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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전략 분석

이랜드리테일 유통BG, 차입금 개선 방안은

전체 자산 중 부동산 56%, 일부 투자자산 대체…점진적 매각 들어가나

김태영 기자  2026-01-29 13:31:05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 발행, 자산 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조직개편과 새 인사까지 마친 이랜드리테일 유통 비즈니즈그룹(BG)이 차입금 개선 방책에 골몰하고 있다. 신용등급 회복의 최우선 과제가 차입금 부담 축소로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랜드리테일의 재무구조를 보면 유형자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 중 대다수가 토지 등 부동산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최근 일부 부동산 자산을 투자부동산으로 대체했는데 향후 점진적인 매각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 체제 개편과 함께 신일선 CFO 선임, 차입금 개선 최중점 과제로

이랜드그룹은 최근 그룹사 유통 사업을 크게 유통BG와 식품BG로 양분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위기가 지속되던 상황에서 조직에 새 활력을 불어넣고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그 결과 이랜드리테일도 유통BG와 식품BG로 나뉘었는데 유통BG의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신일선 이사를 지난해 12월 선임했다. 이에 앞서 자회사인 이랜드글로벌을 이랜드리테일에 합병하기도 했다.

신일선 이사는 직전까지 토스뱅크에서 CFO를 역임하던 인물이다. 토스뱅크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인가를 받을 때부터 함께해왔다. 수익성 개선과 리스크 관리에 동시에 전념함으로써 2024년 최초로 연간 기준 순이익(460억원)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이랜드리테일에서는 차입금 관리가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리테일은 오랫동안 높은 차입금 부담에 시달려왔기 때문이다.

2024년 말 한국기업평가는 이랜드리테일 신용등급을 기존 BBB+, 부정적에서 BBB, 안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과중한 재무부담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주요 사유였다. 그러면서 등급 상향의 조건으로 EBITDA(상각전영업이익)/금융비용 3.5배 이상, 순차입금/EBITDA 11배 이하 등을 제시했다.

최근 이랜드리테일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실시한 이유도 신용등급 회복을 급선무로 보았기 때문이다. 다만 본업인 백화점 업황이 현재 불황이므로 단기간 내 EBITDA 개선은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차입금 감소를 통해 이자비용을 줄여야만이 위 두 조건을 빠르게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 이사 역시 차입금 축소를 선결 과제로 보고 있다.

문제는 차입금 규모가 꺾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랜드리테일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021년 말 1조9855억원, 2022년 말 2조2174억원, 2023년 말 2조1977억원, 2024년 2조1724억원, 2025년 3월 말 2조2094억원으로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그 결과 2025년 3월말 기준 EBITDA/금융비용은 1.1배(직전 분기는 1.3배), 순차입금/EBITDA는 15.9배(직전 분기는 12.8배)로 오히려 두 지표 모두 악화했다.


◇ 오프라인 불황 속 대규모 부동산 자산, 일부는 투자부동산으로 전환

이랜드리테일은 최근 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신발 편집숍인 ‘폴더(FOLDER)’ 매각을 진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이랜드리테일이 보유한 대규모 부동산 자산이 주목받고 있다. 2024년 기준 전체 자산(5조8936억원) 가운데 토지자산이 3조3001억원으로 약 56%를 차지했다. 기초와 비교해 약 5935억원의 재평가 이익이 계상된 결과다.

이랜드리테일 위기의 근본원인은 유통업계의 온라인화로 풀이된다. 쿠팡 등을 위시한 이커머스가 주류로 자기매김하면서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을 주요사업으로 영위하는 이랜드리테일이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랜드리테일은 사업체질을 개편해야할 필요성이 제기되는데 이 과정에서 지나치게 규모가 큰 오프라인 부동산 자산의 매각이 이뤄질 수 있다.

실제로 2024년 이랜드리테일은 유형자산에 속하는 일부 부동산자산을 투자부동산으로 대체한 바 있다. 2024년 투자부동산 규모는 기초 273억원에서 기말 1589억원으로 급증했다. 1489억원어치의 유형자산이 투자부동산으로 대체됐기 때문이다.

1589억원은 장부금액 가치 기준이다. 이랜드리테일이 인식한 공정가치로는 2445억원으로 책정된다. 체질 개선과 차입금 개선이 시급한 상황에서 이랜드리테일이 투자부동산 처분 방안을 고민하는 데 우선적으로 착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차입금 감축을 위해 현재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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