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가 기술이전(L/O)을 발판 삼아 KRX300 종목 중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2022년 글로벌 빅파마인 사노피 이후로 후속 딜이 없어 수익성이 잠시 꺾였는데 올해 2분기 또 다른 기술을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 L/O하며 단번에 반등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빅딜 한 방으로 시장 핫 토픽인 방산·레저 업종 강세주가 보인 성취를 웃돌았다. 국내 바이오텍의 뛰어난 기술력과 R&D 역량으로 빅파마를 사로잡는 사업 모델이 여전히 유효하며 시장에 충분히 성장 시그널을 제시할 수 있단 점도 입증했다.
◇3년 만에 터진 GSK와 빅딜 각종 지표 최상위 더벨 SR본부가 KRX300 기업의 △매출 △영업이익 △영업활동현금흐름 △CAPEX(무형자산 제외) △부채비율 △순조달 △시가총액 등 7개 핵심 지표를 비교·분석한 결과, 에이비엘바이오는 매출 증가율 및 시가총액 상승률 3위, 영업이익 흑자전환 4위, CAPEX 증가율 11위, 영업현금흐름 흑자전환 14위 등 5개 부문에서 상위 25위 안에 들었다.
이는 현대로템·롯데관광개발 등 방산·레저 업종 강세주보다도 지표 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각각 현대로템은 영업이익 증가율(17위)과 CAPEX 증가율(22위), 부채비율 하락폭(12위), 시총 상승률(2위) 등 4개 지표에서 25위 안에 들었다. 롯데관광개발은 영업이익 증가율(15위), CAPEX 증가율(21위), 부채비율 하락(8위), 시총 상승률(18위)에서 순위에 들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까진 후속 기술이전이 늦어지며 수익성과 관련한 압박을 받아왔다. 2022년 사노피와의 L/O 계약에 따라붙어 있는 마일스톤 수익이 일부 매출을 지탱했지만 수익성은 크게 후퇴했다. 세부적으로 2023년 연결 매출은 334억원으로 전년 대비 49% 감소했고, 영업적자는 593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 2분기 또 한 번 글로벌 빅파마와의 빅딜을 해내며 상황이 바뀌었다. GSK와 체결한 뇌-혈관장벽(Blood-Brain Barrier, 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 L/O로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 740억원을 확보하면서다. 에이비엘바이오가 확보한 선급금은 2024년 전체 경상연구개발비(741억원)와 맞먹는 규모의 현금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와 함께 GSK와 딜에 두 종류의 마일스톤을 설정했다. 특정 개발을 완료하면 받는 단기 마일스톤과 신약 물질의 임상, 허가, 상업화 등 개발 단계에 따라 받는 기타 마일스톤이다.
◇'마일스톤' 확보하며 수익 선순환 기대 앞서 에이비엘바이오는 L/O 성과 '한 방'으로 현금흐름과 투자 지표 개선으로 직결됐다. 올해 상반기 에이비엘바이오는 영업현금흐름을 흑자로 전환하며 14위에 올랐고, CAPEX 증가율도 11위에 랭크됐다. 풍부한 현금을 기반으로 신규 연구개발 투자 확대가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더불어 대규모 선급금 외 단기 마일스톤도 체결한 점이 눈길을 끈다. 마일스톤은 통상 업프론트로 불리는 선급금 외 임상이나 상업화 등 특정 이벤트를 달성할 때 지급하는 단계별 기술료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번 마일스톤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GSK가 확보한 기술이 다양한 뇌질환 모달리티(Modality, 치료접근법)에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란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규모는 알 수 없으나 GSK가 에이비엘바이오의 그랩바디-B를 다양한 모달리티에 적용하는 데 따른 단기 마일스톤이 설정됐다.
이와 함께 단기 마일스톤을 수령할 경우 다시 한 번 대규모 현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계약에 따라 만일 에이비엘바이오가 1년 내 단기 마일스톤을 달성하면 추가로 740억원을 더 받게 되는 것으로 확인된다. 선급금을 포함해 최대 148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확보하는 셈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번 빅딜로 L/O 성과가 누적되면서 기술이전 매출이 끊기지 않고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효과도 얻게 됐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사노피와 GSK 외에도 국내 제약사 가운데 유한양행과 한독, 컴패스테라퓨틱스(Compass), 씨스톤파마슈티컬즈 등 해외 바이오텍과 딜을 체결했다.
연구가 중단된 1건을 제외한 누적 기술이전 건수는 총 6건이다. 어느 하나 개발이 지연되더라도 다른 기술이전 물질의 성과를 통해 매출을 이어갈 수 있다. 특히 GSK 외에도 또 다른 빅파마들과 추가 L/O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