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20여 년간 쌓은 자본·리스크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신용등급 AA 반열에 올랐다. S&P에서 국내 민간기업 중 최고 신용등급을 받으며 그룹 맏형인 삼성전자 신용도를 넘어섰다. 해외 영업, 대형 재보험 시장에서 영토를 확장할 동력이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A에서 AA까지 단계적으로 상승…하락한 시기도 있었지만 빠르게 회복 S&P는 지난달 30일 삼성화재 장기보험금 지급능력 평가등급과 발행자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한 단계(1노치) 상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Outlook)은 안정적(Stable)을 부여했다. 이번 신용도 상향으로 삼성화재는 한국 정부 외화 신용등급(AA)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삼성전자(AA-)보다도 높은 글로벌 신용등급이다.
삼성화재는 20여 년 전부터 S&P 신용등급을 관리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에서 재무 건전성을 인정받는 건 해외사업을 펼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국내 손해보험사가 해외에서 영업력을 키우려면 신인도와 자본력을 갖춰야 한다. S&P는 시장 입지, 자본력, 영업 성과, 리스크 관리 역량 등을 평가해 신용등급을 부여한다.
삼성화재는 2003년 S&P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높였다. 이후 자본 창출 능력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축적해 2013년 AA-까지 등급을 끌어올렸다. 2014년 신용등급이 A+로 한 단계 떨어졌지만 이듬해 다시 AA-를 회복했다. 한국 정부 신용등급이 AA-(2015년)로 상향되기 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해당 등급을 확보했다. 2016년 한국 정부 신용등급이 AA로 올라선 뒤 10년 만에 삼성화재도 같은 고지를 밟았다.
S&P는 이번 삼성화재 신용등급 상향 배경을 5가지로 꼽았다. 자산·부채(ALM) 듀레이션 관리 외에 △IFRS17 도입 이후 자본 적정성 유지 △안정적인 수익성과 내부 자본 창출 능력 △국내 손보 시장 선도적 지위 △글로벌 사업 확대에 따른 지역·수익원 다각화 등을 들었다.
S&P는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가치 변동이 자본 적정성 평가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라 판단했다. 삼성전자 지분에서 발생하는 미실현 평가손익으로 자본 기반이 변동성에 노출될 수 있지만, 이에 상응하는 요구자본 변동이 자본 적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상쇄한다고 봤다. 지난달 28일 기준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지분 1.49%를 보유 중이다.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제시한 이유도 설명했다. S&P는 삼성화재가 향후 2년 동안 극단적인 금융 시장 스트레스 환경이 도래해도 이를 충분히 견뎌낼 수 있는 자본 적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언더라이팅과 투자·준비금 적립 정책, ALM 관리 역량이 뒷받침될 걸로 봤다.
◇A.M.Best 신용등급은 15년 연속 최고 등급 삼성화재 재무 건전성 수준은 보험사 전문 신용평가기관인 미국 에이엠베스트(A.M.Best) 평가에서도 드러난다. 삼성화재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5년 연속으로 A.M.Best 신용등급이 최고 등급인 A++를 유지했다. A++는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1만6000여 개 보험사 중 약 200개사만 보유한 등급이다.
A.M.Best는 보험사 재무 건전성을 평가해 신용등급을 부여한다. 성장성·효율성·수익성·안정성·유동성 등 5개 항목은 정량 평가한다. 전사 리스크 관리(ERM) 전략과 해외사업 추진 현황, 자동차 보험과 장기보험 전략, 자본 정책은 정성 평가한다.
삼성화재는 이번 S&P 신용등급 상향을 계기로 글로벌 보험 시장에서 신인도를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 해외 영업과 재보험사업을 확대할 기반도 그만큼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