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우 iM금융 회장이 연말 행장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 iM뱅크 리더십 시프트가 본격화됐다. 황 회장은 은행과 비은행을 아우르는 그룹 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신임 은행장 주도로 전국 단위 영업에 힘을 싣는 수순이다. 황 회장이 iM뱅크 시중은행 전환을 주도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번 승계가 경영 전환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황 회장은 후임 행장이 전국 단위 영업을 도모할 수 있는 밑천을 마련하고 물러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재임 기간 iM뱅크 보통주자본(CET1)비율 15%를 넘어서면서 영업 권역을 확장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을 확보했다. 영업 채널을 넓히기 위해 4개 도에 진입했고 디지털 플랫폼을 안착시키는 성과도 있었다.
◇보통주자본비율, 출범 이래 최고 수준
금융권에 따르면 iM금융 이사회는 이달 말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iM뱅크 은행장 승계 프로세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황 회장은 현직 은행장으로 당연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었으나 이사회에 퇴임 후 지주 회장에 전념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면서 새로운 CEO가 선임되게 됐다.
황 회장이 은행장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건 임기 중 주어진 소임을 다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2023년 iM뱅크 은행장에 선임돼 첫 임기로 2년간 재임했고 올해 1년의 추가 임기를 받아 총 3년간 행장을 맡았다. 2024년엔 지주 회장에도 취임해 최근 2년을 회장-행장 겸직 체제로 보냈다.
그의 임기 중 핵심 과업은 시중은행 전환이었다. iM뱅크는 그가 취임한 이후 시중은행 전환 작업을 본격화했다. 인허가를 위한 금융 당국 소통부터 전국 단위 영업 전략 수립까지 전반적인 관련 업무를 황 회장이 총괄해야 했다. 올해 은행장 임기 1년이 추가로 부여된 것도 시중은행 전환 후 경영 방향 정립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황 회장은 섣불리 전국 영업에 나서기보다 내실을 다지는 방향을 택했다. 지방금융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자본력으로 전국 영업에 속도를 내면 성과를 거두기 전부터 동력이 사라질 수 있다고 봤다. 일시적인 실적 정체를 감수하더라도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위험가중자산(RWA) 축소를 우선시하기로 했다.
자산 리밸런싱이 뒷받침되면서 2023년 말 13.59%였던 iM뱅크 CET1비율은 2024년 14%를 넘었고 올해 2분기 기준으로는 15.52%까지 올라섰다. 본점과 영업점을 아우르는 전행 차원의 자본비율 개선 노력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영진 교체 후에도 견조한 자본비율 관리를 지속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기면서 황 회장이 승계를 결단할 수 있었다.
◇충청·강원 진출 시동, 디지털 영업 본격화
황 회장은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전국 영업 채널도 정비했다. 황 회장의 행장 임기 중 iM뱅크는 4개도로 외연을 확장했다. 기존 대구·경상북도에 더해 충청남도, 충청북도, 강원도, 경기도 지역에 거점을 만들며 사각지대를 해소했다. 시중은행에 걸맞게 전국 고객이 점포를 찾을 수 있도록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다.
전국 영업 성과도 드러나고 있다. 아직 전방위적인 영업에 나서진 않았으나 iM뱅크 플랫폼을 활용해 고객 접점을 넓혀가는 추세다. 2020년까지만 해도 iM뱅크 플랫폼을 통한 대구·경북 지역 외 신규 고객 유치 비율은 10%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기준으로는 60%를 돌파했다. 플랫폼 경쟁력을 활용한 전국 채널 확보 전략이 성공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다.
황 회장은 iM뱅크 행장으로의 성과를 바탕으로 그룹 주가 상승에도 일조했다. iM금융지주 주가 상승률은 17일 종가 기준으로 연초후 74.91% 상승했다. 황 회장이 iM뱅크 회장에 취임한 이후로는 104.43% 올랐다. 행장 임기 중 그룹 주가를 2배가량 높여 높은 셈이다.
iM금융 관계자는 "시중은행 전환 후 자본비율 개선, 영업 지역 확장, 새로운 채널 확보 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장기적인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