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산업의 경쟁축이 생산능력 확대에서 핵심광물 확보와 순환경제 구축으로 이동하고 있다. 공급망 재편과 자원안보 강화, 탄소중립 정책이 맞물리면서 핵심광물 리사이클링은 이차전지 산업의 공급망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CIS케미칼은 이 같은 산업 변화에 맞춰 사업구조를 고도화해온 기업이다. 고순도 알루미나 국산화에서 출발해 양극재 첨가제 사업을 거쳐 폐배터리 리사이클링과 리튬 회수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최근에는 회수한 핵심광물을 다시 고객사에 공급하는 순환형 공급망 구축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강형길 상무(
사진)는 최고재무책임자(CFO)로 CIS케미칼의 사업 고도화와 기업공개(IPO)를 이끌고 있다. 그는 회계법인과 자산운용사에서 기업 투자와 구조조정 업무를 수행한 뒤 CIS케미칼과 인연을 맺었다.
◇투자자로 선택한 회사에 경영진으로 합류 
CIS케미칼은 2012년 이성오 대표가 고순도 알루미나 국산화를 목표로 설립했다. 당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용 소재 시장은 일본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었다.
CIS케미칼은 소재 국산화를 기반으로 시장에 진입한 이후 일본 수출에 성공하며 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이차전지 양극재 첨가제와 핵심광물 리사이클링 분야로 사업을 확대했다. 현재는 광주 본사와 광양 생산기지를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강 CFO와 회사의 인연은 투자자로 시작됐다. 공인회계사(CPA)인 그는 삼일회계법인과 유진자산운용 PEF본부에서 기업 투자와 구조조정 업무를 수행했다. 2018년 유진자산운용 재직 당시 회생절차를 진행하던 CIS케미칼에 투자했다.
이후 근무했던 밸류시스템자산운용에서도 후속 투자에 참여하며 약 5년간 투자자의 시각에서 CIS케미칼을 지켜봤다. 이 과정에서 CIS케미칼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2023년 CFO로 합류했다.
강 CFO는 "투자 당시에는 소재 기술 자체보다 기술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주목했다"며 "생산체계 구축과 사업 확장이 계획대로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자자 시절에도 결국 기업가치는 기술 자체보다 고객이 선택하고 사업으로 연결될 때 만들어진다고 생각했다"며 "지금도 같은 관점에서 회사의 성장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개발을 넘어 사업화 단계로 강 CFO는 CIS케미칼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체 개발한 상조적 용매추출(SSX·Synergistic Solvent Extraction) 공정을 꼽았다. 세 종류 이상의 복합 용매를 활용해 용액에서 리튬만을 선택적으로 직접 추출하는 기술로, 기존 증발·농축 방식 대비 공정 효율성과 회수율을 높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술력은 외부에서도 인정받았다. 최근 전문평가기관 두 곳으로부터 기술성평가 A등급을 획득하며 기술특례 상장 요건을 충족했다. 현재 회사의 리튬 생산능력(CAPA)은 연간 1600톤 규모다.
강 CFO는 “지난 몇 년간 회사가 집중한 것은 기술 개발 자체보다 이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고객에게 공급할 수 있는 사업 기반을 구축하는 일이었다”며 “이제는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생산과 공급, 고객 대응을 아우르는 사업 수행 역량을 시장에 보여줄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강 CFO는 향후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이 확대되면서 원료 확보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리사이클링 시장 경쟁력은 누구나 처리할 수 있는 원료가 아니라 기술력이 필요한 순환자원까지 사업화할 수 있는 역량에서 나온다”며 “CIS케미칼은 이를 통해 고객의 공급망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산철(LFP)배터리 리사이클 사업이다. LFP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를 회수할 수 있는 삼원계(NCM)배터리와 달리 경제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CIS케미칼은 리튬 회수 기술을 기반으로 LFP배터리 리사이클 사업의 상업 생산 기반을 구축했다. 최근 국내에서 LFP 양극재 양산을 추진 중인 엘앤에프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IPO는 성장의 출발점, 기업가치 높일 자본배분에 집중 강 CFO는 현재 추진 중인 코스닥 기업공개(IPO)가 단순한 자금조달이 아닌 기업의 성장 기반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CIS케미칼은 2024년 5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가 이를 철회한 이력이 있다.
CIS케미칼은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리튬 생산능력 확대와 연구개발 고도화, 다양한 핵심광물 적용 범위 확대, 글로벌 고객 기반 확충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다만 강 CFO는 외형 확대를 위한 투자보다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분야에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단순히 생산능력 확대에 활용하는데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고객 기반 확대, 원료 적용범위 확대, 연구 개발 고도화 등 장기적인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분야에 우선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CFO의 역할은 단순히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아니라 주주의 자본을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모든 투자 의사결정은 장기적인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라는 원칙 아래 이뤄질 것"이라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