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노믹스가 상장 후 3거래일 연속 최대 주가 상승 폭을 기록하며 시가총액이 2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공모가 대비 주가는 7배 이상 급등했다. 빅파마 일라이릴리와 체결한 2조원 안팎의 플랫폼 기술이전 성과에 힘입어 단숨에 조 단위 기업가치로 올라섰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선 이 같은 주가 흐름이 씁쓸할 수밖에 없다. 주가 급등에도 IPO(기업공개)를 통해 실제 유입되는 현금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공모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상당히 보수적으로 책정한 이유다.
◇공모가 2만2500원 상장, 주가 16만원대까지 '7배 상승' 이달 18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알지노믹스는 상장 첫날 공모가 2만2500원 대비 300% 오른 9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19일과 22일에도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가 상승세가 계속됐다. 23일에는 6.3% 상승 마감했고 24일 장중 주가는 16만원대를 오가고 있다.
공모가 대비 주가는 약 7배 이상 상승했다. 시총은 약 2조3000억원을 넘어 단숨에 코스닥 시총 순위 30위권에 진입했다. 빅파마 일라이릴리와 체결한 2조원 안팎의 플랫폼 기술이전 성과가 상장 시장에서 기업가치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수요예측 단계에서 기관투자자가 제시한 높은 락업 비율이 시장의 열기를 끌어올렸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2229개 기관 중 57.8%인 1288개 기관이 3개월 이상 장기 의무보유 확약을 제시했다. 신청 주식 수 기준 의무보유확약 제시 비율은 74.3%에 달했다.
다만 가파른 주가 상승 폭에도 회사로 실제 유입된 공모자금 규모에는 변함이 없다. 알지노믹스는 100% 신주모집 방식으로 공모를 진행했다. 공모가액은 희망밴드 상단인 2만2500원으로 모집총액은 464억원이었다. 공모가 상단 기준 시총은 약 3098억원이었다.
알지노믹스의 주가 급등이 어느 정도 예견됐던 점을 감안하면 회사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올해 2월 일라이릴리와 9000억원 규모로 에셋 딜을 체결한 올릭스가 대표적 비교 사례다. 올릭스의 시총은 해당 딜 이후 조 단위를 넘어섰고 최근 2조원을 돌파했다.
알지노믹스가 올해 5월 일라이릴리와 체결한 계약은 플랫폼 딜이긴 하나 그보다 약 2배 이상 큰 1조9000억원 규모다. 알지노믹스는 1조9000억원 계약 중 2025~2029년 실현 가능한 410억원만을 공모가 산정에 반영하며 밸류를 상당히 보수적으로 책정했다.
◇연내 상장 목표 최우선, 의도된 보수적 밸류 산정 알지노믹스는 기술특례상장 준비 과정에서 단기간 내 IPO를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투자친화적인 공모 구조를 설계했고 불과 40영업일만에 상장 문턱을 넘었다. 작년 말 200억원대 펀딩을 마친 뒤 여유로웠던 재무 사정도 이같은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알지노믹스는 작년 12월 프리IPO를 통해 203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 삼성벤처투자가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다. 기존 주주인 에이온인베스트먼트와 쿼드벤처스가 후속투자에 나선 바 있다. 시리즈 단계 누적 펀딩 금액은 812억원이다.
알지노믹스는 2017년 이성욱 단국대학교 생명융합학과 교수가 창업했다. RNA를 이용한 유전자치료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6월 기술성평가를 통과했고 7월 상장 예심을 청구했다. 약 두 달 만에 예심 승인을 받았고 이달 18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핵심 파이프라인은 RZ-001로 RNA 치환효소를 통해 텔로머라제(hTERT) mRNA를 표적 및 절단해 hTERT 단백질 발현을 억제한다. 동시에 자살유도유전자(HSVtk) RNA로 치환하고 발현을 유도해 암세포 특이적 세포사를 유도한다.
RZ-001의 원발성 간암 대상 면역항암제와 병용요법을 통한 국내 임상 1b/2a상을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교모세포종 대상 단독요법으로 국내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국내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2a상부터 수행할 계획이다.
알지노믹스 관계자는 "연내 상장이란 목표 속 밸류에이션 책정에 있어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한 건 사실"이라며 "희망밴드 상단에서 유입된 공모자금도 충분한 데다 상장 후 주가가 높을 경우 이후 펀딩에도 유리하게 활용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