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비엠의 현금 곳간이 비어가고 있다. 영업현금흐름 사정이 악화하고 과거 투자 부담이 누적돼 현금 유출 구조가 굳어진 영향이다. 최근 자본적지출을 줄이며 재무 상황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현금 창출력 회복 없이는 재무 여력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금성자산 반토막…영업현금흐름 악화가 원인 에코프로비엠의 개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3분기 1371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말 현금성자산 규모가 2778억원이었던 걸 고려하면 약 3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현금 유입이 둔화한 영향이 컸다.
에코프로비엠의 현금 흐름은 2022년을 기점으로 급변했다. 중소기업으로 출발했던 에코프로의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은 이차전지 산업 호황을 타고 현금성자산을 빠르게 쌓아왔다. 2021년까지 200억원대에 머무르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이듬해 2778억원으로 약 12배 급증했다.
그러다 2023년부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영향으로 영업현금흐름이 꺾이며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감소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는 2022년 3079억원에서 2023년 1051억원으로 급감했고 2024년에는 마이너스(-) 1725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에도 1분기와 2분기 각각 189억원과 454억원 적자 기록하던 OCF는 지난해 3분기 410억원으로 소폭 회복됐지만 감소하는 현금 추세를 역전하기엔 부족한 수준이다.
◇투자 마무리로 CAEPX 축소…FCF 방어는 아직 최근 들어 에코프로비엠의 투자 기조에는 뚜렷한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해 3분기 자본적지출(CAPEX)은 5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5% 감소했다. 2023년 착공한 헝가리 신공장 관련 주요 설비 투자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자금 부담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다만 투자 축소만으로 현금흐름이 정상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에코프로비엠의 잉여현금흐름(FCF)은 2021년 –1858억원, 2022년 –2386억원으로 대규모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23년에는 980억원 플러스(+)로 소폭 개선됐지만 2024년 다시 –2310억원으로 줄어들며 현금 유출 구조가 다시 확대됐다.
2025년 3분기 기준 FCF는 –62억원까지 축소되며 마이너스 폭이 크게 줄었다. CAPEX를 줄여 투자 유출을 억제한 방어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다만 지출을 줄여 자본 유출 규모를 줄인 만큼 영업활동에서 안정적인 현금이 쌓이지 않는 한 현금성자산 감소 흐름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헝가리 공장이 본격 가동 단계에 접어들 경우 전방 수요 회복과 맞물려 영업 현금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국내 공장 가동률 부진을 보완하고 유럽 고객사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전기차 수요 회복이 계속 지연될 경우 에코프로비엠은 당분간 CAPEX 축소를 통한 현금 방어 모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