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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는 지금

단말기 아닌 QR, 출혈 경쟁 대신 '다른 길' 선택

④공격적으로 제품 만들어 뿌리는 경쟁사…돈 안드는 '춘식이 QR'로 맞선다

노윤주 기자  2026-06-30 13:58:24

편집자주

카카오페이가 '간편결제 회사'라는 틀을 넘어서고 있다. 2014년 첫 서비스를 선보인 후 자회사 설립과 인수를 통해 결제·송금 뿐 아니라 투자, 보험까지 다양한 금융 영역으로 사업을 넓혔다. 지난해 첫 연결 흑자를 기록하면서 긴 적자 터널도 벗어났다. 이제 결제로 이용자를 모으고 그 위에 금융을 얹는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 종합 금융 플랫폼을 꿈꾸는 카카오페이의 성장 궤적과 앞으로의 과제를 짚어본다.
오프라인 결제가 간편결제 업계의 승부처로 떠올랐다. 온라인 결제를 키워온 페이 기업들이 전체 결제 시장의 절반을 넘는 오프라인으로 눈을 돌리면서다. 이제 경쟁은 매장 계산대에 놓는 결제 단말기로 옮겨붙었다.

토스와 네이버페이는 단말기를 '0원'에 가까운 가격에 보급하며 가맹점을 늘리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이 경쟁에 뛰어들지 않았다. 대신 단말기 없이 QR코드로 결제하는 방식을 택했다. 비용 부담을 피하면서 다른 길을 찾는 선택이다. 다만 시장이 이 방식을 선택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수익보다 오프라인 확장에 무게 둔 경쟁사

단말기 경쟁에 가장 먼저 뛰어든 곳은 토스다. 토스의 자회사 토스플레이스는 2023년 3월 결제 단말기 '토스 프론트'를 내놨다. 올해 3월 기준 가맹점 30만개를 넘겼다. 올해 50만대, 2027년까지 70만대 보급이 목표다.

네이버페이도 지난해 11월 단말기 'Npay 커넥트'를 출시하며 추격에 나섰다. 올해 6월 기준 가맹점 10만곳을 확보했다.

두 회사는 단말기를 거의 공짜로 공급한다. 온라인에서 두 회사 단말기는 1000원대에 살 수 있다. 가맹점이 부담 없이 들이도록 단말기 값을 결제대행(VAN)사가 선투자하고 페이사가 지원하는 구조다. 소상공인을 빠르게 끌어들이려는 전략이다.

이 과정에서 적자는 필연적이다. 토스플레이스는 지난해 매출 47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1% 늘었지만 당기순손실이 801억원에 달했다. 전년 537억원에서 손실이 더 커졌다. 적자가 누적되며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408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네이버페이의 단말기 사업은 아직 재무에 본격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시작한 터라 2025년 기준 재무제표에는 초기 흔적만 보인다. 2024년 없던 재고자산이 지난해 1억원 생겼고 제품 매입에 54억원이 쓰였다. 본격적인 비용은 올해부터 나타날 전망이다.

◇수익 사수에 방점 둔 카카오페이

이들이 치열한 치킨게임을 벌이는 이유는 단순 오프라인 결제망 확보뿐만이 아니다. 단말기에 자체 서비스를 얹어 고객을 묶어두겠다는 작전이다. 토스는 페이스결제를, 네이버페이는 네이버의 예약, 리뷰 관리까지 단말기 시스템에 연동했다.

하지만 카카오페이는 단말기 경쟁에 거리를 뒀다. 단말기를 보급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든다. 지난해 처음 연간 흑자를 낸 카카오페이로서는 부담이 큰 싸움이다.

경쟁사와 비교해보면 네이버페이는 지난해 매출 1조8612억원에 영업이익 1252억원을 냈다. 토스와 경쟁하면서 단말기 보급 비용을 본업의 이익으로 감당하는 게 가능하다. 또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수익성보다 외연 확장을 더 중시한다

반대로 카카오페이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 504억원에 그쳤다. 출혈 경쟁을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다. 여기에 증권, 보험 등 금융계열 자회사도 있기 때문에 이들의 자본비율을 안정적으로 맞추기 위해서 모회사인 카카오페이가 현금을 쌓아둬야 하는 이유도 있다.

방법으로 꺼내든 건 QR결제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의 캐릭터 '춘식이'를 입힌 춘식이 QR을 선보였다. 매장 테이블에 놓인 QR코드를 스캔하면 주문과 결제를 한 번에 끝내는 방식이다. 단말기 제조 비용, 보급 비용 등을 아낄 수 있다.

경쟁에서 한 발 물러난 데다 가장 마지막에 오프라인 결제 확대에 참여하면서 아직은 가맹점이 경쟁사에 비해 적다. 춘식이 QR이 들어간 매장은 현재 3000곳 수준으로 집계된다. 가맹점 30만곳을 넘긴 토스와 격차가 크다.

이에 카카오페이는 당분간 QR오더를 확대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단말기 유무와 무관하게 빠른 도입이 가능하고 설치 비용도 없다는 점을 내세운다. 무리한 자본적지출(CAPEX)을 지양하면서 범용성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소비 확대 시기에 맞춰 QR오더 시 할인해주는 프로모션도 종종 진행한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이 전략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국내서는 아직 실물 신용카드 결제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은 만큼 QR오더가 예상만큼 빠르게 확산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결제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메뉴 없이 QR을 인식해서 주문부터 결제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방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국내서는 아직"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식음료 매장이 아닌 별도의 메뉴 주문 없이 결제만 처리하면 되는 매장에서는 도입 필요성이 떨어지는 것도 한계가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카카오페이는 단말기, QR 설치와 별개로 이미 오프라인 가맹점을 업계 최대 수준으로 확보해 둔 점을 강조한다. 현시점 자체 가맹점 65만개, 삼성·제로페이 제휴 결제 300만개를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QR테이블 오더는 재무적 이점을 위해 운영하는 사업은 아니"라며 "결제 방법이나 채널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든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수 있게 하는 '자산경량화'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어 "VAN, POS 등 기존 시장 플레리어와 시너지를 일으켜 오프라인 우위를 이어가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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