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셀트리온홀딩스가 시장성 조달을 확대하면서 공모 회사채 발행에도 시동을 걸고있다. 최근 메리츠금융그룹의 손을 빌려 대규모 전환사채(CB)를 찍은 데 이어 대형 증권사들과도 꾸준히 접촉하면서 자금 조달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서정진 회장이 회사채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아 설득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당금에 의존하는 재무 구조도 취약한 측면이 있어 기관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수 주문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평이다.
◇셀트리온홀딩스 대규모 CB 발행…접점 늘리는 증권사 IB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홀딩스는 지난달 타법인 유가증권 취득 및 기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5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는 내용을 밝혔다. 그 동안 셀트리온 주식을 담보로 은행권 차입에 주력해왔지만 시장성 조달로 방향을 선회한 셈이다. 이번 발행은 사모 방식으로 메리츠금융그룹이 전액 인수했다.
증권사 IB 파트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외부 조달에 적극적이지 않던 대기업 계열 집단이 조달처를 확대하는 모습이 관측됐기 때문이다. 그간 자본시장에서 호흡을 맞췄던 하우스는 미래에셋증권으로, 2016년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상장을 도운 유일한 토종 IB였으며 셀트리온 3사 합병의 주관사였다.
지난 7월 1조원의 재원을 확보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시장성 조달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여겨졌다. 이미 대규모 메자닌 발행을 소화한 만큼 잔여 금액은 회사채 시장에서 끌어들이는 시나리오도 거론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미 자금을 수혈한 상태라 당장 시장에 나올 가능성은 적어 보이지만 공모채를 검토해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형 증권사들과도 꾸준히 스킨십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셀트리온이 2023년 기업어음(CP)을 발행하기 시작하면서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과도 접점을 유지하고 있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향후 사업지주사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경우 외부 조달 필요성이 커질 수 밖에 없기에 증권사들도 꾸준히 컨택을 하고 있다"고 짚었다.
◇공모채 발행 여건 '의구심'…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설득 우선
다만 공모채를 발행할 수 있는 여건일지 회의적인 의견도 나온다. 근래 공모채 시장에 등판하는 이슈어마다 모집액을 뛰어넘는 매수주문을 확보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A급 이상의 크레딧을 갖춘 곳에 한정됐다.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성과 현금 창출력을 갖추는 게 필수적인 반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25억, 170억원으로 2023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물론 수익성이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단일 요소는 아니지만 또 다른 축인 사업 안정성이 약점이다. 지난해 별도 기준 셀트리온홀딩스가 거둔 매출액(302억원) 중 약 80%가 배당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업지주 전환이 가속화돼 유의미한 성과를 내거나 주력 계열사들이 연결로 잡혀야 우호적 크레딧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공모채 발행에 박차를 가할 경우 부채 비율을 타이트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부담도 따를 수 밖에 없다. 셀트리온홀딩스는 메리츠금융그룹을 대상으로 CB를 발행하면서 연간 부채비율을 55%로 유지하겠다는 조건을 수용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 비율은 30%로, 55%를 넘어설 경우 메리츠는 CB 전량에 대해 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결국 컨트롤타워 최상층을 설득해야 하지만 그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전해진다. 서정진 회장이 회사채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아 일반 회사채보다는 메자닌성 조달 제의가 최선이라는 게 증권가 의견이다. 서 회장이 셀트리온을 일구던 초창기 시절, 사채로 자금 압박에 시달렸던 경험과 관계가 있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셀트리온홀딩스가 추가 시장성 조달에 나선다면 메자닌 발행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컨트롤타워 기조가 부채(debt)보다는 에쿼티(equity) 기반 조달을 선호하는 터라 설사 공모채를 찍어도 금리 이점이 이례적으로 부각되지 않는 한 회사채가 주요 수단으로 쓰이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출처: 셀트리온홀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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