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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뮨온시아 유증, 유한양행 안하나 못하나 '재무부담 압박'

배정 물량 800억 '한해 영업익', 100억 참여 예고…R&D·주주환원에 '긴축기조'

이기욱 기자  2026-02-11 18:30:59
이뮨온시아 유상증자에 최대주주인 유한양행이 참여하는 규모는 미미하다. 이를 두고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지만 유한양행의 펀더멘털 관점에서는 불가피 한 측면이 있다.

작년 렉라자 마일스톤 수익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대폭 늘었지만 신약 개발 신규 임상 등으로 R&D 비용이 다시 확대되는 중이다. 더욱이 이뮨온시아에 1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이미 투입한 터라 사실상 추가 출자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1200억 유증에 100억 참여, 지분율 감안 800억과 괴리

이뮨온시아가 추진하는 1200억원의 유증에 유한양행이 참여하는 규모는 단 100억원이다. 유한양행이 보유한 이뮨온시아 지분은 66.6%인데 이를 계산하면 최대 800억원까지 참여할 수 있다. 지분 희석에도 불구하고 이뮨온시아는 권리를 포기했다. 최대주주로서 책임 경영을 이행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이뮨온시아의 소액주주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하지만 유한양행의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최대 규모의 참여는 사실 쉽지 않다. 또 기투자한 타사의 상황을 감안할 때 형평성도 곱씹을 필요가 있다.

유한양행은 이뮨온시아 설립 당시 118억원 출자를 시작으로 2021년 60억원, 2023년 80억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직접 출자한 금액은 총 258억원이다. 또 2023년 합작 파트너였던 미국 소렌토 테라퓨틱스가 파산하면서 270억원 규모의 구주를 매입하는데 또 자금을 투입했다.

간접 투자도 이뤄졌다. 이뮨온시아가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론자와 상업화 기술이전을 맺는 과정에서 유한양행이 150억원을 지급했다. 작년 코스닥 상장 과정에서 이뮨온시아 주식 1100만주를 무상증여하기도 했다. 구주매도로 계산할 경우 약 400억원 규모다. 직간접 투자 규모만 단순 계산으로 1078억원에 달한다.

작년 9월 말 기준 유한양행이 기재한 이뮨온시아 장부가액은 674억원이다. 유한양행의 전체 65곳의 타법인 출자금의 장부가 7847억원 중 약 10% 비중이다. 이뮨온시아를 자회사로 품는 과정에서 과도한 자금 집행이 이뤄진 셈이다. 추가투자가 쉽지 않은 이유다.

◇마일스톤 수익에도 영업이익률 5%대, 작년 4분기 R&D 비용 700억

유한양행의 자체 재무 현황을 따져도 800억원 규모의 유증 참여는 부담이 된다. 작년 유한양행은 별도 기준 매출은 전년대비 5.7% 늘어난 2조186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701억원에서 1102억원으로 57.2% 늘었다. 영업비용이 투입되지 않는 라이선스 수익이 1000억원을 넘어서면서 영업이익률이 2024년 3.5%에서 5.2%로 개선됐다.

하지만 대폭 증가한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한해 영업이익에 버금가는 금액을 단일 회사 유증 참여로 활용하는 결정을 내리긴 쉽지 않다. 더욱이 여전히 영업이익률은 5%대로 낮은 수준이다.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의 중국 상업화에 따른 마일스톤 수익 약 656억원이 반영된 4분기를 제외한 3분기까지의 영업이익률은 4.97%에 불과하다.

작년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102억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투자활동현금흐름 순유출 332억원과 재무활동현금흐름 순유출 607억원이 발생하면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증가액은 163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 중 재무활동현금흐름 유출액은 자기주식 취득 200억원과 배당금 지급 375억원 등 주주환원과 관련된 순유출이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라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800억원 규모의 투자활동현금흐름 유출이 더해지면 유동성 관리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향후 R&D 사업을 위한 비용도 늘어날 전망이다. 유한양행은 작년 10월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 임상 2상을 자체적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에이비엘바이오로부터 도입한 면역항암제 이중항체 2종도 모두 임상 1상 단계에 진입했다.

작년 3분기까지만해도 분기별 R&D 비용이 400~500억원대에 불과했지만 4분기 들어 747억원으로 다시 확대되는 중이다. 이전 분기 455억원 대비 64.2% 늘어났고 전년 동기 647억원과 비교해도 15.5% 증가했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유한양행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880억원이다. 한해 캐팩스(CAPEX) 투자는 500억원, 판관비는 6000억원에 달한다. 내부적으로 최소한의 운영자금으로 비축하는 현금성 자산으로 약 2000억원으로 기준을 세우고 있다. 유한양행은 대내외적으로 비용 집행 축소 등 구조조정 압박을 받고 있다. 실제로 고위급 임원 상당수가 최근 몇개월 사이 회사를 떠났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다양한 법인들에 오픈이노베이션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가운데 특정 법인에 과도하게 투자를 하면 안정성 측면에서 위험이 있다"며 "내부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개발 사업에 들어갈 비용 등을 고려해 투자 규모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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