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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Paper

발행 미루던 SK하이닉스, 한국물 호황에 '컴백'

하반기 글로벌본드 첫 주자…미국 정책 불확실성에도 '자신감'

이정완 기자  2025-09-04 10:47:57
SK하이닉스가 하반기 한국물(Korean Paper) 글로벌본드 첫 주자로 나섰다. 통상 새해만 되면 한국물 시장을 찾던 정기 이슈어(Issuer)였지만 올해는 연초 발행을 건너뛰었다. 연내 발행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한국물 호황이 지속되면서 조달을 결정했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글로벌본드(144A/RegS) 발행을 위한 프라이싱에 돌입했다. 3년물과 5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으로 트랜치(Tranche)를 구성했다. 3년물 최초제시금리(IPG)는 동일 만기 미국국채(T)에 115bp를 더한 수준이고 5년물 IPG는 T+120bp로 정했다. 이달 초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아그리콜, HSBC, 미즈호증권, 모간스탠리, MUFG증권에 주관사단 맨데이트(Mandate)를 발표하며 발행을 본격화했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 글로벌본드 시장이 열리자마자 곧바로 등장한 모습이다. 지난달 말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유로화 채권 프라이싱을 마쳤지만 글로벌본드 발행은 머뭇거리는 모습이었다. 여름철 공백기를 갖는 글로벌 채권 시장은 통상 유로화 시장부터 열린 뒤 9월 들어 달러채 투자자도 움직이기 시작한다.

SK하이닉스의 9월 등판은 이례적이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2022년 한 해만 거르고 매년 1월 글로벌본드 주문을 받았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후 경제 정책 불확실성 탓에 올해는 시장을 살피기로 했다. HBM(고대역폭메모리) 판매를 기반으로 작년 20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벌어들여 조달 필요성도 줄었다.

상반기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관세 발표 후에도 한국물 시장 호황세가 이어지자 발행 결정을 내렸다. 투자처를 찾기 어려워진 아시아 역내 채권 투자자의 자금이 한국물로 향했다. SK하이닉스도 이 같은 투자 수요를 기대하며 내년 초 만기가 다가오는 한국물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비하기로 했다.

프라이싱을 앞두고 미국 정부에서 반도체 관세를 예고하고 반도체 장비 중국 반입 규제를 강화하며 불확실성을 키우기도 했지만 수요 확보에 자신감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최근 S&P와 피치는 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BBB, 긍정적'으로 상향조정하면서 고수익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반도체 정책이 SK하이닉스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압도적인 HBM 경쟁력을 바탕으로 투자 수요 확보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여긴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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