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컸던 탓일까. 이번 현대로템 컨퍼런스콜의 관심은 매출 성장세에 비해 따라오지 않는 영업이익에 집중됐다. 현대로템은 올해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 넘게 늘어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영업이익률은 3.7%포인트(p) 하락했다.
현대로템은 국내 방산 납품 물량이 증가하는 등 프로젝트 믹스 변화와 지난해 발생한 품질 예정비용 절감 효과의 기저 부담을 원인으로 제시했다. 철도 부문은 대규모 수주잔고가 실제 매출로 전환되는 시점도 구체화했다. 올해까지는 성장폭이 제한될 수 있지만 모로코 프로젝트 생산이 본격화하는 2027년부터는 매출이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방산 물량 늘며 수익성 하락...전년 일회성 효과도 소멸 현대로템은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6060억원, 영업이익 232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1조4177억원보다 13.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575억원에서 9.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8.2%에서 14.5%로 3.7%포인트 낮아졌다.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질의응답(Q&A) 세션에서는 AD&RH사업본부의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이 낮아진 배경을 묻는 말이 나왔다. 이날 Q&A 세션 정재호 현대로템 재경본부장(상무)가 맡았다.
한 애널리스트는 “AD&RH 부문 매출은 성장했지만 이익률이 하락했다”며 “수익성이 둔화한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해달라”고 물었다.
정 상무는 국내 납품 물량 증가에 따른 프로젝트 믹스 변화를 첫 번째 원인으로 꼽았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수출 물량과 국내 물량의 매출 구성이 달라지면서 사업부 전체 이익률이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발생한 일회성 이익의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폴란드 1차 실행계약 잔여 물량 납품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당초 반영했던 품질 예정비용 일부를 절감했다. 해당 금액이 이익 개선 요인으로 반영되면서 전년 동기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정 상무는 “올해 국내 납품용 생산 물량이 증가하면서 프로젝트 믹스 효과가 발생했다”며 “전년도에는 폴란드 1차 실행계약 잔여 물량 납품을 완료하면서 품질 예정비용이 절감된 부분이 수익 개선으로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기저효과로 영업이익률이 다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방산 수출 사업은 2027년부터 다시 외형 성장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폴란드형 K2 전차인 K2PL 물량은 2027년 제작을 시작해 2029년까지 총 64대를 연속 생산하고 2030년까지 납품을 마칠 예정이다. 관련 매출은 2027년부터 진행률에 따라 순차적으로 인식된다.
현대로템이 추진하는 총 210대 규모의 폴란드 K2 전차 3차 실행계약(EC3)은 착수를 위한 사전 준비 단계에 들어갔다. 다만 구체적인 공급 물량과 현지화 조건, 계약 시점 등은 향후 협상을 통해 확정할 예정이다.
현대로템은 페루 육군과도 실행계약 체결을 위한 기술 사양과 계약 조건 협상을 상당 부분 진행했다. 다만 이달 28일 신임 대통령 취임을 앞둔 정권 교체기라는 점을 고려해 하반기 중 계약 성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라크와 루마니아 사업은 현지 정치 상황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라크는 신임 총리 취임 이후 내각 구성이 진행 중인 데다 중동 정세 불안까지 겹치면서 상반기 영업활동에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현대로템은 하반기 이라크를 대상으로 우리 정부와 협력해 영업활동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루마니아 역시 내각 불신임 이후 새 정부 구성이 지연되고 있어 정국이 안정되는 대로 제안서를 준비할 예정이다.
◇20조 철도 수주잔고, 매출 전환은 ‘시차’…모로코가 성장 기폭제 시장의 또 다른 관심은 철도 사업의 매출 성장 시점이었다. 현대로템 철도 부문은 20조원에 육박하는 수주잔고를 확보했지만 수주잔고 증가 속도와 비교하면 매출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더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한 애널리스트는 “철도 부문 수주잔고가 20조원 가까이 되는데 매출이 올라오는 속도는 상당히 느리다”며 “올해와 내년 매출 규모를 어느 정도로 예상하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현대로템은 철도 사업 특성상 수주 이후 실제 생산에 들어가기까지 상당한 시차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차량별 설계와 개발, 시험 등의 선행 절차가 필요해 대규모 계약을 확보하더라도 곧바로 매출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매출은 과거 수주한 국내외 프로젝트 생산 물량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철도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영업이익 역시 기존 프로젝트가 이어지는 만큼 전년과 유사한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매출 성장세가 본격화하는 시점은 2027년이다. 모로코 철도차량 사업이 생산 단계에 들어가면서 철도 부문 매출이 올해보다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현대로템은 전망했다. 프로젝트 구성이 바뀌면서 수익성도 함께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상무는 “철도 사업은 수주 이후 설계와 개발 등 초기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올해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모로코 사업의 생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철도 매출이 30%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해당 사업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더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