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금융이 학벌주의를 배제하고 iM뱅크 행장 인선 프로세스를 진행한다. 대구은행 시절부터 출신 학교가 CEO 선임과 임원 인사에 큰 영향을 미쳤으나 CEO 승계 프로그램 적용이후 학벌주의 탈피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바탕으로 선진화된 기업 문화가 안착됐다.
이번 CEO 교체 작업은 시중은행 전환 이후 처음 진행된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여전히 본사를 대구에 두고 있으나 신임 행장부터는 전국 단위 영업에 초점을 맞춰 조직을 운영해야 한다. 학벌주의에 이어 연고주의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지가 이번 행장 인선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영남대 강세 옛말…매번 달라지는 출신 고교·대학 iM뱅크는 옛 대구은행 시절 행내 학벌주의가 존재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학벌주의는 대구은행 뿐만 아니라 지방은행에 전반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주 영업 지역 소재 학교를 졸업한 인사가 대부분이어서 학벌을 중심으로 계파가 형성되는 게 통상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
학벌주의가 절정에 달한 건 박인규 전 회장이 대구은행장을 겸직하던 때다. 박 전 회장은 지주사 전환 후에도 대구은행장으로 재직하며 강한 권한을 행사했다. 이 시기 박 전 회장이 졸업한 대구상업고등학교, 영남대학교 출신 계파가 형성됐다. 박 전 회장이 구속되면서 불명예 퇴진 한 뒤에도 학벌로 뭉친 계파는 해소되지 않았다.
변화 조짐이 나타난 건 김태오 전 회장이 취임하면서다. 김 전 회장은 2018년 그룹 최초의 외부 출신 회장이 됐다. 학벌주의와 계파주의를 해소하고 건전한 지배구조를 구축할 적임자로 낙점된 것이다. 김 전 회장은 대구은행장을 한시적으로 겸직하며 조직 문화 개선 작업에 매진했다.
연세대학교 출신으로 지역 연고 대학을 나오지 않은 김 전 회장에 대한 견제도 만만치 않았다. 김 전 회장은 경북고등학교를 졸업한 대구 출신이지만 서울에서 대학을 나온 이후 시중은행에서 근무해 지역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했다. 외부 출신에 의해 계파가 해체되는 것에 대한 반발이 나오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김 전 회장이 CEO 승계 프로그램을 적용하면서 적어도 행장 인선에는 학벌주의가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3대 임성훈 행장은 영남대학교, 14대 황병우 행장은 경북대학교 출신이다. 고등학교는 각각 대구중앙고등학교, 대구성광고등학교다. 12~14대 행장의 출신 고교, 대학이 모두 다르다.
◇수도권 대학 출신 CEO 다시 나올까 CEO 선임에 학벌주의가 배제될 수 있었던 건 외부 자문기관을 중심으로 후보자 평가 기준을 정립했기 때문이다. 그간 CEO 승계 과정에서는 후보자 역량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없었다. 이 때문에 단순히 학벌을 중심으로 행내에 리더십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을 가려내는 관행이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iM뱅크가 학벌주의를 넘어선 데 이어 연고주의도 탈피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번 행장 인선은 iM뱅크가 시중은행으로 전환된 이후 처음으로 CEO를 교체하는 과정이라는 의미가 있다. 대구 지역에 본점을 두겠다는 방침은 여전하지만 CEO 인선 등 주요 의사결정에서 연고주의를 배제해야 영업 권역 확장에 힘을 실을 수 있다.
김 전 회장에 이어 대구·경북 연고 대학을 나오지 않은 행장이 배출될지도 지켜볼 만한 대목이다. 지방은행 시절에는 지역 네트워크가 필수 조건으로 여겨졌으나 시중은행으로 영업 활동을 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다. 외부 자문기관이 후보군 평가 주도권을 쥐고 있어 연고주의보다 시중은행 전환 작업을 중시할 가능성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