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마그룹 경영권 분쟁의 진앙지인 콜마비앤에이치는 건강기능식품 사업 악화 과정에서 잉여현금흐름(FCF)이 3년 간 음의 지표를 나타냈다. 이 기간 건기식 시장 경쟁이 격화한 속에서 생산역량이 한층 중요해지자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을 감내한 결과다.
앞서 경영권 분쟁의 시초가 된 부진한 사업 성과와 현금흐름을 이해할 때도 시장 변화와 투자 흐름을 함께 살펴야 한다. 더불어 콜마비앤에이치의 중요한 설비투자는 막바지에 들어섰다. 조금씩 FCF가 반전할 기미가 보이는 점도 지켜볼 대목이다.
◇2020년 EBITDA 1000억 넘긴 후 하락세 시작 콜마비앤에이치의 별도 기준 직전 5년 간(2020년~2024년) 잉여현금흐름 추이를 살펴보면 2022년부터 -617억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기존 2020년과 2021년엔 각각 445억원 331억원으로 양의 지표를 나타낸 것과 대조된다.
콜마비앤에이치의 FCF가 2022년 들어 급변한 것은 수익성 부침을 경험한 것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2020년 기준 5363억원으로 매출 최고점을 기록했고 이 시기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역시 창립 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건강기능식품업계가 코로나19의 숨은 수혜주였던 점이 콜마비앤에이치의 급성장을 이끌었다. 2021년 매출액과 EBITDA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지만 여전히 코로나19 팬데믹 전인 2019년과 대비하면 양호한 수준이었던 게 일례다. 면역기능 강화를 돕는 건강기능식품이 코로나19 예방과 치유에 도움이 된단 시장 인식이 마케팅 효과를 불러왔다.
다만 급변한 시장을 두고 경쟁업체가 우후죽순 나타났다. 바이오벤처들이 특례상장 유지를 위한 수익 기준을 맞추기 위해 건기식 시장에 진출한다던지, 수익 다각화를 위한 제약사들이 사업을 추가하기도 했다. 이는 기존 건강기능식품 주자들의 부침으로 이어졌다. 콜마비앤에이치는 2004년 출범해 건기식 업력이 상당히 쌓인 편인데도 영향을 받았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캐파 확장으로 대응했다. 2020년 초부터 FCF가 감소세를 보이긴 했으나 꾸준히 양의 지표를 내다가 갑자기 음전한 건 CAPEX 증가가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콜마비앤에이치는 2010년대만 해도 연평균 100억원 미만의 CAPEX를 감당하던 기업이었다. 그러나 2020년 258억원으로 수직 상승한 이후 2022년에는 500억원을 넘어섰다. 앞서 콜마비앤에이치의 FCF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2022년부터 2024년 3년 간 CAPEX 총합은 약 1489억원이다. 콜마비앤에이치 창업 이후 15년 간 합산 규모를 넘어선다.
◇격화한 건기식 업계 설비투자 경쟁 대응 막바지 단계 콜마비앤에이치의 앞서 적극적인 유형자산 투자가 시기적으로 또는 규모 면에서 적절한지는 별도로 살펴볼 일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건기식 기업이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아 수익성이 폭발한 시기 경쟁적으로 캐파 확장에 나섰던만큼 이 판단 자체도 시장 흐름을 고려한 대응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 특수는 갑자기 사라졌고 콜마비앤에이치를 포함한 대부분 건기식 기업은 매출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적극적인 브랜드 마케팅으로 유산균 분야 최강자로 자리한 종근당건강, 상장에 성공하고 유명 배우 이병헌을 모델로 쓰며 적극적인 사세 확장에 나섰던 프롬바이오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 모두 콜마비앤에이치와 비슷한 수익성 흐름을 보이며 2020년과 2021년경 수익성 고점을 찍고 난 뒤 현금창출력이 감소했다. 더불어 갑자기 수익성이 증가하자 생산설비 재투자에 나섰던 것도 공통 분모로 꼽힌다. 종근당건강은 2021년, 콜마비앤에이치는 2022년, 프롬바이오는 2023년 CAPEX가 최고치를 기록한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들 가운데 가장 먼저 FCF를 양전시킨 곳은 콜마비앤에이치다. 올해 1분기 +3억원의 FCF를 나타냈다. 아직 회기 중이긴 하나 작년 1분기에도 -80억원의 FCF를 나타낸 점을 고려했던 것에서 변화를 찾을 수 있다. 종근당건강은 비상장법인으로 분기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고 프롬바이오는 올해 1분기에도 FCF -26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