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A생명보험이 1년 새 순이익을 10% 가까이 늘렸다. 다만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실적을 견인했다기보다는 법인세 비용 감소로 얻어낸 착시효과에 가깝다. 본업인 보험손익은 되려 18% 줄었다. 보장성 보험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계약 지표를 개선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양새다.
자본적정성은 탄탄한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보장성 보험 비중이 보유 계약 규모의 96%에 달하는 포트폴리오가 한몫했다. 보장성 보험은 신회계제도(IFRS17)의 재무건전성을 관리하는 데 핵심 축이다. 금리 인하와 제도 변화로 거세진 자본적정성 하방 압력은 해결 과제다.
◇정체된 보장성 보험 초회보험료
AIA생명의 올해 1분기 보험손익은 183억원으로 전년 동기 224억원보다 18.3% 줄었다. 보장성 보험에서 유의미한 실적을 내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AIA생명은 보장성 보험에 치중한 영업 구조를 지녔다. 올해 3월 말 기준 개인보험 보유계약 중 보장성 보험 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96.1%에 달한다.
AIA생명이 1분기 보장성 보험을 얻은 보험료는 4078억원으로 전년 동기 4148억원보다 1.7% 줄었다. 초회보험료도 외화보험 제외 기준으로 1년 새 37억3000만원에서 37억2000만원으로 소폭 줄었다. 올해 1분기 외화보험을 포함한 초회보험료는 47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초회보험료는 신계약 영업 성과를 나타내는 대표 수치다.
전략적으로 보장성 보험에 힘을 쏟고 있지만 서서히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보장성 보험 경쟁이 격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수 보험사가 IFRS17 도입 후 보험계약마진(CSM) 축적을 위해 보장성 보험에 매진하고 있다. CSM은 보험부채 중 향후 이익으로 전환되는 회계 항목을 말한다.
AIA생명의 보장성 보험 실적이 정체하면서 CSM 잔액도 소폭 증가에 그쳤다. 올해 1분기 CSM 잔액은 1조5026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4886억원보다 0.9% 증가했다. CSM 상각액도 370억원에서 372억원으로 증가액이 미미했다.
AIA생명은 보험손익 감소에도 순이익을 297억원에서 320억원으로 7.7% 확대했다. 투자손익을 늘리고 법인세비용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은 434억원에서 417억원으로 3.9% 줄었다.
◇우량한 킥스비율, 하방 압력 관리 관건
자본적정성은 탄탄한 편이다. 올해 1분기 지급여력(킥스·K-ICS) 비율은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 234.8%다. 경과조치라는 완충 장치 없이도 금융당국 권고치인 130%를 크게 웃돌고 있다.
2023년 말 제도 변화로 킥스비율이 급등한 이래 200%를 계속 웃돌고 있다. 당시 대량해지위험액의 충격 수준을 보장성과 저축성 보험 모두 30%로 일괄 적용하던 제도가 보장성과 저축성에 각각 25%, 35%씩 차등 적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AIA생명은 보장성 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 덕분에 해지위험액 감소 효과를 톡톡히 봤다. 당시 한 분기 만에 킥스비율이 70.2%p 급등했다.
다만 근래 들어 킥스비율 내림세가 뚜렷하다. 2023년 말 304.2%에서 매 분기 떨어지고 있다. 1분기 기준으로 최근 1년 새 271.6%에서 36.8%포인트(p)가 떨어지기도 했다.
가용자본 항목 중 조정준비금과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각각 2563억원, 1660억원씩 감소했다. 시장금리 변동으로 보험사 자산·부채 평가가 달라지는 부분 등이 반영된 결과다.
금리 인하가 길어지는 데다 오는 2027년까지 보험부채 할인율 산정 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하는 만큼, 자본적정성 하방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