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파마리서치 지주사 전환

분할 알고도 2000억 베팅한 CVC캐피탈 '장기 우군' 자처

작년 투자 논의 단계서 지주사 전환 인지, 지주사 중심 장기 협업 가능성 시사

김성아 기자  2025-07-01 14:53:26
파마리서치의 주주 구성은 단순하다. 지배주주인 정상수 이사회 의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30% 지분이다. 그리고 약 10%의 지분을 가진 '주요주주' CVC캐피탈이 있다.

시장은 파마리서치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린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CVC캐피탈이 이번 인적분할을 대하는 행보에 집중한다. 예상 분할 기일 직전 RCPS 전환 청구 기간이 발동되는 상황에서 만약 CVC캐피탈이 보통주 전환을 요구할 경우 오버행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파마리서치는 CVC캐피탈이 투자 검토 단계부터 인적분할 및 지주사 전환에 대해 인지했다는 점, 구체적인 전략 수립 과정에 동참했다는 점에서 장기 협업을 시사했다.

◇인적분할 의사결정 100% 참여 "7대 3 분할비율 동의했다"

파마리서치가 인적분할에 대한 검토를 처음 거론하기 시작한 건 2년 전인 2023년부터다. 리쥬란 매출 호조에 더해 공격적인 M&A 전략을 펼치면서 실적 성장과 내부 조직 성장간 괴리가 커진 시점이었다.

이듬해인 2024년부터 지주사 전환에 대한 고민이 본격화됐다. CVC캐피탈과의 투자 논의가 시작된 시점에는 이미 지주사 전환에 대한 합의가 내부적으로 이뤄진 상태였다. CVC캐피탈 역시 투자 검토 단계부터 해당 내용에 대한 공유를 받았다.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분할 비율에 대해서도 CVC캐피탈은 동의한 것으로 파악된다. 파마리서치는 분할 계획서를 통해 파마리서치홀딩스(가칭)와 분할법인 사업회사 파마리서치(가칭)에 전체 자산을 각각 74.3대 25.7로 분할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주주들은 분할 전 파마리서치의 핵심인 '리쥬란' 사업권이 모두 분할법인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아직까지 자체 밸류를 검증받지 못한 순수 지주사인 홀딩스 주식 분배 비율이 더 높다는 사실에 불만을 가졌다.

분할 재상장 이후 현재 파마리서치의 주가는 분할법인으로 집중되고 홀딩스 주가는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 예상된다. 기존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제기된 셈이다.

CVC캐피탈 역시 이번 분할로 2024년 9월 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확보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분할 비율대로 나누게 된다. 아무리 단순 지분투자가 아닌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이었다고 해도 단기간 지분가치 하락을 피할 수는 없다.

김원권 파마리서치 경영전략본부장 전무는 "올해 구체적인 분할 실행 계획을 수립하면서 CVC캐피탈 역시 100% 접근권을 가지고 함께 검토했다"며 "CVC캐피탈은 분할 이후 주주가치 훼손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진행한 후 분할 결정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파마리서치-CVC캐피탈 지주사 중심 협업 구조 확립 가능성 제기

사실 CVC캐피탈에 있어 이번 인적분할로 인한 재무적 리스크는 크지 않다. 올해 10월 8일부터 CVC캐피탈은 RCPS에 대한 전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전환비율은 1대 1이다. 2027년 10월 8일부터는 상환 요청도 가능하다. 상환 구조는 투자원금에 연복리 4% 적용이다.

만약 분할로 인해 홀딩스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상환권 행사를 통해 원금손실을 막는 것은 물론 복리 4%의 이자 확보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일반 주주들과는 리스크 체감 정도가 다르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파마리서치는 CVC캐피탈의 상환 요청에 대비해 RCPS 분배 비율이 높은 지주사에 현금성 자산을 많이 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CVC캐피탈은 단기적 엑시트 보다는 장기적 협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리스크는 적지만 CVC캐피탈이 단순히 4%의 복리와 원금 회수만을 위해 2000억원대의 투자를 단행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3월부터 CVC캐피탈은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경영 활동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 분할 이후에도 지주사와 사업회사 각 이사회에 모두 기타비상무이사로 CVC캐피탈 인물을 2명씩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CVC캐피탈의 공개매수 현물출자 참여 가능성 역시 이에 무게를 싣는다. 파마리서치그룹은 파마리서치홀딩스가 분할 이후 파마리서치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현물출자 유상증자 방식을 선택했다. 유상증자는 공개매수로 진행될 방침이다.

김 전무는 "공개매수는 모든 주주를 대상으로 100%까지 진행할 예정"이라며 "CVC캐피탈의 공개매수 현물출자 참여 여부를 확언할 수는 없지만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은 있었다"고 말했다.

만약 현물출자를 통해 CVC캐피탈의 지분이 홀딩스로 집중될 경우 CVC캐피탈이 홀딩스 밸류업을 위해 노력할 유인이 더 생기는 셈이다. 지주사의 사업 목적이 CVC캐피탈과 파마리서치의 파트너십 목적인 '글로벌 진출 및 M&A'와 더 부합하기도 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CVC캐피탈은 파마리서치의 글로벌 성공 가능성에 베팅한 것"이라며 "지주사 이사회에도 CVC캐피탈이 포함될 예정인 만큼 글로벌 M&A 차원에서 더 유기적인 협업이 기대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