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먹거리를 바탕으로 AI 사업을 영위할 신설법인 카카오AI가 분할 과정에서 2조3000억원에 이르는 현금성자산을 넘겨받는다. 다만 이 가운데 약 80%는 커머스 이용자가 결제하고 판매자에게 지급하기 전까지 보관하는 고객예수금이다.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해 사업과 투자 등에 동원할 수 있는 재원은 5000억원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AI는 기존 플랫폼·커머스 사업을 토대로 연간 7000억원 규모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EBITDA를 모두 현금으로 축적할 수는 없다. CAPEX와 운전자금, 주주환원 등에 자금을 써야하는데다 대부분의 자회사가 카카오X로 이관되면서 기존 배당금 수입도 기대하기 어렵다. AI 투자를 병행하면서 잉여현금흐름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인적분할 이후 재무 운용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현금 79.4%가 '결제 대기분', 임의 활용 어려워
카카오가 공개한 지배구조 개편 관련 자료에 따르면 신설법인 카카오AI에 승계되는 현금성자산은 2조3000억원이다. 올 상반기 말 카카오가 별도 기준으로 보유한 현금성자산 2조3307억원과 유사한 규모다.
외형만 보면 카카오AI는 상당한 자금 여력을 확보한 상태에서 출범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산의 성격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을 여유자금으로 보기는 어렵다.
올 상반기 말 카카오의 고객예수금은 별도 기준 1조8500억원이다. 전체 현금성자산의 79.4%에 해당한다. 이를 제외하고 남는 금액은 4807억원이다. 단기금융상품 463억원을 더하면 카카오AI가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5270억원으로 추산된다.
고객예수금은 카카오가 '선물하기' 등을 통해 소비자로부터 받은 상품대금을 판매자에게 정산하기 전까지 보관하는 돈이다. 자산 항목에는 현금으로 반영되지만 향후 판매자에게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어 부채로도 인식된다.
정산 주기에 맞춰 외부로 빠져나가야 하는 만큼 일반적인 운영비나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는 데 제약이 따른다. 카카오AI에 현금이 귀속돼 있더라도 경제적 실질은 회사가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자체 자금과 다르다는 의미다.
◇축소되는 자회사 배당수익, EBITDA 확대 필요
카카오는 카카오AI가 연간 7000억원의 현금창출능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현금창출능력은 영업이익과 감가상각비를 합산한 수치다.
실제 EBITDA에 비해서는 낮게 책정했다. 작년 카카오의 별도 EBITDA는 7772억원이다. 최근 3년간 평균값은 7933억원이다. AI 사업의 수익화가 지연되면서 보수적인 수치를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EBITDA 규모가 유지되더라도 나가는 자금이 상당수다. 지난해 카카오의 별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9389억원이었다. 투자활동에서는 유형·무형자산 취득 2384억원 등을 포함해 3689억원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재무활동 순유출(4109억원)과 환율변동에 따른 감소분까지 합치면 총 7840억원이 현금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작년 EBITDA와 유사한 수준이다.
배당 창구도 막혔다. 작년 순증액인 1550억원의 대부분은 자회사 배당금 수입(1673억원)에서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대부분의 자회사를 카카오X로 이전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인적분할 후 카카오AI의 배당 수익은 유지될 수 없다.
결국 카카오AI의 재무 여력은 기존 사업에서 발생하는 EBITDA를 잉여현금흐름으로 얼마나 전환을 할 수 있을 지, 또 AI 사업을 통해 이를 얼마나 확대할 수 있을 지에 달려 있다. 플랫폼과 커머스 사업의 수익성을 지키면서 AI 투자와 주주환원에 필요한 재원을 동시에 마련해야 한다. 인적분할 이후 자회사 배당 유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만큼 AI 수익화 속도와 투자 효율이 현금 여력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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