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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자사주 처분 전략

유한양행 밸류업 약속 자사주 소각 이행, 주가 부양 '미미'

작년 이어 362억 추가 소각, 1% 목표치 근접…주가부양 효과는 미미

이기욱 기자  2026-01-07 08:26:29
국내 제약사들이 교환사채(EB) 발행과 지분교환 등 다양한 자기주식 활용 전략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유한양행이 자사주 소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제약업계 1호 밸류업 계획 발표 기업으로 계획했던 주주환원 정책을 순차적으로 실행하는 중이다.

연이은 자사주 소각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효과는 기대만큼 발휘되지 않고 있다. 주주환원책 외 기업 사업 성장 측면의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체 기업가치 평가에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총 0.7% 소각 단행, 평균 주주환원율 30% 달성 여유

유한양행은 이달 15일 자기주식 32만836주를 소각할 예정이다. 현재 전체 발행 보통주 7996만8437주 중 0.4%에 해당한다. 소각 예정금액은 약 362억원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국내 제약사들이 자기주식을 EB발행과 지분 교환 등에 활용하는 흐름과 반대로 유한양행은 수백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유한양행은 작년에도 한 차례 자사주 소각에 나섰다. 작년 5월 23일 253억원 규모의 자사주 총 26만627주를 소각했다. 두 번의 자사주 소각 총액은 약 615억원이다.

이는 2024년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다. 당시 유한양행은 국내 제약업계에서 처음으로 밸류업 계획을 공시하면서 2027년까지 전체 1% 지분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소각이 완료 또는 예정된 자사주 지분은 현재 0.7%다. 올해 또는 내년 중 한 차례 추가 소각이 이뤄지면 계획했던 1% 자사주 소각은 무리 없이 달성할 수 있다.


주주환원책 목표로 내세웠던 주주환원율 30% 역시 충족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유한양행의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967억원이다. 해당 연도 배당 총액 375억원만으로 주주환원율 38.8%를 기록했다.

2025년에는 3분기 누적 9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 약 1300억원의 순익을 시현한다고 추산할 경우 이미 작년 자사주 소각만으로 약 20%의 주주환원율을 기록할 수 있다. 2024년 결산 배당과 비슷한 규모의 현금 배당만 유지해도 주주환원율은 약 49%까지 높아진다.

◇밸류업 계획 발표 보다 주가 17.4% 하락, 매출 성장 목표치 달성 난항

적극적인 자사주 소각 정책에도 유한양행의 주가부양 효과는 기대만큼 나타나지 않고 있다. 작년 5월 13일 유한양행이 253억원 자사주 소각을 발표했을 당일 주가가 2.67% 상승하기는 했으나 이후 5거래일 동안 주가는 다시 하락했다. 작년 5월 12일 종가 10만5000원에서 13일 10만7800원으로 상승했으나 5월 20일 다시 10만5500원 수준으로 복귀했다.

이번 자사주 소각 역시 마찬가지다. 5일 자사주 소각 발표 이후 전 거래일 대비 종가가 1.51% 상승하는데 그쳤고 6일에는 주가가 동일하게 11만4500원을 유지했다. 유한양행이 처음으로 밸류업 계획을 공시했을 당시 주가 13만8700원과 비교하면 현재 주가는 오히려 17.4% 하락했다.


주주환원 측면의 밸류업 계획은 목표치 달성이 유력시되지만 사업 성장 측면에서는 목표 지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시 유한양행은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연 평균 10%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겠다고 예고했다.

2024년 별도 기준 유한양행의 매출은 2조84억원이다. 2027년까지 약 2조6700억원으로 늘려야 연평균 10%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 작년과 올해 약 2조2000억원과 2조4000억원 수준의 성장 추이를 유지해야 한다.

유한양행의 작년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5767억원으로 전년 1조5329억원 대비 2.9% 증가하는데 그쳤다. 4분기 레이저티닙 마일스톤 수령 등 추가 매출이 예정돼 있지만 일시적 요인으로 올해와 내년까지 성장세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유한양행은 2024년부터 2027년까지 매년 1건 이상의 기술수출 성과도 목표로 제시했으나 이 역시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많은 기대를 모았던 알레르기 치료제 '레시게르셉트(코드명 YH35324)'의 기술수출도 지연되면서 작년 10월 자체 국내 임상 2상 시험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2024년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라 주주환원 정책들을 이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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