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유동성 풍향계

현금쌓는 롯데에너지머티, 투자방향 'AI 회로박·ESS 전지박'

가동률 47% → 67%, 현금 곳간 회복…고부가 제품으로 성장축 이동

박완준 기자  2026-05-15 14:55:41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장기화로 동박 업황 부진을 겪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재무 지표가 조금씩 반등하고 있다. 현금 곳간이 다시 늘어나고 부채 부담도 소폭 줄었다. 영업손실 역시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대규모 해외 증설 이후 재무 안정성을 회복했다.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회로박과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전지박 수요가 늘어나면서 실적 구조도 달라지고 있다. 전기차 중심 사업 구조에서 AI·ESS 중심 고부가 제품으로 무게추가 이동하면서 시장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실적 턴어라운드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적자 폭 줄고 현금 늘고…재무 체력 '회복'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올해 1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고부가 소재 중심 사업 재편과 생산 효율화 전략이 반영되면서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5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약 410억원 개선된 수치다. 직전 분기 영업손실 338억원과 비교해도 적자 폭을 큰 폭으로 줄였다.


말레이시아 공장의 생산성 개선과 구리 가격 상승에 따른 레깅 효과, 제고평가손익 회복 등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고객사의 재고 조정이 완화되면서 공장 가동률도 반등했다. 실제 올 1분기 평균 가동률은 66.6%를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47.4%)과 비교하면 큰 폭의 개선이다.

실적 회복 흐름은 재무 지표 개선으로도 이어졌다. 올 1분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33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1050억원 대비 약 288억원 늘어난 규모다. 증가율로는 약 27.4%를 기록했다. 이에 유동자산은 9588억원에서 9865억원으로 늘어났다.

유동성도 안정되는 흐름이다. 올 1분기 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부채총계는 4129억원을 거둬 지난해 말(4152억원) 대비 소폭 줄었다. 반면 자본총계는 1조7934억원에서 1조8591억원으로 늘었다.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인 부채비율과 차입금비율 역시 각각 22.2%, 10.6%로 집계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올 1분기 실적 개선에 재무가 개선되면서 투자 지속 여력이 개선됐다"며 "북미와 유럽 등의 생산거점 확대에 따른 현금 유출 부담을 덜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I 회로박 중심 체질 전환…포트폴리오 '다각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최근 고부가 회로박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확대 흐름에 맞춰 AI 서버와 ESS 중심 구조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방향이다. 수익성 방어가 가능한 고부가 제품 비중을 늘리며 질적 성장을 목표한 모습이다.

실제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AI 서버용 동박인 초극저조도(HVLP) 제품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고다층·고속 신호 전송용 회로박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버 1대당 기존 서버 대비 더 많은 고사양 동박이 필요한 탓이다.

이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AI용 회로박 생산능력 확대에 나섰다. 회사는 익산 공장에 490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3700톤 수준이던 생산능력을 2027년까지 1만6000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겼으며 2028년 이후 3단계 추가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점유율 목표도 공개됐다. 김창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마케팅전략담당은 올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3년 내 AI 네트워크용 초저조도 HVLP 회로박 시장 점유율 30% 이상 확보를 목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북미향 ESS 사업도 준비한다. 전력망 투자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동시에 확대되면서 ESS용 전지박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미 지역에서 대규모 ESS 구축 수요가 늘어나면서 고성능 전지박 공급 확대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머티리얼즈의 전지박 생산 거점인 말레이시아 공장은 올 7월부터 5공장을 가동, 내년 초 6공장 가동을 위한 시가동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