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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엔셀 글로벌 CDMO 파트너십 전략, '비용효율 초점'

호주 이어 일본·미국도 동일 모델 추진, 조달 자금 R&D 집중

이기욱 기자  2025-12-26 17:22:13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 시장을 노리는 이엔셀의 핵심 전략은 현지 파트너십이다. 많은 초기 비용이 투입되는 자체 생산 시설 구축보다 현지 CDMO 기업과 협업을 통한 간접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현지 기업에 제공하면서 수수료 수익 등을 얻고 파트너사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술수출의 가능성을 높인다.

이엔셀은 호주와 일본을 거쳐 미국 시장까지 파트너십 전략을 확대해나가는 중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절감한 투자 비용은 내년 임상 2상 등 신약 연구·개발(R&D)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일본 CRC에 CDMO 자문 서비스 제공, 현지 라이선싱 업무 지원

이엔셀은 최근 일본 소재 재생의료 전문 기업 셀리소스(Cell Resources Corporation, CRC) 기업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CRC는 일본의 주요 제약그룹 알프레사의 계열사다. CRC와 이엔셀은 올해 3월부터 세포유전자치료제(CGT)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논의를 진행해왔다.

이엔셀은 향후 CRC에 △일본 재생의료 시장 분석 및 사업 전략 수립 △시설 운영, 제조 역량 및 기술 검증 등 포괄적인 자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CAR-T와 MSC 기반 노하우를 이전하고 기술 자문을 수행해 CRC의 사업 경쟁력 제고를 지원한다.

현재 CRC는 일본 현지에 CDMO 시설을 구축 중이다. 일본 의약품 유통 시장을 선도하는 알프레사 그룹 내에서 재생의료 부문 공급망을 담당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 초기 단계로 시설 운영이나 제조 역량 등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이에 이엔셀이 한국 시장에서의 CDMO 경험을 바탕으로 CRC에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약점을 보완하는 구조다. 이엔셀이 직접 현지 CDMO 생산시설을 구축해 경쟁을 펼치는 대신 파트너십을 통한 간접 진출로 방향을 설정했다. 투자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자문에 따른 수수료 수익을 일부 수령할 수 있다.

직접 진출에 못지 않은 네트워크 확대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CRC는 차세대 중간엽줄기세포(MSC) 치료제 'EN001'을 일본 제약사 및 바이오텍에 적극적으로 소개하면서 함께 라이선싱 업무를 수행하기로 협의했다.

◇미국 시장 진출 시 국내 CDMO 수주에 강점, 내년 매출 반등 기대

이러한 사업 구조는 일본에 국한되는 전략이 아니다. 이엔셀은 이미 호주 시장에서도 동일한 비즈니스 모델로 현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달 초 이엔셀은 호주 멜버른의 CDMO 기업 '셀테라피스(Cell Therapies)'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협력 역시 양사의 GMP 제조 인프라와 임상·상업 생산 경험, 규제·기술 전문성, 아시아퍼시픽(APAC) 지역 네트워크를 결합하는데 목적이 있다. 호주 역시 일본 시장과 동일하게 최소 비용으로 현지 시장 네트워크를 넓혀나가고 있다.

추가로 미국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도 추진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대상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으나 논의 중인 기업 역시 미국 시장 내 CGT CDMO 분야 유력 기업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공격적인 네트워크 확장은 주력 사업인 국내 CDMO 사업에도 강점으로 작용한다. 이엔셀에 수주를 맡기는 국내 바이오텍들 중에는 아직 글로벌 네트워크를 많이 갖추지 못한 초기 기업들이 다수다.


이엔셀이 단순 CDMO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시장 네트워크 기능까지 함께 고객사들에게 제공할 수 있으면 수주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다. 추가로 현지 파트너사들이 한국 시장 진출을 원할 경우에도 이엔셀의 생산 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

올해 9월 말 기준 이엔셀의 CDMO 매출은 38억원이다. 이는 작년 3분기 대비 25.5% 줄어든 수치다. 2023년 105억원에서 작년 72억원으로 매출이 감소한 이후 올해까지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한 수수료 매출과 수주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엔셀 내부에서는 내년 CDMO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작년 의정 갈등에 따른 고객사 바이오텍들의 임상 지연이 CDMO 실적의 외부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초기 단계 바이오텍이 많은 사업 특성상 올해 자본시장 경색도 수주에 악영향을 미쳤다.

파트너십을 활용한 글로벌 시장 간접 진출 전략은 주어진 재원의 효율적 배분을 위한 조치기도 하다. 최근 이엔셀은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225억원의 현금을 조달했지만 신약 개발 R&D 비용 등을 고려할 때 여유로운 자금 상황은 아니다.

9월 말 기준 이엔셀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14억원으로 작년 말 306억원 대비 30% 감소했다. 매출 규모는 작년 대비 줄어들었지만 R&D 비용은 오히려 47억원에서 56억원으로 26% 증가했다. 내년에는 샤르코마리투스병 1A형 치료제 EN001 임상 2상도 예정돼 있어 R&D 비용이 더욱 늘어날 예정이다.

이엔셀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직접 생산시설을 구축하기보다는 파트너십을 통해 간접 진출함으로써 비용을 효율화하고 네트워크 등 효과를 얻을 예정"이라며 "조달을 통해 확보한 현금은 신약 R&D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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