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붐을 타고 반도체 시장이 역사적 호황기에 접어들었다. 반면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업체들의 체감 온도는 엇갈리고 있다. HBM 투자가 확대되면서 낙수효과를 기대했지만 고객사 투자 지연과 재고조정, 중국향 매출 둔화 등 복합적인 영향에 기업별로 극과 극의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더벨은 국내외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을 분석해 반도체 생태계의 현황과 미래를 점검해봤다.
반도체 장비기업 피에스케이가 올해 1분기 반도체 업황 개선의 수혜를 가장 뚜렷하게 누린 기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매출 구조다. 반도체 공정장비 매출 비중이 55%, 나머지 45%가 기타 매출로 구성돼 있다. 기타 매출 비중은 최근 5년간 20%대에서 40% 중반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여기에는 부품 판매와 유지보수, 용역 등 후속 서비스 매출이 포함된다.
1분기 영업이익률 30.1%를 떠받치는 축이 장비와 서비스 매출로 양분돼 있다는 의미다. 특히 피에스케이의 별도 매출 구조를 고려하면 해외 법인과 글로벌 고객 확대가 기타 매출 성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과 미국 등 해외 고객 비중이 커지면서 장비 납품뿐 아니라 부품·서비스 매출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제품 55%, 기타 45%…만만치 않은 부품·유지보수 매출
피에스케이는 올해 1분기 매출 1566억원, 영업이익 472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30.1%로 30%를 넘어섰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매출 구성이다. 반도체 장비 기업답게 장비 매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기타 매출 비중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
제품 매출은 전체의 54.8%, 부품 및 용역수수료 등을 포함한 기타 매출은 45.2%를 차지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반도체 공정장비 제품 매출은 857억원, 기타 매출은 709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업보고서와 분기보고서를 종합하면 기타 매출에는 부품 판매와 용역수수료 등이 포함된다. 장비 납품 이후 발생하는 서비스성 매출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기타 매출 전체를 유지보수 매출로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장비 판매 외 매출 기반이 상당한 규모로 형성돼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특히 장비 투자 수요가 활발했던 2025년에 기타 매출 비중이 가장 높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피에스케이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매출 내 부품 판매 및 유지보수 서비스 비중을 40% 이상으로 유지해 반복 매출 기반을 강화했다"고 밝힌 바 있다.
피에스케이는 선주문 후 생산·납품하는 주문생산 방식으로 장비를 공급한다. 고객 요구 사양을 반영해 장비를 제작하는 구조다. 회사는 IR 자료에서도 사전·사후관리와 현지 애프터서비스(AS) 대응 역량을 핵심 경쟁력으로 제시하고 있다. 분기보고서상 기타 매출이 부품 및 용역수수료 등으로 분류되는 만큼 장비 공급 이후에도 지속적인 매출이 발생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춘 셈이다.
그래픽=챗GPT가 생성한 이미지.
◇기타 매출 5년 새 2배 수준…매출액 순증 속 비중 확대
부품·용역 등을 포함한 기타 매출이 처음부터 전체 매출의 45%를 차지했던 것은 아니다. 최근 5년 동안 꾸준히 비중을 확대해 왔다. 2021년 제품 매출은 3328억원, 기타 매출은 1130억원이었다. 기타 매출 비중은 25.3%에 불과했다. 2022년에는 기타 매출이 1414억원으로 증가하며 비중도 30.7%까지 상승했다.
2023년에는 기타 매출이 1314억원으로 다소 감소했지만 제품 매출 감소 폭이 더 컸던 탓에 기타 매출 비중은 37.3%까지 높아졌다. 2024년 이후에는 금액과 비중이 모두 증가했다. 2024년 기타 매출은 1679억원, 비중은 42.2%를 기록했다. 2025년에는 기타 매출이 2121억원으로 늘어나며 비중도 46.4%까지 상승했다. 올해 1분기 역시 기타 매출 709억원, 비중 45.2%로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5년간의 흐름을 보면 기타 매출은 1130억원에서 2121억원으로 약 두 배 가까이 증가했고, 비중 역시 25.3%에서 46.4%까지 확대됐다. 올해 1분기 반도체 공정장비 평균 판매단가가 과거 대비 소폭 낮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타 매출이 수익성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공정장비 평균 판매단가는 올해 1분기 13억8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4억2200만원, 2024년 14억5300만원과 비교하면 낮아진 수준이다. 결국 1분기 영업이익률 30.1%는 단순한 판매단가 상승보다 매출 믹스 개선과 고객처 다변화, 기타 매출의 수익성 기여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교보증권은 올해 1분기 중국향 매출이 기대치를 웃돌았고 미국·중국 고객 비중 확대가 수익성 개선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해외 고객 비중 확대에 따른 매출 구조 개선과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영업이익률 30% 돌파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수출 비중 67%, 기타 매출은 해외 쏠림
피에스케이의 올해 1분기 전체 매출 1566억원 가운데 수출은 1046억원, 내수는 520억원이었다. 수출 비중은 66.8%에 달했다. 제품 매출은 내수 432억원, 수출 425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반면 기타 매출은 내수 88억원, 수출 621억원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기타 매출만 놓고 보면 수출 비중이 87.6%에 달한다.
국내외 고객 기반도 넓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피에스케이는 국내 주요 고객으로 S사와 H사를 두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M사를 포함해 10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고객 기반이 확대될수록 신규 장비 매출뿐 아니라 부품·서비스 매출도 함께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출처=피에스케이 2026년 1분기 보고서.
증권가에서는 피에스케이의 주요 성장 지역으로 중국과 미국을 꼽고 있다. 하나증권은 "국내외 메모리 업체들의 투자뿐 아니라 중화권 고객사와 인텔의 투자 재개에 힘입어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중화권 메모리 업체들의 적극적인 증설 움직임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피에스케이는 사업형 지주사인 피에스케이홀딩스를 중심으로 피에스케이아메리카, 피에스케이아시아, 중국 법인 등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피에스케이아시아 매출은 150억원, 피에스케이아메리카는 202억원, 피에스케이차이나는 128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법인에 대한 지분율은 모두 10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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