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시가총액 40조원의 통합법인을 출범시킨 이래 처음으로 재계 순위가 하락했다. 셀트리온은 2023년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흡수합병을 마무리하면서 혁신신약의 발굴과 연구, 개발과 상업화 모두를 내재화할 수 있는 규모의 신설 법인을 탄생시켰다.
통합 셀트리온은 지금도 국내 R&D 바이오텍 가운데 가장 큰 외연을 형성하고 있다. 자산 규모 또한 통합 전 15조원에서 27조원으로 뛰었다. 다만 2024년부터 주력해 온 핵심 라인업인 짐펜트라의 미국 현지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후속 파이프라인 발굴과 개발비용을 함께 감내하는 과정에서 타 기업집단 성장세에 밀린 모습이다.
◇셀트리온그룹, 40조 빅바이오텍 세우고도 재계 순위 후퇴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5 공시대상기업집단'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셀트리온의 공정자산 총액은 약 26조6670억원이었다. 2024년(25조6960억원) 대비 9710억원 증가한 수치다. 셀트리온은 자산이 3000억원가량 일시후퇴했던 2022년을 제외하면 2025년을 포함해 2016년 대기업집단 반열에 오른 후 추세적으로 자산 증가세를 나타낸다.
그럼에도 2025년 셀트리온의 공시대상기업집단 순위는 2024년 대비 두 계단 내린 21위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이베스트증권을 인수하고 2024년부터 계열로 편입한 효과를 받기 시작한 LS그룹(16위→15위), 수 년 만의 조선업계 슈퍼사이클과 물동량 및 운임반등 수혜를 받은 HMM(20위→17위) 등의 약진이 셀트리온의 성장세를 앞섰다.
셀트리온의 공시대상기업집단 순위가 내린 내부 요인으론 셀트리온법인 출범 후 주가가 소폭 내림세를 보이면서 투자 자산 평가액이 약간 줄어든 점이 꼽힌다. 더불어 이 기간 셀트리온의 공정자산총액 증가세보다 비슷한 순위에 있던 앞서 경쟁사들의 볼륨 증가세가 더 큰 점도 영향을 줬다.
셀트리온은 2023년 말 통합법인을 출범하는 과정에서 자산총계를 대폭 끌어올렸다. 계열사 또는 관계사로 흩어져 있던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판매 역량을 모으는 것과 함께 혁신신약 개발에 주력하기 위한 몸만들기가 더해진 결과다.
이밖에 2024년 흡수합병 과정에서 8개로 줄어들었던 셀트리온그룹 계열사 수는 신설법인이 추가되며 다시 9개로 돌아왔다. 2025년 기준 셀트리온그룹은 계열사 9개가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각각 △셀트리온 △셀트리온스킨큐어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홀딩스 △티에스이엔씨 △서린홀딩스 △서원디앤디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다. 이 중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는 2024년 신설돼 계열로 편입됐다.
◇뜻밖의 생크션 리스크…외연 확장보다 재무건전성 제고 등 내부 관리 주력 셀트리온은 당초 통합법인 출범과 함께 미국 현지 사업 확장을 겨냥한 여러 사업전략을 세웠다.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 격인 바이오시밀러로 성장해 온 기존 사업 전략에 자체 혁신신약 개발을 탑재하는 승부수도 던졌다. 국내에서 '빅바이오텍'으로 꼽을만한 내재화 역량과 규모를 갖춘 법인을 출범한 것도 이런 전략의 연장선이다.
다만 2024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더불어 바이오를 포함한 전 산업군에 관세 폭탄 리스크가 터지며 셀트리온그룹도 불확실성 앞에 서게 됐다. 특히 바이오의약품도 생크션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다보니 셀트리온그룹 또한 이 시기 공격적인 사업 확장보단 대내외적인 리스크 파악과 관리에 역량을 모을 수밖에 없었다.
갑작스런 미국 제도 변화에서 긍정적인 요인도 있다. 향후 약가 인하 정책과 더불어 바이오시밀러의 인허가 문턱이 변하는 건 셀트리온이 미국 시장 진입을 가속할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FDA는 최근 바이오시밀러 임상 3상 없이 1상 데이터만으로 의약품을 허가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밖에 셀트리온그룹이 통합법인 재무 구조가 대폭 개선된 점은 눈길을 끈다. 2016년 최초로 지정됐을 당시 82%에 육박했던 부채비율은 2025년 19.67%까지 낮아졌다. 통합법인 출범 전인 2023년(43.3%)과 비교하면 건전성을 대폭 끌어올린 걸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