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화학 4사 재무 점검

포트폴리오 따라 갈린 수익성…금호석유화학만 흑자

④[ROA·ROE]호황 수혜에 착시 효과도…이레귤러 제외시 롯데케미칼이 최대 낙폭

강용규 기자  2026-05-12 17:26:12

편집자주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격변기를 지나고 있다. 기초소재 공급과잉으로 인한 불황을 넘기 위해 기업들이 생산설비를 통합하는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중동의 정세 불안정으로 인한 원재료 수급난까지 겹치며 업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구조조정의 파고를 넘는 것 못지않게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감당할 재무여력도 중요해졌다. THE CFO가 주요 4개사의 재무구조를 점검했다.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 등 국내 주요 4개 석유화학사들은 2022년을 기점으로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수익성 지표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다만 각 사의 포트폴리오에 따라 수익성 악화의 정도는 달랐다.

최근 5년 동안 ROE와 ROA가 모두 플러스(+)를 기록한 화학사는 금호석유화학뿐이다. 수익성 지표 하락폭은 가장 컸지만 기초소재 의존도가 낮은 포트폴리오 덕에 2025년 흑자를 낸 유일한 화학사로 남았다. 반면 기초소재 의존도가 가장 높은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개 지표 모두 4사 중 가장 낮았다.

LG화학은 이차전지와 첨단소재,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이들 역시 화학 불황에 따른 수익성 지표 하락을 피하지는 못했으나 비화학 사업이 실적 방어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초소재 의존도가 가른 ROA 격차

THE CFO는 2021~2025년 국내 화학 4사의 수익성을 연결기준으로 분석했다. 4사 모두 2021년 대비 2025년의 ROA가 확연히 낮아진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은 2025년 ROA 3.46%로 4사 중 홀로 플러스를 기록했다.

ROA는 총자산 대비 순이익의 비중으로 기업이 보유 자산을 활용해 창출한 이익의 효율성을 의미하는 지표다. 금호석유화학은 조사 대상 5년 중 ROA가 한 번도 마이너스(-)로 떨어지지 않은 유일한 화학사이기도 하다.


2022년 시작된 국내 석유화학 불황은 중국 화학사들이 기초소재 및 범용 제품의 생산설비를 대규모로 신·증설하면서 그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국내 화학사들의 제품 수익성이 악화한 탓이다.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와 합성수지 등 상대적으로 다운스트림에 해당하는 화학제품에 집중하는 만큼 공급과잉의 영향을 적게 받은 편이었다.

다른 3사의 ROA를 살펴보면 포트폴리오의 수익성 영향이 더욱 명확하게 나타난다. 먼저 롯데케미칼은 2025년 ROA가 -7.54%로 4사 중 가장 낮았다. 롯데케미칼은 2021년 매출 18조125억원 중 76.7%에 해당하는 13조8903억원이 기초소재사업부에서 나오는 등 기초소재 의존도가 4사 중 가장 높았다.

LG화학은 2021년 매출 중 47.3%가, 한화솔루션은 53.7%가 기초소재를 담당하는 사업부에서 나왔다. LG화학의 2025년 ROA는 -1.00%, 한화솔루션은 -1.95%를 각각 기록했다. 기초소재 담당 사업부의 매출 의존도에 따라 2025년 ROA의 순위가 매겨진 셈이다.

2021년 대비 2025년의 ROA 낙폭은 금호석유화학이 26.45%p(포인트)로 가장 컸다. 다만 이는 금호석유화학이 2021년 호황의 수혜를 그만큼 크게 봤다는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데에 업계 분석이 일치한다. 이 해 금호석유화학은 코로나19에 따른 합성고무 NB라텍스의 의료용 수요 폭증을 앞세워 29.91%의 ROA를 기록했으며 당시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으로 평가받았다.

금호석유화학의 일회성 호황 효과를 제외하면 기초소재 의존도가 가장 높은 롯데케미칼이 14.23%p로 2021년 대비 2025년 ROA가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같은 기간 LG화학은 9.55%p, 한화솔루션은 5.46%p씩 ROA가 각각 낮아졌다.

◇ROA와 유사한 ROE 흐름

2021~2025년 화학 4사의 ROE 역시 2021년 대비 2025년의 수치가 낮아진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이 홀로 5년 내내 플러스를 기록했다. 금호석유화학은 2025년 ROE가 4.74%로 4사 중 가장 높았다.


ROE는 자본 대비 지배주주순이익의 비율로 기업이 자본을 활용해 창출하는 이익의 효율성을 의미한다. 금호석유화학은 ROA에 이어 ROE도 2021년 대비 2025년 낙폭이 43.02%p로 가장 컸다. 이 역시 2021년 호황의 수혜가 그만큼 컸음을 입증하는 지표 변화다.

금호석유화학에 이어 롯데케미칼이 24.92%p, LG화학이 23.97%p, 한화솔루션이 15.80%p로 뒤를 따랐다. 최근 5년 4사의 ROE 역시 ROA와 유사한 변화를 보인 것이다.

LG화학의 2024년 지표에 시선이 쏠린다. 이 해 LG화학은 ROA가 0.60%로 플러스를 기록했으나 ROE는 -2.11%로 마이너스를 보였다. 당기순이익은 흑자를 냈으나 지배주주순이익은 적자를 봤다는 의미다.

LG화학은 지배주주순이익이 -6909억원, 비지배주주순이익이 1조2059억원으로 극명하게 갈렸다. 이는 석유화학 등 LG화학 본업의 부진을 LG에너지솔루션 등 지분을 100% 보유하지는 않은 자회사 및 계열사들이 보전했음을 의미한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의 성과로도 해석이 가능한 지점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