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채범 한화손해보험 대표(
사진)는 지난해 업계 상위권 수준의 보수를 받았다. 수익성 둔화로 성과급이 절반 줄었지만 고정급인 급여 덕분에 9억원대 보수를 유지했다. 이는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현대해상 대표들의 총보수를 웃도는 규모다.
나 대표의 성과급이 줄어든 걸 경영 역량을 낮게 평가한 결과로 단정하긴 어렵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연결 기준 순이익이 전년보다 줄었지만 미래이익과 자본적정성 지표에선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1년 새 보험계약마진(CSM)은 7% 증가했고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은 200%대를 유지했다.
◇단기 이익 정체에 깎인 성과급…CSM, K-ICS는 긍정적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나채범 대표는 지난해 보수로 총 9억6700만원을 받았다. 급여와 상여로 각각 7억7600만원, 1억5600만원씩 지급됐다. 기타 근로소득은 3400만원으로 책정됐다. 전년과 비교해 총보수가 2.9% 감소했다. 급여가 1억1200만원(16.9%) 증가했지만 상여는 1억5700만원(50.2%) 줄었다.
급여는 직무, 직급, 근속기간, 리더십, 전문성, 회사 기여도를 종합 반영해 산정한다. 통상 연차가 쌓이거나 대표이사로서 역할이 안정화되면 일정 수준 오르는 성격의 보수다. 반면 상여는 임원보수규정과 보수위원회가 정한 성과보상 운영기준에 따라 별도로 산출된다. 같은 총보수라도 급여와 상여를 분리해 봐야 하는 이유다.
상여는 이사회에서 의결된 임원보수규정 및 보수위원회에서 결정된 성과보상 운영기준에 따라 산출된다. 전사 핵심성과지표(KPI)의 최종 책임자인 나 대표의 성과는 회사 전체 성과측정 지표와 일정 부분 연동된 구조로 보는 게 자연스럽다.
한화손보는 수익성 지표와 생산성 지표를 회사 주요 성과 지표로 설정했다. 수익성 지표에는 경제적 초과이윤이, 생산적 지표에는 여성특화 보험 시장 지위 유지와 디지털·AI 활용 사업모델 창출 등이 포함된다.
전년에 비해 상여가 줄어든 건 수익성 지표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화손보의 순이익은 연결 기준 2923억원으로 전년 3160억원 대비 7.5% 줄었다. 상여로 3억1300만원을 수령한 2024년 에는 순이익을 48.5%나 늘렸다.
다만 이를 경영 성과를 낮게 평가한 결과로 단정하긴 어렵다. 단기 이익은 둔화했지만 미래이익과 자본력은 일정 수준을 방어했다. 지난해 투자손익은 1530억원에서 2233억원으로 늘었고 CSM도 3조8032억원에서 4조694억원으로 7.0% 증가했다. 킥스비율은 211.9%에서 209.0%로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200%를 웃도는 수준이다.
◇회사 규모 대비 큰 CEO 보수…외형보다 내실 경영 무게 나 대표의 보수는 업계에서 높은 편에 속한다.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 8억2200만원, 구본욱 KB손해보험 8억100만원, 이석현 현대해상 대표 6억6200만원을 웃돈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이문화 대표 17억5800만원에 비해선 격차가 벌어졌다. 한화손보의 규모나 실적에 비해 보수가 크게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순이익 규모와 대표 보수가 꼭 비례하지는 않는 모양새다. 한화손보는 DB손보나 KB손보보다 이익 규모가 작지만 대표 보수는 오히려 더 높다. 이는 한화손보가 외형 성장이나 시장 지배력 중심으로 성과를 평가하는 대형사와 달리 제한된 자원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익과 자본을 관리했는지를 더 중시한 결과일 수 있다.
지난해 나 대표의 보수는 성과 인정과 보수적 조정이 함께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순이익 둔화는 상여 축소로 반영됐지만 CSM 증가와 건전성 방어는 총보수를 9억원대에 붙들어 놓는 완충 장치가 됐다. 나 대표의 지난해 보수는 주요 경영지표의 흐름을 세부적으로 선별해 반영한 결과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