 회장(
사진)은 시중은행지주 전환 후 정중동 행보를 이어왔다. 시중은행으로 재출범한 iM뱅크를 앞세워 공세적으로 수도권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황 회장은 오히려 근거지인 대구, 경북 지역에 공을 들였다. 50여년 동안 iM금융의 기반이 돼 준 지역 고객의 불안을 해소하고 시중은행 전환 취지를 이해시키는 차원이었다.
황 회장이 iM금융 회장과 iM뱅크 행장을 동시에 맡으면서 은행권 최초의 지방 연고 시중은행 틀을 갖출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중은행 전환 작업을 진두지휘한 황 회장의 강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과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그는 남은 행장 임기에 본인이 시작한 영업권 전국 확대 작업을 본궤도에 올려 놓겠다는 포부다.
◇굴곡진 시중은행 전환기, '집안 단속' 주력 
황 회장은 2023년 iM뱅크 행장에 취임했다. 2023년 상반기는 금융 당국과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 논의가 물밑에서 활발하게 전개되던 시기다. 금융 당국은 지방은행에 시중은행 인허가를 내줘 은행간 경쟁을 유도하려 했고 iM뱅크는 지방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돌파구가 필요했다.
같은해 7월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 방침이 전격 공개되면서 황 회장은 수도권에서도 주목받는 인사가 됐다. 지방은행장으로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이미 존재감이 컸으나 시중은행장으로 새롭게 입지를 다져나가야 하는 입장이 됐다. 시중은행 사이에서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시작부터 난관을 마주했다. iM뱅크 일부 영업점에서 불법 증권 계좌 개설 사례가 드러나면서다. 당시는 은행권에 다수의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내부통제 중요성이 부각되던 시기다. 금융감독원이 iM뱅크에 대한 검사와 제재 절차에 착수하면서 시중은행 전환 인허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시중은행 전환 계획 공개 후 대구·경북 지역에서 반대 여론이 생기기도 했다. iM뱅크가 시중은행이 되면 추후 본사를 서울로 이전할 것이란 불안감이 조성됐다. 지역 사회에 대한 기여도 지방은행일 때보다 줄어들 것이란 시각도 존재했다. iM금융과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지역 기관은 물론 법인, 개인 고객층까지 등을 돌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황 회장은 시중은행 전환 전후로 집안 단속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내부통제혁신위원회를 설립하고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분야에서 금융 당국의 눈높이를 맞춘 끝에 지난해 인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당분간 외형 확대보다 체질 개선에 초점을 맞추기로 결정한 시점도 이 때다.
시중은행이 된 후에는 대구, 경북 지역 고객과의 소통을 늘렸다. 시중은행 전환 후에도 본사를 대구에 둘 것이란 원칙을 거듭 밝혔다. 전국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으로 대구, 경북 지역 사회 공헌을 늘리기로 했다. 황 회장의 소통 행보를 바탕으로 지역 사회는 물론 iM금융 내부에서도 시중은행 전환 반대 목소리를 잠재울 수 있었다.
◇우려 불식한 겸직 체제…점진적 외형 확장 추구 iM금융이 황 회장 주도로 일관된 시중은행 전환 전략을 펼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겸직 체제가 자리한다. 황 회장은 2023년 iM뱅크 행장에 취임한 데 이어 1년 만인 지난해 iM금융 회장이 됐다. 올해는 iM뱅크 행장 임기를 1년 연장해 2년 연속으로 회장과 행장을 겸직하게 됐다.
이사회가 황 회장의 행장 임기를 연장하기로 했을 땐 일각에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iM금융은 과거 회장과 행장 겸직 사례가 있다. 박인규 전 회장의 경우 제왕적 지배구조라는 비판을 받았다. 김태오 전 회장도 겸직을 결정했을 때 내부 반발에 직면해야 했다. 황 회장까지 겸직을 맡으면 지배구조 선진화 흐름에 역행할 것이란 견해도 있었다.
황 회장 체제 iM금융은 겸직 체제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시중은행지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지주와 은행이 단일 대오를 형성하는 게 효율적이란 여론이 조성됐다. 황 회장이 김 전 회장과 달리 내부 출신인 것도 리더십 형성에 도움이 됐다. 행내 비주류로 시작해 특정 계파나 학벌을 형성하지 않고 포용 인사하면서 내부 지지를 이끌어냈다.
황 회장은 시중은행 전환 후 1년 간 인사, 내부통제, 재무 등의 분야에서 내실을 다진 끝에 외형 확장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기존 시중은행을 따라잡기보다 iM금융이 지방은행지주로 가졌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하는 방향으로 성장을 추구한다. 임기 중 시중은행 전환 성과를 가시화한다는 목표다.
iM금융 관계자는 "시중은행 전환 후 1년 간 성장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있었다"며 "올해 황병우 회장 체제에서 점진적으로 영업 지역과 채널을 다변화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