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젠슨황 수혜기업 진단

로보틱스 주가 급등에 두산 PRS 기준가 2배 근접

③로보틱스·엔비디아, 협업 확대 기대감…두산 PRS 기준가 8만1000원 유지 관건

김동현 기자  2026-06-05 08:16:19

편집자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을 계기로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황 CEO와 회동하는 총수 명단이 알려지자 관련 밸류체인 그룹주의 종목이 급등하며 시장은 이미 엔비디아 수혜주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단순한 테마성 기대감을 넘어 실제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이 기업 재무에 미치는 영향은 어디까지일까. THE CFO가 반도체부터 피지컬 인공지능(AI)까지 엔비디아 공급망에 얽힌 기업의 재무 이면을 다각도로 분석해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로보틱스 산업에 투자 의지를 내비치며 이미 협력 관계를 구축한 두산로보틱스 주가가 최근 2거래일 연속 20% 이상의 급등세를 나타냈다. 주식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두산로보틱스가 상승세를 유지하면 모회사 두산도 향후 추가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두산은 지난해 두산로보틱스 주식을 활용한 주가수익스왑(PRS) 계약을 체결하며 자금을 조달했는데 두산로보틱스 주가가 이미 PRS 기준가의 2배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4일 두산로보틱스 주가는 전일 대비 5.28% 하락한 15만7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앞선 2거래일 연속 20%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보인 데 따른 기저효과로 이날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앞서 두산로보틱스 주가는 지난 1일 29.95%, 2일 20.45%의 급등세를 보였다.

당시 두산로보틱스 주가 급등의 배경에는 황 CEO의 방한이 자리하고 있다. 황 CEO는 방한에 앞서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최한 '코리아 파트너 나이트'에서 "한국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분야로 로보틱스 산업을 제시했다. 두산로보틱스와 엔비디아가 공동개발 형태로 협력 관계를 이어온 가운데 이번 방한을 계기로 그 범위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배경이다.

두산로보틱스 최근 1년 주가 흐름(사진=네이버증권)


두산그룹은 지난해 박지원 부회장의 미국 엔비디아 방문을 계기로 에이전틱 인공지능(AI)과 피지컬AI 등의 분야에서 협업을 추진했다. 건설기계, 발전기기, 로봇 등 두산의 핵심 사업에 피지컬AI 기술을 접목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두산로보틱스는 이중 로봇 분야에서 핵심 파트너사로 꼽혔다.

두산로보틱스는 회사의 로봇 전용 실행 소프트웨어(SW) '에이전틱 로봇 OS'와 엔비디아의 AI·로보틱스 시뮬레이션 및 학습 인프라를 연계해 내년까지 지능형 로봇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2028년에는 산업용 휴머노이드 개발을 추진하는 등 구체적인 타임라인까지 나온 상태다. 올해 4월엔 젠슨 황 CEO의 장녀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 및 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가 두산로보틱스 이노베이션센터를 방문해 김민표 두산로보틱스 대표 등 경영진과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모회사 두산은 그룹 차원의 사업 협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두산로보틱스 주가 상승세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두산로보틱스 지분을 활용해 대규모 자금조달을 완료한 가운데 향후 주가 흐름에 따라 추가적인 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 및 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이사(사진 왼쪽에서 5번째)가 지난 4월29일 성남시 분당구 소재 두산로보틱스 이노베이션센터를 방문해 김민표 두산로보틱스 대표(사진 왼쪽에서 6번째)와 양사 간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사진=두산로보틱스)

지난해 말 두산은 두산로보틱스 주식 1170만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PRS 계약을 체결해 9477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기준가격은 8만1000원으로 정산 시점에 실제 매각한 금액과 기준가격의 차액을 증권사와 정산하는 구조다. 3년 만기 전까지 두산로보틱스 주가가 기준가격을 웃돌면 두산은 추가 차익을 돌려받고 반대로 주가가 기준가보다 내려가면 차액을 증권사에 보전해야 한다. 두산이 자회사 두산로보틱스의 주가 상승에 베팅한 셈이다.

이번 황 CEO의 방한으로 두산로보틱스 사업에 기대감이 치솟하며 주가도 급등하긴 했으나 그동안 이 회사의 주가는 오랜 적자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2023년 10월5일 상장 첫날 5만1400원에 장을 마감한 두산로보틱스 주가는 상승 곡선을 그리며 그해 말 주당 12만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상장 후 연간 흑자를 한번도 내지 못하며 주가 상승세를 이어갈 원동력을 찾지 못해 회사 주가는 지난해까지 줄곧 10만원선 아래에 묶여 있었다. 두산이 증권사와 PRS 계약을 체결하며 설정한 기준가격이 8만1000원 수준이었던 것 역시 두산로보틱스 주가가 10만원선 아래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기준가격은 계약 체결일 직전 1개월간 거래량의 가중산술평균주가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산정한다.

다만 올해 들어 피지컬AI를 필두로 한 로보틱스 종목의 주가가 오르며 두산로보틱스도 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최근 한달 사이에는 10만원선을 지키고 있으며 지난 1~2일 연이은 급등세로 16만원선까지 돌파했다. 이는 두산의 PRS 체결 기준가의 2배 수준이다. 두산 입장에선 현재의 두산로보틱스 주가 상승 흐름을 오랜 기간 유지·관리하며 추후 PRS 정산 시 추가 이익을 노릴 수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