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젠사이언스의 밸류를 단숨에 끌어올린 계기는 단연 체외진단 기업 엑세스바이오 M&A(인수합병)였다. 2019년 단돈 300억원으로 경영권을 취득한 진단 기업 엑세스바이오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조 단위 매출과 함께 수천억원대 현금을 축적했다.
이미 예견된 엔데믹 국면에서 확보한 현금의 활용법 등 대응 전략이 관건이었다. 엑세스바이오는 최근 필러 기업 알에프바이오 인수 등 3건의 투자로 에스테틱 포트폴리오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팜젠사이언스도 소화기 신약 외 비만치료제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대주주 지분 24.31% 보유, 관계기업 1330억 손상차손 인식
팜젠사이언스는 작년 3분기 기준 9곳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상장사는 엑세스바이오가 유일하며 팜젠사이언스가 지분 24.3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팜젠사이언스는 엑세스바이오를 연결 대상 종속회사가 아닌 관계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팜젠사이언스의 당기순이익은 관계사 엑세스바이오의 실적 변동에 영향을 받아왔다. 엑세스바이오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2022년에는 지분법 이익이 크게 늘며 당기순이익이 700억원대까지 증가했다. 당시 엑세스바이오는 팜젠사이언스의 실적을 훌쩍 뛰어넘는 1조339억원의 연결 매출과 4692억원의 영업이익, 349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반대급부로 엔데믹 전환 후 엑세스바이오의 실적이 둔화되면서 팜젠사이언스의 작년 당기순이익 등 회계상 재무지표가 악화됐다. 팜젠사이언스의 2025년 당기순손실은 1166억원으로 전년 28억원의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순이익 적자 전환의 원인은 진단 업황 악화에 따른 엑세스바이오 등 관계회사의 영업 실적 둔화 영향이다. 팜젠사이언스는 엑세스바이오에 대한 손상 평가 실시 후 장부가액 1679억원에서 공정가치 349억원을 제외한 약 1330억원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팜젠사이언스는 순환기, 소화기 중심 전문의약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중견 제약사다. 매출 구성 역시 전문의약품 비중이 전체의 90% 이상으로 압도적이다.
팜젠사이언스의 2025년 매출은 1731억원으로 전년 1713억원 대비 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0억원으로 전년 106억원 대비 43.8% 줄었다. 올해 약가인하 행정명령 시행을 앞두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MSO·화장품·필러까지 뷰티 볼트온 과제, R&D 투자 지속
수천억원대 현금을 보유한 엑세스바이오의 반등이 그룹 밸류업 관점에서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코로나19 시기 수천억원대 현금을 축적했음에도 그간 외부 투자에 보수적이었던 엑세스바이오는 올해부터 뷰티라는 공통분모 속 전략적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엑세스바이오는 올해 1월 종합 헬스케어 기업 AAC홀딩스에 150억원, AAC홀딩스와 공동 설립하는 합작법인 AACG에 5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진단 기술 역량에 AAC홀딩스의 메디컬 에스테틱 운영 경험을 결합해 개인 맞춤형 종합 웰니스 케어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AAC홀딩스는 MSO(병원경영지원) 자회사 AAC를 보유하고 있다.
팜젠사이언스는 엑세스바이오 자회사 비라이트인베스트먼트와 공동으로 뷰티 전문 기업 에이제이룩의 유상증자에 각각 30억원씩 총 60억원을 투자했다. 이를 통해 BTS(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의 누나인 인플루언서 정지우 대표 가족에 이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2019년 설립된 에이제이룩은 인디 화장품 브랜드 니프니프 등을 운영 중이다.
엑세스바이오는 필러 전문 기업 알에프바이오의 구주 인수 및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570억원을 투입했다. 취득 후 지분율은 약 80.24%다. 앞서 투자한 뷰티 포트폴리오 기업들과의 시너지 창출 등 볼트온 전략의 실행이 관건으로 지목된다.
팜젠사이언스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 현황.(자료=팜젠사이언스)
팜젠사이언스 자체적으로는 2021년 바이오신약본부 신설 후 준비해온 파이프라인의 본임상 진입에 주목하고 있다. 염증성장질환 치료제(RD1301), 역류성식도염 치료제(RD1304, RD1305) 등 소화기 계통 신약 개발이 대표적이다.
비만치료제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작년 2월 이뮤노포지와 비만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했다. 이뮤노포지의 반감기 연장 ELP 플랫폼 기술과 BBB(뇌혈관장벽) 링커 기술을 활용해 1개월 장기 지속형 GLP-1 유사체 개발에 나섰다.
팜젠사이언스그룹 관계자는 "작년 당기순손실은 엑세스바이오 영향에 따른 회계상 비용으로 현금 유출과 무관하다"며 "혁신형 제약사 기준 충족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이어가는 한편 진단을 하나의 축으로 웰니스 플랫폼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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