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은 애초 무리한 빚내기를 꺼리던 기업이다. 사실상 무차입 기조였지만 스핀엑스(SpinX)를 인수하느라 조단위 차입을 한 뒤론 이자 부담에 고생해왔다. 도기욱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보유자산까지 처분해 차입금을 갚아온 배경이다.
넷마블은 3년간 1조원 넘게 순상환하면서 이자비용을 적극적으로 줄이고 있다. 다만 잔여 인수대금, 사옥 공사비 등 지출할 돈이 아직 만만치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 자산유동화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올 1분기 말 연결 기준으로 넷마블이 이자를 갚는 데 쓴 비용은 225억원 남짓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11억원)과 비교해 90억원 가까이 적다. 2023년 이자규모가 피크를 찍은 이후 차입 줄이기에 매진하면서 쭉 감소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연 1000억원대 이자 부담에선 이제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이자부담이 수년간 순손익에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2022년~ 2023년엔 영업적자를 냈는데 이자까지 나가면서 순손실을 키웠다. 지난해의 경우 2156억원의 영업흑자를 봤지만 이자비용이 그 절반인 1074억원에 달했다. 그 탓에 순이익은 32억원으로 마이너스를 겨우 피해갔다.
원인은 스핀엑스에 있다. 앞서 넷마블은 모바일 소셜카지노 게임업체 스핀엑스를 2021년 10월 인수했다. 2조6000억원이 넘는 거금을 들였는데 인수금융 대부분을 차입으로 끌어왔다. 그해 9월 말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이 6800억원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차입을 급격히 늘린 탓에 순현금 상태도 깨졌다. 넷마블은 2018년만 해도 리스부채를 포함한 연결 총차입금이 1000억원을 밑돌았다. 2020년 코웨이를 인수하면서 1조1700원 수준으로 늘긴 했어도 현금(1조5000억원)이 더 많았다.
하지만 이듬해 스핀엑스 인수와 함께 총차입금이 2조원을 훌쩍 넘겼고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순차입금이 플러스로 돌아섰다. 이후로도 보유현금이 줄어 순차입금은 2021년 8000억원대에서 2023년 1조3000억원대까지 확대됐다.
당연히 이자부담이 뒤를 따랐다. 2018년 6억원이 채 안됐던 이자비용은 코웨이를 품에 안은 2020년 200억원대로 늘었다. 그리고 스핀엑스 인수가 이어진 2021년에는 약 360억원, 2022년 1130억원으로 급증했다. 2022년 이자가 전년보다 훨씬 많았던 것은 2021년의 경우 인수금융을 10월에 일으킨 만큼 약 2개월치 이자만 지급해서다. 2023년 이자는 1470억원에 육박했다.
도기욱 CFO가 그간 차입부담 개선을 위해 노력해온 것도 이 때문이다. 도 CFO는 상황이 되는대로 차입금을 개선하고 금리를 낮추기 위해 노력겠다는 입장을 2023년부터 밝혀왔다. 특히 보유자산 중 하이브 지분을 대거 처분해 상환 재원으로 활용했다.
넷마블은 차입금 상환을 위해 2023년 하이브 보유지분 250만주(6.0%)를 팔아 5235억원을, 2024년 추가로 110만주(2.6%)를 매각해 2199억원을 받았다. 총 7434억원이다. 이 돈을 보태 넷마블은 2022년부터 올 1분기까지 약 3년간 총 1조2700억원 수준을 순상환했다. 리스부채 감소를 포함한 금액이다.
또 올해 북미자회사인 잼 시티(Jam City, Inc.)가 캐나다 종속회사 JCMO스튜디오(루디아)를 처분하면서 1120억원의 현금이 추가로 들어오기도 했다. 덕분에 3월 말 넷마블의 순차입금은 8895억원으로 감소, 4년 만에 처음 1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현금흐름이 턴어라운드 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2877억원의 연결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기록하면서 잉여현금흐름(2399억원)이 3년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나 혼자만 레벨업’ 등 신작이 흥행했고 인건비 등 비용을 줄인 영향이 있었다.
다만 안심하긴 이르다. 하반기에 지급해야 하는 스핀엑스 인수잔금이 2200억원 정도 남았다. 또 넷마블이 과천 지식정보타운에 짓고 있는 신사옥에도 2000억원대 공사비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을 추가 매각하지 않는 이상 순차입금을 더 의미있게 줄이긴 어려울 수 있다.
현재 넷마블은 하이브 지분 9.47%, 엔씨소프트 지분 9.05%를 가지고 있다. 회사 측은 자산 유동화 가능성에 대해 “시장상황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유동화를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