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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경영전략 수립에 필요한 의사결정을 이끌어 내는 주요 경영진 중 한 명이다. 투자와 자원의 배분, 내부통제 등을 관장하는 만큼 이사회와 사내외 겸직, IR 등의 활동도 활발하다. 이처럼 좁게는 재무부터 넓게는 기획까지 책임지는 CFO의 역할과 권한, 영향력을 THE CFO가 살펴본다.
조길성 두산로보틱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피지컬 AI(인공지능) 기술 확보에 쓸 투자금을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원엑시아(ONExia)를 인수해 자동화 솔루션 역량을 강화했다. 올해는 인수·합병(M&A), 파트너십 등으로 피지컬 AI 관련 기술을 확보해 협동로봇에서 산업용 휴머노이드(Industrial Humanoid)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두산로보틱스는 2023년 기업공개(IPO) 뒤 무차입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당시 공모로 4212억원을 조달해 4년치 M&A·시설·연구개발(R&D)·운영 자금을 손에 쥐었다. 2018년 로봇 팔(협동로봇) 양산을 시작한 두산로보틱스는 아직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협동로봇 중심 사업 구조에서 산업용 휴머노이드로 로봇 생태계를 확장하는 단계다.
조 전무는 IPO 이듬해인 2024년 두산로보틱스 CFO로 부임했다. 두산그룹은 △두산 전략기획본부 경영관리팀(2001~2007년) △두산인프라코어 FA(Financial Analysis)팀장(2007~2013년) △두산 지주부문 상무(2013~2024년) 등을 거친 조 전무가 두산로보틱스 내실 다지기와 공모 자금 사용 계획을 조율할 적임자라 판단했다.
부임 첫 해 그룹 차원에서 추진한 사업구조 개편은 완수하지 못했다.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 자회사 두산밥캣을 투자 사업 부문으로 인적분할해 두산로보틱스와 흡수합병하려 했다. 하지만 주주 반발과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 내란 사태 등이 겹쳐 두산로보틱스를 중간 지주사로 만드려던 계획을 접었다.
조 전무는 두산로보틱스 단독 성장 전략에 맞춰 자금 집행 계획을 재조정했다. 로봇 생태계 확장에 적합한 투자 대상을 물색하며 IPO 때 계획했던 M&A 자금 집행 시기를 뒤로 미뤘다. 집행 시점을 조정한 일부 M&A 자금은 원재료 매입과 운영 비용으로 썼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M&A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그해 9월 미국 로봇 자동화 시스템 기업 원엑시아를 인수(323억원)했다. 원엑시아를 합병한 두산로보틱스 북미 법인(Doosan Robotics Americas)은 자동화 솔루션 사업 부문을 담당한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능형 로봇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염두에 두고 원엑시아를 인수했다. 올해 지능형 로봇 솔루션 신제품을 출시한다. 지능형 로봇 솔루션은 협동로봇 하드웨어인 로봇 팔과 소프트웨어, AI 기능이 통합된 형태다. 작업 경로와 순서를 최적화해 작업 시간을 단축하고, 여러 협동로봇 사이 협업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북미 자동화 솔루션 사업 증설 투자도 시작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3월 북미 법인에 시설자금 239억원을 출자했다. 수주 잔고 증가에 따른 공장 확장 이전과 북미 사업 확장에 쓸 자금을 수혈해줬다.
피지컬 AI 시장을 선점할 청사진도 제시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능형 로봇 솔루션 모델을 발판으로 산업용 휴머노이드를 개발한다. 다수 휴머노이드 기술 기업들이 범용성을 지향하고 있지만 실제 작업 대체가 어렵다고 보고 특정 작업 환경에서 숙련공 수준의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상용화된 휴머노이드 모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피지컬 AI 기술 확보를 위한 인오가닉(지분 투자나 M&A 등 외부 동력을 활용한 경쟁력 강화) 투자도 이어갈 계획이다. 조 전무는 미사용 공모자금 1734억원 중 1453억원을 M&A 재원으로 남겨뒀다. 올 1분기 말 두산로보틱스가 연결 기준(이하 동일)으로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2113억원(단기금융상품 포함)이다.
지난해 원엑시아 인수 효과는 외형 성장으로 나타났다. 두산로보틱스는 올 1분기 매출 성장률이 인건비 증가율을 웃돌며 고정비 부담을 낮췄다. 지난해 1분기에는 매출(53억원)이 종업원 급여(75억원)보다 적었다.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배 증가한 153억원이다. 같은 기간 종업원 급여는 33% 증가한 10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