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주가 밸류업에 진심' 셀트리온, 자사주 소각에 무증까지

주당 가치 증가 및 유통주식수 유지 효과, 시장 유동성 확보

한태희 기자  2025-05-27 08:26:29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통해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가던 셀트리온이 13년 만에 무상증자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미국의 약가 인하 행정명령, 관세정책 등 대외환경을 비롯해 짐펜트라의 미국 출시 후 매출 부진 등이 겹치며 정체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승부수다.

무상증자 신주 발행 규모는 앞서 소각한 자사주 규모를 고려해 결정됐다는 점에 눈에 띈다. 자사주 소각과 무상증자를 동시에 활용하면 주당 가치를 높이면서도 시장 유동성을 확보해 주가 부양 관점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자기주식 제외 1:0.04 무상증자, 2012년 이후 13년만

셀트리온은 26일 보통주 1주당 신주 0.04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주배정기준일은 6월 10일로 신주상장예정일은 오는 7월 25일이다. 무상증자를 통해 셀트리온 주주는 약 4%의 주식배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번 무상증자에서 자기주식은 제외된다. 이에 따라 총 유통 주식 수는 2억1194만668주에서 2억3090만3584주로 늘어난다. 셀트리온은 이달 20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취득 중인 자기주식 64만9351주를 포함해 1048만5290주의 자기주식을 보유했다.

무상증자를 위한 신주발행에 필요한 자금은 약 85억원이다. 회계적 재원은 액면가 1000원에 신주 847만7626주를 곱한 금액으로 계상한다. 셀트리온은 재원 마련에 주식발행초과금을 활용할 계획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주식발행초과금은 14조1892억원으로 필요 자금은 전체의 0.06% 수준이다. 주식발행초과금은 주식 발행가액이 액면가액을 초과할 때 적립하는 금액으로 자본잉여금에 속한다.

셀트리온이 마지막으로 무상증자를 단행한 건 2012년이다. 보통주 1주당 신주 0.5주를 배당했다. 첫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임상 종료 등 호재에도 2011년 말 제기된 분식회계 의혹 등이 겹치며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으며 무상증자란 카드를 택했었다.

◇미국 약가인하, 관세정책 등 대외 리스크…주주환원 정책 강화

이번 무상증자를 통해 신규 발행되는 주식 규모는 앞서 사들인 자사주 수량을 고려해 결정됐다는 점에 주목된다. 자사주 소각과 무상증자를 동시에 활용하면 주당 가치를 높이면서도 유통주식수를 유지해 시장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셀트리온의 주가는 통합 기대감으로 20만원을 돌파했던 작년 초를 제외하면 최근 3년 간 1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26일 종가 기준 셀트리온의 주가는 15만3000원으로 최근 3개월 사이 최고가인 19만2900원 대비 20.7% 떨어졌다.


이달 20일에는 1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추가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올해만 총 55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한다. 최근에는 서정진 회장, 셀트리온홀딩스, 셀트리온스킨큐어가 각각 500억원, 1000억원, 500억원 규모의 주식 취득을 결정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주가는 반응하지 않고 있다. 공매도 재개 후 미국의 약가 인하 행정명령, 의약품 관세 도입 등 외부 환경이 겹쳤다. 신사업으로 내세운 신약, CDMO(위탁개발생산) 등도 아직 사업 초기 단계로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작년 미국에 출시한 피하주사(SC) 제형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의 매출 부진도 주가 정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서 회장은 짐펜트라의 작년 매출 목표를 5000억원 이상으로 제시한 바 있지만 실제 매출은 366억원에 그쳤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무상증자 신규 발행 주식 규모는 앞서 회사가 시장으로부터 사들인 자사주 수량을 고려해 결정됐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최근 간담회를 통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약가 인하 행정명령과 의약품 관세 도입 계획이 셀트리온을 비롯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으며 셀트리온에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거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