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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차입만기 장기화 방점…방산 실적 변동성 '보완'

차입금 상환자금으로 4200억 배정, CP 상환 추진

백승룡 기자  2026-01-23 15:16:27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연초 5000억원을 조달하면서 올해 만기도래 회사채가 아닌 기업어음(CP) 상환 계획을 내놨다. KAI의 재무 정책이 회사채 상환으로 이자비용을 줄이는 것보다 CP 상환으로 차입금 만기구조를 장기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모습이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KAI는 이달 27일 총 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당초 2500억원으로 모집액을 제시했지만, 지난 19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조8700억원에 달하는 매수주문을 받으면서 발행 규모를 두 배로 늘린 것이다. 3년 만기로 4200억원, 5년 만기로 800억원을 각각 조달할 예정이다.

KAI는 이번 5000억원의 공모 자금 가운데 3년 만기로 조달한 4200억원을 채무상환에 사용할 예정인데, 회사채가 아닌 CP 상환 계획을 밝힌 점이 눈에 띈다. CP는 상대적으로 손쉽게 발행할 수 있어 이번과 같은 회사채가 아니더라도 연중 수시로 차환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KAI의 올해 만기도래 금액은 회사채 3000억원, CP 4600억원 등이다.

CP를 회사채로 차환하면 차입금 만기구조가 장기화되는 효과가 있다. 일반적으로 CP는 만기가 1년 미만인 반면 회사채는 만기가 최소 2~3년으로 길다. 현재 KAI가 보유한 4600억원 규모 CP의 만기도 모두 올해 상반기에 몰려있다. 수개월 남짓한 만기의 차입금을 이번 차환으로 만기를 3년으로 늘리게 된 것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KAI의 전체 차입금은 약 2조원으로 이 중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성 차입금은 은행 대출 약 4000억원, 회사채 3000억원 등 7000억원으로 35% 수준에 그쳤다. 기존에도 재무 정책의 방향성은 차입금 만기구조를 장기화하는 데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환 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회사채를 상환할지, 만기가 짧은 CP를 상환할지 등의 의사결정은 각 기업의 재무 정책에 따라 달라진다”며 “KAI는 단기성 차입금을 선호하지 않아 장기화된 차입금 만기구조로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현재 KAI가 보유하고 있는 CP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 초까지 찍은 물량이다. 한국형 전투기 ‘KF-21’ 개발 프로젝트 등으로 자금소요가 커진 영향이다. KAI는 K-21 개발을 연내 마무리하고 하반기부터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올 하반기 최초양산 물량을 시작으로 오는 2028년까지 KF-21 40대를 대한민국 공군에 납품할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KF-21 등 대형 프로젝트는 상당한 개발비가 선투입되고 양산 등을 통해 투자비와 마진이 회수되는 구조로 장기간에 걸쳐 실적 변동성이 발생하게 된다”며 “KAI가 차입금 만기구조를 장기화하면서 분산하는 특징이 두드러진 것은 현금흐름의 변동성이 큰 방위산업 특성을 보완하는 재무 정책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AI는 K-21 등 군수사업 외에도 FA-50 등 완제기 수출사업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실적 변동성이 큰 군수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총 26조원 규모의 수주 잔고에서도 △군수사업 10조원 △완제기 수출 6조원 △민수 기체부품 10조원 등으로 다변화가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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