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셀트리온, 역대급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적 밸류업 이행

올해 약 8500억어치 매입·8200억 소각…2조 보유분은 활용 다각화

정새임 기자  2025-09-18 08:18:02
셀트리온은 최근 2년간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이어온 하우스다. 특히 자사주 소각 규모는 코스피 기업 가운데서도 손꼽힐 정도로 크다. 올해 초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역대급 자사주 소각을 단행하면서도 꾸준히 매입을 이어가 현재 보유 자사주 가치는 약 2조원에 달했다. 추가 소각이 이뤄지더라도 여전히 1조원 이상을 재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여력이 남는다.

◇올해만 9차례 매입과 4차례 소각…손꼽히는 주주환원정책

셀트리온은 17일 1000억원 규모 자사주 추가 매입을 공시했다. 이로써 올해 들어서만 9차례에 걸쳐 약 8500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하게 된다. 올해 약 9개월간 셀트리온이 취득한 자사주는 총 436만4331주, 전체 발행주식수의 1.9%에 해당하는 물량을 사들였다.

소각은 이보다 더 많은 497만950주를 단행했다. 소각은 올해 1월, 3월, 4월, 5월 4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1월 소각한 물량만 4918억어치에 달한다. 이어 3월 1843억원, 4월과 5월 452억원, 986억원 물량을 각각 소각했다. 총 8200억원에 해당한다.


셀트리온 역사상 전례없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최근 3년간 이뤄지고 있다. 특히 자사주 소각에는 소극적이었던 셀트리온이다. 자사주 매입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이뤄졌지만 소각은 2010년이 유일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소각을 단행하더니 그 비중이 점차 커지는 중이다. 지난해 약 7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고 올해 소각 규모는 작년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

올해 3월 기업가치 제고 방안으로 발표한 '밸류업 프로젝트'를 착실히 이행하는 모습이다. 당시 셀트리온은 주주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확대를 내세우며 △적극적 자사주 매입 및 소각 △현금배당 확대 △성장 전략을 통한 기업가치 상승을 약속했다. 이를 통해 2025~2027년 3년 평균 주주환원율 4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실제로도 수천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해 절반 가까운 물량을 곧바로 소각하는 등 계획을 충실히 이행해 왔다.

올해 셀트리온이 소각한 자사주 규모는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수준이다. 상장 기업 중 수조원 소각을 결정한 곳은 삼성전자, HMM, KB금융, 신한지주에 불과하다. 이어 셀트리온이 1조원 가까운 소각을 단행했다. 자사주 소각은 곧바로 유통주식수를 줄여 주당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낳는다.

단순히 단기적 주가 부양을 넘어 경영진이 회사의 미래 성장성과 기업가치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강한 메시지를 시장에 보내는 수단이다. 셀트리온이 과거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매입과 소각에 나서는 배경에는 글로벌 경쟁 심화 속에서 주주 신뢰를 확실히 확보해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도 깔려 있다.

시장에서는 셀트리온이 코스피 기업 가운데 보기 드문 대규모 소각을 단행하면서도 다시 매입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는 주주환원을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장기적 정책 기조로 굳히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2조원 보유분, CDMO·M&A에 재투자 검토

주목할 점은 역대급 소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177만주, 약 2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9월 17일 종가(16만8400원)를 기준으로 평가한 보유 자사주 가치는 1조9840억원에 이른다. 2조원 가까운 자사주는 주주환원을 넘어 기업 재투자로 활용 가능한 '재무적 자산'으로 기능할 수 있다.

자사주를 재투자에 활용하는 비중은 상법 개정, 주가 흐름 등 대내외적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법 개정안에 자사주 소각 의무를 담으려는 움직임도 있어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다. 물론 최근 분위기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는 지나치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의무화가 되더라도 기보유분까지 소급적용 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정부 기조에 따라 소각을 더 늘리더라도 최소 1조원 이상의 재투자 여력은 남겨놨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맞춰 셀트리온은 올해 초 사업보고서에서 자사주 활용 방안으로 △CDMO 자회사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 출자 △차입금 상환 △인수합병(M&A) 추진 △스톡옵션 교부 재원 확보 등 4가지를 제시한 바 있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방안은 CDMO 자회사 투자 또는 M&A 추진이다. 스톡옵션 물량은 전체 자사주 규모에 비하면 매우 소소하다. 차입금은 1조원 미만에서 최근 2조원까지 빠르게 증가하긴 했지만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 합병으로 17조원 넘는 자기자본을 갖추면서 6월 말 기준 부채비율 17.1%, 차입금 의존도 9.7% 정도로 안정적이다.

아직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는 구체적인 투자계획이 나오지 않았다. 국제정세에 따라 긴 호흡으로 접근하고 있는 만큼 자사주 활용 계획도 장기 플랜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미국 원료의약품 공장에도 자사주를 활용하는 방안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내부적으론 공장 인수는 보유현금 등을 활용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알려졌다. 자사주는 다른 전략적 활용처로 남겨둘 가능성이 높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현재까지 소각 계획이 특별히 달라진 부분은 없으며 여전히 주주환원 확대를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며 "자사주는 소각, 재투자 등 다양하게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