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가 재무적투자자(FI) 주도로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검토함에 따라 카카오와 인적분할 이후 최대주주가 될 카카오X의 고민도 깊어진다. ADR 상장은 국외에서 기업가치를 재평가받고 글로벌 시장과의 거리도 가까워지는 만큼 향후 실적 개선이나 자금 조달 등에서 이점이 있다.
하지만 미국 자본시장 규제에 노출되고 개인, 기관 투자자로부터의 과도한 정보 공개 요구와 각종 소송에 시달릴 가능성도 높아진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에서도 택시 플랫폼 운영과 관련해 정치권, 관련 당국으로부터 압박을 받았다. 인적분할 이후 최대주주가 될 카카오X의 안정화 등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규제 부담은 내키지 않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 접점 확대·자본 추가 유입 가능성 존재 투자은행(IB)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미국 ADR 상장을 검토 중이다. 2대주주인 TPG가 현재 보유 중인 카카오모빌리티 구주, 지분 약 29%를 상장시키는 것이 골자다. TPG는 이전부터 엑시트를 목적으로 카카오, 카카오모빌리티와 관련 사안을 논의해왔다. 최근 들어서는 주도적으로 주주가치 제고위원회를 설립하고 미국 ADR 상장을 추진했다.
실제로 미국 ADR 상장이 성사될 경우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배구조는 크게 변화하게 된다. 기존 주주인 TPG 대신 미국 자본 시장에서 유입된 신규 기관 투자자들이 지분을 보유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재 인적분할을 추진 중인 카카오의 상황과 결합하면 경영진을 비롯해 다양한 영역에서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
TPG에게 주도권을 내줬지만 미국 ADR 상장은 카카오모빌리티와 인적분할 이후 경영권을 쥘 카카오X에 일장일단이 있다. 카카오는 줄곧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에 대한 의사가 없음을 밝혔고 국내 IPO가 어그러지며 엑시트를 원한 TPG와 불편한 기류가 생긴 상태였다. 미국 ADR 상장으로 TPG가 엑시트하면 FI와의 불편한 관계가 해소되고 경쟁력 강화에만 집중할 수 있다.
미국 ADR 상장 이후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받을 경우 사업적인 부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카카오모빌리티 밸류에이션 증가는 신규 투자자 유입이나 파트너십 확대 등에 긍정적인 요소다. 최근 흑자 전환하며 실적 안정세로 접어든 카카오모빌리티의 이익 확대와 사업 구조 다변화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실적 개선과 성장은 인적분할 이후 최대주주가 될 카카오X에도 중요한 요소다. 카카오X는 투자회사로서 지주사에 가깝게 기능하게 된다. 자체적인 사업이 거의 없는 대신 투자 및 자회사 관리와 경영 자문, 브랜드 관리 등에 집중한다. 따라서 운영과 투자를 위한 재원을 조달하려면 투자 수익 또는 자회사의 배당이 유입돼야 한다.
카카오X 산하 기업 중 카카오모빌리티를 제외하면 유의미한 배당 여력을 지닌 기업은 많지 않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의 경우 금융사인 점을 감안하면 풍부한 배당을 기대하긴 힘들다. 카카오엔터, SM엔터 등도 엔터 사업의 불확실성 등을 감안하면 안정적인 배당 수익원은 아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결손금으로 인해 상법상 배당이 불가능하지만 향후 1~2년 내 흑자가 지속될 경우 배당 실현도 가능할 전망이다.
◇안정화 필요 카카오X, 관리 및 규제·소송 리스크 확대 부담 다만 미국 ADR 상장은 카카오X와 카카오모빌리티에 현실적인 관리 문제를 가져다 줄 공산도 크다. ADR 상장은 우회적 상장에 가깝지만 해당 기업은 엄연히 미국 내 자본시장에서 상장사 지위를 얻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되면서 관련 규제를 받게 된다.
결과적으로 카카오X와 카카오모빌리티는 미국 자본 시장 규제에 맞추기 위해 상당한 수준의 공시 및 재무제표 관리 부담을 진다. 만약 공시 내용이 SEC 기준이나 시장 투자자의 눈높이에 맞지 않을 경우 이와 관련된 제재나 소송에 휩싸일 가능성도 농후하다.
미국 자본 시장은 국내 시장 대비 개인, 기관 투자자의 주주권 행사가 활발한 편이다. 아울러 기업 내 주요 의사결정이나 중요 정보에 대한 공개 요구도 잦으며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기업을 대상으로 한 투자자 집단 소송도 잦은 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미 국내에서 택시 배차 플랫폼 운영으로 인해 여러 차례 정치권 등으로부터 도마에 올랐다. 이를 고려하면 해외에서까지 추가적인 규제, 소송 리스크에 처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도 공정위 등과 행정소송을 비롯한 다양한 사법 리스크와 규제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인적분할 이후 카카오X는 변화된 지배구조와 계열사 상황에 대해 적응할 기간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분할된 일부 자회사 지분의 카카오AI로의 양도나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 등 에너지와 인력을 할애할 요소가 상당하다. 대부분 인력이 카카오AI로 이전하고 카카오X에 남는 인원은 많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관리 부담 증가는 달갑지 않은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