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의 이익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면세사업에서의 과중한 임차료 부담은 지난해 영업이익 적자전환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적자가 지속되는 계기가 됐다.
다만 지난해 토지재평가에 따른 자본 확충으로 재무건전성 방어에 성공했다. 1조5000억원에 이르는 유형자산을 고려하면 추가 차입 여력도 풍부하다.
◇면세사업 부진에 영업적자 지속…임차료 부담 과중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25일 호텔신라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양 조정했다.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된 주된 요인은 면세사업에서의 영업이익 적자 때문이다.
호텔신라의 사업부문으로는 TR(면세)부문과 호텔&레저부문이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전체 매출액(3조9476억원)에서 TR부문 비중이 83.7%(3조3029억원)일 만큼 매출액 기여도가 크다. 국내에서는 공항 1개점(인천)과 시내 2개점(서울·제주)을 운영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싱가포르, 홍콩, 마카오에서 공항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TR부문은 2023년까지만 해도 139억원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지만 지난해 마이너스(-) 757억원에 이르는 적자를 냈다. 이 때문에 호텔신라 전체 영업이익이 2023년 912억원에서 지난해 -52억원으로 적자전환하는 주된 요인이 됐다.
TR부문 영업이익 적자에는 임차료 부담이 큰 영향을 미쳤다. 임차료는 기타영업비용으로 분류돼 영업이익을 낮추는 요인이다. 호텔신라 임차료는 대부분 TR부문에서 발생한다. 임차료는 2023년 4719억원에서 지난해 7040억원으로 뛰어올랐다. 2023년 82억원이었던 임차료 감면이 지난해 없어진 영향도 있었다.
TR부문에서의 영업 부진은 올해 1분기에도 이어졌다. TR부문에서 -67억원의 영업이익 적자가 이어지면서 호텔신라 전체 영업이익이 -25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올해 1분기 부담한 임차료만 2002억원이었다.
영업이익 부진은 현금여력 축소로 연결됐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의 근간이 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23년 2189억원에서 지난해 1271억원으로 주저앉았다. 올해 1분기도 327억원으로 뚜렷한 개선세를 보여주지 못했다.
◇토지재평가로 재무건전성 악화 상쇄…1.5조 유형자산 등 담보여력 충분 현금창출력이 부진한 가운데 인천공항점 신규매장 투자에 따른 자본적지출(CAPEX) 소요와 지분 50%를 보유한 공동기업 HDC신라면세점에 대한 200억원 출자가 겹치면서 차입이 불가피했다.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은 2023년말 1조6001억원에서 지난해말 1조6582억원으로 늘었다. 순차입금으로 따져도 이 기간 1조1582억원에서 1조2546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1분기말에는 총차입금 1조5618억원, 순차입금 1조1745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부담은 여전하다.
다만 차입금의존도는 2023년말 53.2%에서 지난해말 43.5%로 오히려 하락했다. 올해 1분기말에도 42.8%였다. 이는 재무건전성 악화를 상쇄하기 위해 토지재평가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토지재평가로 재평가잉여금 7283억원이 발생하면서 당기순이익 적자(-615억원)에도 자본총계가 2023년말 6085억원에서 지난해말 1조2843억원으로 1년 새 68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추가 차입 여력이 충분한 점도 고무적이다. 호텔신라가 보유한 유형자산은 올해 1분기말 1조5392억원으로 자산총계(3조6478억원)에서의 비중이 42.2%에 이른다. 하지만 호텔신라는 차입금에 대한 담보로 유형자산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담보여력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호텔신라가 담보로 제공하고 있는 자산은 장기금융상품 5억원뿐이다. 자산총계의 0.01%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