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카드 시장의 상위권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개인카드 시장의 성장 여력이 제한되고 수익성 관리 부담이 커지자 대다수 카드사가 장기 거래가 가능한 법인 고객 확보에 힘을 실은 결과다. 결제 규모와 부문별 강점, 은행·그룹 연계 전략을 중심으로 재편된 시장 구도와 각 사 영업 경쟁력을 살펴본다.
KB국민카드가 올해도 법인카드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 5월 누적 법인카드 결제액은 10조8833억원으로 8개 전업카드사 중 가장 컸다. 법인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회원 기반에서도 업계 최상위권을 유지하며 고객 저변을 폭넓게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나카드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선두 수성 부담은 커졌다. 국민카드는 이에 맞춰 연초 기업영업본부를 신설하고 전국 18개 지역 기반 영업 체계를 구축하며 현장 접점을 넓히고 있다. 김재관 대표가 강조한 '실질 성과 전환' 기조에 맞춰 저수익 외형 경쟁보다 우량 기업 고객 확보에 무게를 둔 모습이다.
◇최대 회원 기반해 일반 신용·체크 실적 1위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민카드의 법인카드 결제액은 올해 5월 누적 기준 10조8833억원으로 전년 동기 10조1695억원보다 7.0% 증가했다. 현금서비스와 구매전용을 제외한 국내외 신용·체크카드 실적 기준이다. 8개 전업카드사 중 가장 큰 규모다.
출처: 여신금융협회 공시 취합
고객 기반이 가장 크다는 점은 국민카드의 주요 경쟁력으로 꼽힌다. 올해 5월 말 국민카드의 법인 신용카드 사용 가능 회원은 46만3000개로 2위 하나카드 26만9000개와 19만개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법인 체크카드 사용 가능 회원 수도 37만개로 2위 신한카드 14만8000개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 대기업과 중견기업, 개인사업자를 아우르는 폭넓은 고객 저변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부문별로도 국민카드는 국내 일반 신용결제와 법인 체크카드 결제액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세금성 결제나 구매전용카드보다 일반 기업카드 매출과 우량 기업 고객 확보에 무게를 두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KB금융그룹 계열사와의 협업 시스템도 국민카드 법인 영업의 기반을 넓히는 핵심 축이다. 기업 고객이 은행 등 그룹 계열사의 기업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때 기업카드와 급여이체, 정기예금 등 그룹 상품을 함께 제안하는 방식으로 시너지 효과를 키우고 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기업카드 발급부터 이용 활성화, 결제 솔루션, 데이터 기반 서비스까지 기업 고객이 필요로 하는 모든 영역의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디지털 기반 기업카드 관리 서비스와 데이터 역량을 고도화해 기업 고객의 비용 절감과 업무 효율화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초 우량고객 확대 위해 기업영업본부 신설
법인 시장 내 경쟁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소다. 같은 기간 8개 전업카드사 전체 법인카드 결제액은 7.5% 늘었다. 국민카드 증가율 7.0%를 웃돈다. 국민카드의 시장 점유율도 18.3%에서 18.2%로 소폭 하락했다. 올해 2위로 부상한 하나카드의 격차도 지난해 5월 누적 기준 1조1800억원 수준에서 올해 6542억원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출처: 여신금융협회 공시 취합
일부 회원 지표가 줄어든 점도 고객 기반 관리 필요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국민카드의 법인 체크카드 사용 가능 회원 수는 지난해 5월 말 38만1000개 수준에서 올해 5월 말 37만개로 감소했고 순수 보유 회원 수도 29만4000개 수준에서 28만2000개로 줄었다. 반면 하나카드는 같은 기간 법인 신용카드 사용 가능 회원 수가 25만1000개에서 26만9000개로, 법인 체크카드 사용 가능 회원 수가 12만2000개에서 13만2000개로 증가했다.
국민카드가 연초 기업영업본부를 신설하고 전국 18개 지역 기반 영업 체계를 구축한 것도 이런 상황에 대응해 우량고객 관리를 촘촘히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국민카드는 기업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지역별 기업 고객을 밀착 관리하기 위해 영업 조직을 정비했다. 신규 고객 발굴부터 사후관리까지 이어지는 일관된 영업 체계를 구축해 조직 개편을 실제 영업 성과로 연결하려는 구상이다.
이는 김재관 대표가 올해를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되는 전환점의 해"로 규정한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국민카드는 실행 중심 조직 운영과 현장 판단의 신속한 실행을 법인 영업 조직에도 적용하며 질적 성장을 꾀하고 있다. 단기 점유율 경쟁보다 우량 고객과 일반 기업카드 매출을 키우는 전략을 앞세운 셈이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저수익 중심의 매출을 통한 외형 경쟁보다 수익 중심의 일반 기업카드 매출 확대와 우량 기업 고객 확보에 집중한다"며 "수익성과 지속성, 경쟁력을 동시에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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