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기본자본 규제 도입이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보험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건전성 규제가 자본의 질에 초점을 맞춰지며 회사의 관리 부담은 커지고 있다. 기본자본 확충이 쉽지 않은 데다 규제와 상충되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가 가장 큰 걸림돌로 남아있다. 기본자본 규제를 둘러싼 쟁점과 업계에 미칠 파장을 짚어봤다.
내년부터 기본자본 규제가 시작되지만 보험사들이 실질적인 자본 질 상향에 나설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기본자본 규제와 상충되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에 대한 개선이 없어 기본자본 지급여력(K-ICS, 킥스)비율 관리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당국은 앞서 해약환급금준비금 합리화 필요성에 대한 검토에 나섰지만 근본적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당국은 일부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킥스비율 우수 보험사에게 적용했던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률 80% 완화 조치를 100%로 되돌리긴 했지만 미봉책이라는 지적이다. 보험사가 영업을 지속함에 따라 준비금이 이익잉여금을 초과할 경우 발생하는 기본자본 저하는 막지 못한다. 이미 하나생명 등 중소형 보험사에서 이익잉여금을 초과한 곳들이 나타나고 있다.
◇내년부터 점진 상향 나서야 하는데…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여전
업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보험사에 적용하는 기본자본 킥스비율 최소 기준을 50%, 권고치를 80%로 하는 자본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 2027년부터 시행 예정으로 킥스비율 도입 때와 마찬가지로 경과조치가 적용된다. 기한은 2035년까지로 9년 가량의 적기시정조치 유예 기간이 주어질 예정이다.
경과조치 기간이 주어졌지만 당국은 그 기간 동안 점진적 개선 추이를 점검한다. 2036년 1분기까지 보험사가 기본자본 킥스비율 50%에 도달하기 위해 매년 달성해야 할 최저 기준을 세우고 관리한다. 경과조치 기간이라도 각 보험사마다 적용되는 최저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즉시 경과조치는 종료되고 적기시정조치가 내려진다.
보험사들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기본자본 킥스비율 관리에 돌입해야 하지만 자본 관리가 쉽지 않다. 기본자본 규제와 상충되는 해약환급금 준비금 제도가 자본 관리 부담을 키우고 있어서다. 해약환급금 준비금은 우선 기본자본으로 분류되지만 준비금 규모이 늘어나 이익잉여금 규모를 초과하면 반대급부에 있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상당액 초과분이 늘어난다. 이는 보완자본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기본자본은 감소하는 결과를 낳는다.
앞서 해약환급금 준비금 제도의 문제점이 지적되자 당국은 검토에 나서기로 했지만 근본적인 제도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보험사 CEO 간담회에서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의 개선 필요성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당국은 업계와 논의를 이어왔지만 제대로 된 개선 작업은 미뤄지고 있다.
◇적립율 100% 적용 조치 '미봉책'…이익잉여금 초과시 기본자본 저하
당국은 기본자본 규제와 상충되는 해약환급금 준비금 제도의 문제점을 의식해 일부 조치를 취했다. 그간 킥스비율 우수 보험사에 대해서는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비율을 80%로 낮췄으나 기본자본 킥스비율 계산시에는 100%로 적용하기로 했다. 해약환급금 준비금 규모가 줄어들면 보완자본이 늘어나 기본자본은 감소하는 모순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위 조치로 해약환급금 준비금 규모가 줄어들 경우 기본자본이 감소하는 문제는 막을 수 있다. 그러나 해약환급금 준비금이 늘어나 발생하는 문제는 막을 수 없다.
해약환급금 준비금 제도가 있는 한 기본자본 킥스비율 저하는 지속된다. 영업을 할수록 준비금이 커져 이익잉여금 을 초과하면 기본자본이 깎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중소형 보험사인 하나생명은 이미 이익잉여금이 한도에 도달했다. 기본자본 규제가 본격 도입되는 2035년이 되기 전부터 상당수 보험사의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이익잉여금 한도를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
기본자본은 자본성증권으로 확충 가능한 보완자본과 달리 관리 수단이 한정적이다. 유상증자를 하거나 기본자본으로 인정되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야 하는데 조건이 매우 까다롭다. 특히 내년부터 기본자본 신종을 발행하려면 조기상환시 기본자본 킥스비율 권고치(80%)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발행 문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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