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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소부장 실적 리뷰

원익IPS, 선제적 R&D로 하반기 고객 대응

②반도체 전공정·디스플레이 포트폴리오 확대, 3분기부터 신규 매출 반영 본격화

허인혜 기자  2026-06-09 15:23:59

편집자주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반도체 시장이 역사적 호황기에 접어들었다. 반면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업체들의 체감 온도는 엇갈리고 있다. HBM 투자가 확대되면서 낙수효과를 기대했지만 고객사 투자 지연과 재고조정, 중국향 매출 둔화 등 복합적인 영향에 기업별로 극과 극의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더벨은 국내외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을 분석해 반도체 생태계의 현황과 미래를 점검해봤다.
원익IPS는 올해 1분기 연구개발(R&D) 비용을 매출액 대비 4분의 1가량 지출했다. 영업이익의 4배에 해당한다. R&D 비용의 40% 이상은 인건비로 썼다. 전공정 장비 기업으로서 다음 도약을 노리는 준비 과정으로 보인다. R&D 비용을 걷어내고 단순 역산한 영업이익률은 30%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전공정 증착 장비와 디스플레이 장비를 함께 개발 중이다. 진행 중인 연구 과제들을 보면 기존 반도체 증착 장비를 고도화하는 한편 디스플레이 대면적 장비까지 개발 범위를 넓혔다. 1분기 흑전 후 관전포인트는 수주잔고와 신규 수주가 매출에 반영되는 속도다. 1분기 매출액의 2.4배에 해당하는 장비 잔고를 이미 쌓아두고 있다.

◇평년 20% 안팎 연구개발비용, 인건비가 4할…해외인재 유치중

원익IPS의 1분기 연구개발비는 416억원이다. 2025년 연간 연구개발비 1675억원, 2024년 1562억원에 이어 높은 수준의 연구개발비 지출이 이어지고 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율은 2024년 20.87%, 2025년 18.41%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25.24%다.

세부 항목을 보면 인건비의 비중이 가장 높다. 인건비가 182억원으로 분기 전체 연구개발비의 43.6% 수준이다. 연구개발비가 전액 연구개발비내 판관비로 처리됐고 제조경비나 개발비 무형자산으로 처리된 금액이 없어 연구개발비가 전액 매출총이익에서 빠져나가는 구조다. 1분기 매출총이익률이 51.5%에 이르는 데도 영업이익률이 6.5%에 그친 배경이다.

원익IPS 관계자는 "마진율이 경쟁사 대비 다소 낮은 것은 연구개발과 미래 사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공격적으로 집행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단기 수익성은 일부 희석되지만, 기술 경쟁력 강화와 중장기 성장 기반 마련이라는 관점에서 불가피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답했다.

원익IPS가 분기보고서로 밝힌 직원의 분기급여 총액은 312억원이다. 연구개발비용의 인건비로 단순 역산하면 약 60%다.

2025년 말 기준 연간급여 총액은 1295억원, 연구개발 부문의 인건비는 730억원으로 나타났다. 연간급여 총액은 직급과 전담 업무, 단발성 프로젝트 참여 등을 개별적으로 반영하지 않은 단순 합산액으로 공식적인 연구개발 인력의 수는 아니다. 하지만 원익IPS가 인건비의 과반 이상을 연구개발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은 증명된다.

연구개발 부문의 고급인력 유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해외인재 교류 로드쇼 등에 참여했다. 목표는 글로벌 핵심 연구자 유치다. 또 차세대공학도상을 주최하며 미래인재 발굴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3월에는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박사과정 공학도 등이 이 상을 받았다.
그래픽=마누스ai가 생성한 이미지.

◇반도체 전공정·디스플레이 양방향 연구개발 진행

원익IPS의 1분기 연구개발 과제를 보면 반도체 전공정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부문도 함께 다루고 있다. 반도체 부문은 전공정 기술 고도화에 초점을 맞췄다.

진행하거나 완료된 과제들이 입증한다. 진행 중인 과제는 반도체 웨이퍼 수율 향상을 위한 3D프린팅 기반 증착 장치 Gas Injector 개발, 첨단 소부장 산업 (미래차-스마트기계-ICT) 수요맞춤형 3D프린팅 특화솔루션 공유형 제조공정개발 등이 꼽힌다.

완료 과제를 보면 2025년 4분기 초고주파수 플라즈마 화학기상증착을 활용한 차세대 VNAND용 실리콘 산화-질화막 적층 장비 개발을 마쳤다. 같은 해 복합막 ALE 공정 연구, 시스템 반도체 증착 설비용 전원 공급장치와 고속 임피던스 정합장치 개발도 마무리했다.

3D 낸드 고단화와 메모리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웨이퍼 위에 막을 균일하게 형성하고, 필요한 물질만 남기거나 제거하는 공정 난도는 높아진다. 원익IPS의 반도체 R&D는 고객사 선단공정에서 증착·플라즈마·선택적 제거 장비의 채택 가능성과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다. 특히 삼성전자 P4, SK하이닉스 M15X 등 디램(DRAM) 신규 투자와 전환 투자의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 부문의 투자도 지속 중이다. 1분기 매출액에서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11.5%다. 진행 중인 디스플레이 관련 과제는 8.6세대 장비에 집중돼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사이클을 고려하면 반도체 전공정보다는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개발을 이어가는 것으로 해석된다.

원익IPS 관계자는 "경쟁사 대비 더 넓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그만큼 각 제품 영역별 선행 연구개발 비용이 수반되는 구조인 것은 사실"이라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다변화하면서 각 분야에서 세계 1위 제품을 만들기 위한 차세대 R&D 투자를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마누스ai가 생성한 이미지.

◇수주잔고 4004억원…삼성전자·SK하이닉스 투자 하반기부터 반영

원익IPS의 1분기 장비 수주총액은 6275억원이다. 기납품액은 2271억원, 수주잔고는 4004억원이다. 부품과 용역 등은 포함하지 않은 수치로 잠정적 수주액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수주잔고의 경우 전방 고객사의 설비 투자 일정과 반입 스케줄에 좌우된다는 게 원익IPS의 설명이다.

수주잔고는 이미 확보된 향후 매출 규모를 보여준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매출 확대를 예상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대 고객사의 NAND 업그레이드와 신규 파운드리 관련 매출이 3분기부터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SK증권은 DRAM에 이어 NAND와 파운드리 투자가 더해질 것으로 봤다. 메리츠증권은 V9 NAND, 파운드리 테일러 팹, 중화권 디스플레이 출고 시점이 하반기에 집중된다고 분석했다.

생산 능력도 매출 전환 속도의 참고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생산능력은 반도체 PECVD 등 384대, 디스플레이 Dry Etcher 등 240대다. 연간은 두 부문 모두 1000대 안팎이다. 원익IPS의 경우 주문자 생산에 맞춰 제품을 양산하기 때문에 고객사 발주와 사양에 맞춘 제작 여력을 갖춘 것으로 진단된다.

하반기 매출 전망에 대해 원익IPS 관계자는 "당사 매출인식은 수주사업의 특성상 고객사의 CAPEX투자에 따라 분기별 변동성이 심한 편"이라면서도 "올해의 경우 고객투자가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기조로 하반기 매출 및 이익은 상반기 대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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