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 등 국내 주요 4개 석유화학사들은 2022년을 기점으로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수익성 지표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다만 각 사의 포트폴리오에 따라 수익성 악화의 정도는 달랐다.
최근 5년 동안 ROE와 ROA가 모두 플러스(+)를 기록한 화학사는 금호석유화학뿐이다. 수익성 지표 하락폭은 가장 컸지만 기초소재 의존도가 낮은 포트폴리오 덕에 2025년 흑자를 낸 유일한 화학사로 남았다. 반면 기초소재 의존도가 가장 높은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개 지표 모두 4사 중 가장 낮았다.
LG화학은 이차전지와 첨단소재,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이들 역시 화학 불황에 따른 수익성 지표 하락을 피하지는 못했으나 비화학 사업이 실적 방어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초소재 의존도가 가른 ROA 격차 THE CFO는 2021~2025년 국내 화학 4사의 수익성을 연결기준으로 분석했다. 4사 모두 2021년 대비 2025년의 ROA가 확연히 낮아진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은 2025년 ROA 3.46%로 4사 중 홀로 플러스를 기록했다.
ROA는 총자산 대비 순이익의 비중으로 기업이 보유 자산을 활용해 창출한 이익의 효율성을 의미하는 지표다. 금호석유화학은 조사 대상 5년 중 ROA가 한 번도 마이너스(-)로 떨어지지 않은 유일한 화학사이기도 하다.
2022년 시작된 국내 석유화학 불황은 중국 화학사들이 기초소재 및 범용 제품의 생산설비를 대규모로 신·증설하면서 그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국내 화학사들의 제품 수익성이 악화한 탓이다.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와 합성수지 등 상대적으로 다운스트림에 해당하는 화학제품에 집중하는 만큼 공급과잉의 영향을 적게 받은 편이었다.
다른 3사의 ROA를 살펴보면 포트폴리오의 수익성 영향이 더욱 명확하게 나타난다. 먼저 롯데케미칼은 2025년 ROA가 -7.54%로 4사 중 가장 낮았다. 롯데케미칼은 2021년 매출 18조125억원 중 76.7%에 해당하는 13조8903억원이 기초소재사업부에서 나오는 등 기초소재 의존도가 4사 중 가장 높았다.
LG화학은 2021년 매출 중 47.3%가, 한화솔루션은 53.7%가 기초소재를 담당하는 사업부에서 나왔다. LG화학의 2025년 ROA는 -1.00%, 한화솔루션은 -1.95%를 각각 기록했다. 기초소재 담당 사업부의 매출 의존도에 따라 2025년 ROA의 순위가 매겨진 셈이다.
2021년 대비 2025년의 ROA 낙폭은 금호석유화학이 26.45%p(포인트)로 가장 컸다. 다만 이는 금호석유화학이 2021년 호황의 수혜를 그만큼 크게 봤다는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데에 업계 분석이 일치한다. 이 해 금호석유화학은 코로나19에 따른 합성고무 NB라텍스의 의료용 수요 폭증을 앞세워 29.91%의 ROA를 기록했으며 당시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으로 평가받았다.
금호석유화학의 일회성 호황 효과를 제외하면 기초소재 의존도가 가장 높은 롯데케미칼이 14.23%p로 2021년 대비 2025년 ROA가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같은 기간 LG화학은 9.55%p, 한화솔루션은 5.46%p씩 ROA가 각각 낮아졌다.
◇ROA와 유사한 ROE 흐름 2021~2025년 화학 4사의 ROE 역시 2021년 대비 2025년의 수치가 낮아진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이 홀로 5년 내내 플러스를 기록했다. 금호석유화학은 2025년 ROE가 4.74%로 4사 중 가장 높았다.
ROE는 자본 대비 지배주주순이익의 비율로 기업이 자본을 활용해 창출하는 이익의 효율성을 의미한다. 금호석유화학은 ROA에 이어 ROE도 2021년 대비 2025년 낙폭이 43.02%p로 가장 컸다. 이 역시 2021년 호황의 수혜가 그만큼 컸음을 입증하는 지표 변화다.
금호석유화학에 이어 롯데케미칼이 24.92%p, LG화학이 23.97%p, 한화솔루션이 15.80%p로 뒤를 따랐다. 최근 5년 4사의 ROE 역시 ROA와 유사한 변화를 보인 것이다.
LG화학의 2024년 지표에 시선이 쏠린다. 이 해 LG화학은 ROA가 0.60%로 플러스를 기록했으나 ROE는 -2.11%로 마이너스를 보였다. 당기순이익은 흑자를 냈으나 지배주주순이익은 적자를 봤다는 의미다.
LG화학은 지배주주순이익이 -6909억원, 비지배주주순이익이 1조2059억원으로 극명하게 갈렸다. 이는 석유화학 등 LG화학 본업의 부진을 LG에너지솔루션 등 지분을 100% 보유하지는 않은 자회사 및 계열사들이 보전했음을 의미한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의 성과로도 해석이 가능한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