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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지주사' 셀트리온홀딩스, 나스닥 로드맵 윤곽

배당·상표권 수익으로 밸류 창출 어려워, 셀트리온 주식 통해 재원 마련

이기욱 기자  2025-07-04 16:32:49
셀트리온홀딩스가 '돈 버는 지주사'로의 전환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지주사 자체의 기업 가치를 높여 목표로 하는 나스닥 시장 상장을 이루겠다는 의도다.

사업구조 재편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현 구조상 셀트리온홀딩스의 밸류는 계열사 셀트리온의 기업가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우선적으로 셀트리온 주식을 추가 매입하면서 배당 수익을 확보하고 주가 상승 차익으로 M&A 자금을 마련한다.

신규 사업 분야 및 M&A 후보군에 대한 정보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꾸준히 거론돼온 관계사 셀트리온스킨큐어와의 합병 가능성, 건강기능성식품 분야 진출에 대한 추측들이 제기되고 있다.

◇작년 매출 302억 불과, 사업 지주사 전환으로 가치 제고

셀트리온홀딩스는 4일 1조원의 신규 재원 한도를 확보 완료했고 해당 자금을 사업구조 개편 및 수익성 개선에 투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내외 기업과의 M&A를 포함해 순수 지주사에서 사업지주사로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을 전 방위로 모색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2024년 초 첫 공개했던 셀트리온홀딩스의 나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일종의 로드맵으로 해석된다. 당시 서 회장은 선진 자본시장에 상장하면서 확보한 자금을 시드머니로 10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하지만 셀트리온홀딩스의 나스닥 사장 도전에 있어 가장 큰 문제로 꼽힌 것은 셀트리온홀딩스 자체의 기업가치 부족이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자체 사업이 없는 지주사로 작년 별도 기준 30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매출은 배당금 수익과 상표권 사용료 수익으로만 구성돼 있다. 작년 배당금 수익은 238억원을 기록했고 상표권 수익은 64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190억원이고 당기순이익은 278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현금 여력 역시 충분하지 않다. 작년 말 기준 셀트리온홀딩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89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유동자산도 363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셀트리온홀딩스가 예고한 1조원 신규 재원은 셀트리온 주식을 비롯한 비유동자산을 바탕으로 하는 차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말 기준 셀트리온홀딩스의 '종속기업 및 관계기업 투자자산'은 4조7203억원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기준 셀트리온홀딩스가 금융권으로부터 차입한 장·단기차입금 규모는 7555억원으로 집계됐다. 모두 10개 금융사에서 셀트리온 주식을 담보로 차입한 금액이다.

◇셀트리온 주식 5000억 추가 매입, 주가 안정 후 매각해 M&A에 활용

배당금 위주의 현 사업 구조상 셀트리온홀딩스의 기업가치는 계열사 셀트리온의 기업가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올해 3월 말 기준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의 지분 22.42%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셀트리온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98.13%의 서 회장이다.

사업지주사로의 전환을 공식화했지만 셀트리온홀딩스가 단기간에 셀트리온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일시적으로 셀트리온에 대한 투자를 늘려 추가 M&A 등을 위한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셀트리온홀딩스는 내달 초부터 총 2500억원 규모의 셀트리온 주식을 장내 매입할 예정이다. 연내 총 5000억원 규모까지 매입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신규 주식 매입이 완료되면 해당 주식분을 최소 1년 이상 보유한다.

4일 종가 17만8000원 기준으로 5000억원 매입을 진행한다고 가정할 경우 주식 수는 약 281만주가 늘어나게 된다. 셀트리온홀딩스의 총 주식 수는 약 5300만주까지 확대된다. 셀트리온홀딩스의 지분율은 23.8%까지 높아질 수 있다.

작년 주당 현금배당액 750원으로 계산하면 배당수익은 약 400억원까지 늘어난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주식 저평가가 지속될 경우 자회사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추가로 5000억원의 주식 매입도 검토할 예정이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의 기업가치 저평가가 완화되고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판단되면 이번 신규 매입분의 매각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확보한 자금을 M&A에 활용해 사업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높인다.

신규 사업 분야 및 M&A 후보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올해 초 서 회장이 직접 인삼·홍삼 등 건기식에 대한 사업 투자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건기식 기업 M&A가 높게 점쳐지고 있다.

셀트리온홀딩스의 사업 구조와 관련해 자주 거론된 셀트리온스킨큐어와의 합병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셀트리온홀딩스와 마찬가지로 서 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관계사다. 3월 말 기준 서 회장은 셀트리온스킨큐어의 지분 69.12%를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화장품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작년 기준 327억원의 매출을 시현했다. 당장 셀트리온홀딩스의 매출을 급격하게 늘려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셀트리온스킨큐어가 보유 중인 셀트리온의 주식 1.94%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유동성 확보에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지금도 셀트리온홀딩스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일부 담당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스킨큐어에 350억원을 차입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 주식을 매입함으로써 배당 수익 확대 등 수익성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사업구조 변화 관련해서는 아직 정해진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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