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엔셀이 상장 16개월 만에 첫 메자닌(CB)을 발행해 225억원을 확보했다. IPO 단계서는 위탁생산개발(CDMO) 사업 확대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이번 메자닌은 샤르코마리투스병(CMT) 등 신약 연구개발(R&D)에 초점을 맞췄다.
이엔셀의 사업 무게 중심이 CDMO에서 신약으로 이동하게 된 배경은 최근 몇 년간의 현금흐름 지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당초 CDMO를 통해 유입된 현금을 다시 신약개발에 투입하려던 구상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외부 자금 조달을 통해 R&D를 이어가는 구조가 형성됐다.
◇CGT CDMO 투자에도 현금흐름 반전 아직 이엔셀은 삼성서울병원 장종욱 교수가 희귀유전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2018년 설립한 바이오텍이다. 초기 기업의 정체성은 샤르코마리투스(CMT)병, 듀센 근디스트로피병(DND) 등 희귀질환을 타깃하는 파이프라인 개발이었다.
하지만 상장 국면에서는 한층 빠르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유전자세포치료제(GCT) CDMO사업을 전면에 내세웠다. 2024년 IPO 또한 R&D보단 수주 중심 사업 모델을 강조해 문턱을 넘었다. 당시 '돈 버는 바이오'에 유리하게 작용하던 시장 분위기 등을 고려한 상장 전략이다.
이엔셀이 CDMO 사업을 본격화한 시점은 2021년이다. CGT CDMO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약 100억원 규모의 자본적지출(CAPEX)을 집행했다. 당시 이엔셀이 상장 전이란 점과 바이오텍은 CAPEX보다 R&D 비용을 중시하는 점을 고려하면 큰 규모다. CGT R&D와 CDMO를 함께 겨냥한 것만으로도 비상장 바이오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엔셀이 초기 사업 단계에서 단행한 선제적 투자에는 CDMO 설비를 확충한 다음 수주를 따내 영업현금을 창출하겠다는 구상이 깔려 있었다. 다만 2021년 이후 이엔셀의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현금성자산 증감이 자본조달에 거의 절대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이는 CDMO 수주 등을 통한 영업을 통해 일으킨 현금이 아닌 외부에서 유입된 자금이 이엔셀의 유동성을 지탱해 왔단 뜻이다. 더불어 이엔셀의 CAPEX는 2021년을 정점으로 2022년 44억원, 2023년 19억원으로 줄었다. 2024년에는 6억원까지 감소했다. CDMO 관련 설비 투자는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단 걸 의미한다.
그러나 막상 현금흐름은 기대했던 방향으로 전환되지 않았다. 이엔셀은 바이오벤처로선 상당한 자본을 설비투자에 태우고도 잉여현금흐름이 줄곧 음(-)의 지표를 가리키고 있다. 이는 상장 전부터 강조해온 CDMO 사업이 아직 본 궤도에 올라오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엔셀의 잉여현금흐름은 2021년 -124억원을 기록한 후 2022년 -113억원, 2023년 -84억원으로 일부 개선세를 보였다. 그러나 2024년 다시 -107억원으로 순유출폭이 늘었고 2025년 3분기에도 -79억원을 기록 중이다.
◇‘CDMO→신약 재투자’ 구상 미완성…R&D 지속할 체력 외부 자금으로 이엔셀의 마이너스 현금흐름 추이는 상장 당시 시장에 제시했던 'CDMO→신약 재투자'의 선순환 구조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결과다. 자본 지출 추계만 보면 이엔셀은 CGT CDMO를 위해 선제적으로 상당한 자본을 들여 시설을 확충했다. 그러나 그 성과가 신약 연구개발을 뒷받침할 만큼의 현금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이엔셀의 다음 단계는 다시 기술과 임상 성과로 확인될 전망이다. CDMO 사업 성과가 지연되는 지금 CMT R&D로의 무게 이동은 현금흐름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효율적인 판단이었다. 그러나 출발점에 다시 서려면 윤활유와 같은 유동성이 필요했다. 이 해답을 메자닌에서 찾았다.
이엔셀은 시장에서 CGT에 대한 기술력은 꾸준히 인정받아 왔다. 때문에 2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비교적 수월하게 모을 수 있었다. 총 225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하며 표면이자율은 0%, 2030년 11월 만기까지 3%로 비교적 낮은 금리에 조달을 마쳤다.
CB 투자자 또한 바이오 섹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곳들로 채웠다. 각각 NH투자증권·메리츠증권, BNH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등이 비히클(Vehicle)을 활용해 자금을 공급했다.
이엔셀 관계자는 "임상 2상 등 신약개발 관련 R&D 용도로 자금을 조달했으며 2026년부터 순차적으로 집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