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이 2024년 2월 8.30%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영구채) 1000억원에 스텝업된 금리가 적용되고 있다. 발행 2년이 되는 날인 2026년 2월 3.5%포인트가 가산되면서 금리는 11.8%로 높아졌다.
효성화학은 올해 5월 22일 표면금리 5.50%짜리 영구채 2000억원을 새로 찍었지만 상반기 기준 2024년 발행됐던 신종자본증권 2000억원은 상환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다. 스텝업이 적용된 금리를 감당하는 데는 자본 규모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2024년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던 여파로 효성화학은 올 6월까지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주식거래가 중지됐다.
◇8.30%가 11.80%로…5월 발행분은 잔액만 늘렸다 THE CFO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비금융 계열사를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효성화학이 2024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발행한 회사채는 5건 5200억원이다. 전부 사모다. 영구채가 4건 5000억원이고 나머지는 신용보증기금이 보증한 P-CBO 200억원이다. 공모 회사채는 없다. 반면 이 영구채 5000억원은 전부 모회사에 얹혀 있다. 3000억원은 ㈜효성이 직접 인수했고 2000억원은 ㈜효성이 채무보증을 섰다.
효성화학은 2024년 2월22일과 9월26일 각각 1000억원을 8.30%에 발행했다. 조건은 두 건이 같다. 발행일로부터 2년 동안 8.30%, 2년 이후 11.80%, 5년 이후 12.80%, 10년 이후 13.80%다. 조기상환권은 발행 2년이 지난 날과 그 이후 각 이자지급일에 행사할 수 있다. 2024년 2월 발행된 1000억원의 스텝업 시점은 올해 2월 22일이었고 상반기 보고서에 이 채권은 아직 남아있다.
효성화학 관계자는 "2024년 2월 발행했던 신종자본증권은 스텝업이 적용된 상태로 상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스텝업 적용 전 금리였던 8.30%도 대기업집단에서는 높은 축이었다. 2024년 이후 대기업집단 비금융 계열사가 발행한 영구채 가운데 금리가 공시된 78건을 놓고 보면 2위와 3위다. 78건 평균은 6.01%다. 이보다 높은 것은 HDC신라면세점이 2024년 6월 11.90%에 낸 150억원 한 건뿐이다. 스텝업이 적용된 11.80%는 이 78건 가운데 어느 발행금리보다 높다.
올해 5월22일 효성화학은 2000억원 규모 영구채를 발행했다. 표면금리 5.50%가 3년간 유지되고 2029년 5월 22일 8.00%로 오른 뒤 매년 1.5%포인트씩 여덟 차례 가산된다. 발행 당시 효성화학은 해당 영구채를 채무상환에 1500억원, 타법인 증권 취득에 500억원 각각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 5월 영구채를 발행할 때 모회사인 ㈜효성은 원리금 채무보증을 제공했다.
2분기 영구채가 새로 발행되긴 했지만 2024년 2월 발행했던 신종자본증권은 스텝업이 그대로 적용됐다. 3월 말 3000억원이던 신종자본증권 잔액은 6월 말 5000억원으로 늘었다.
스텝업을 부담한 데는 자본 규모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2024년 효성화학의 자본은 -680억원을 기록하면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이는 상장폐지 사유로 작년 3월부터 효성화학 주식은 거래가 정지됐다. 효성화학은 2025년 초 특수가스(NF3) 사업부를 9217억에 매각했고 같은 해 온산탱크터미널 사업부도 처분했다.
자본총계는 2025년 6331억원까지 늘었고 그 결과 올 6월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상장유지를 결정했다. 6월 말 기준 자본 규모는 1조92억원으로 더 커졌다. 5월 발행한 영구채 2000억원, 4월 PRS 계약을 통해 지분 49%를 SPC인 효성비나제일차에 넘긴 것이 더해진 결과물이다.
앞선 영구채는 스텝업 기간에 맞춰 차환됐다. 2023년 8월과 9월 700억원과 300억원을 8.30%에 발행했는데 지난해 8~9월 조기상환권을 행사해 전액 상환했다. 재원은 온산 탱크터미널 매각대금 1500억원과 베트남 법인 지분 처분 유입액이었다. 온산 탱크터미널을 사간 곳도 ㈜효성이다.
2024년 9월에 낸 나머지 1000억원의 조기상환 시점이 이달 26일 돌아온다. 이때도 상환하지 않으면 같은 조건에 따라 금리가 11.80%로 오른다. 두 건 모두 스텝업이 적용되면 영구채 5000억원의 연 이자는 386억원이 된다.
◇전환권 67.8%로 받은 4% 금리 금리가 가장 낮았던 조달은 따로 있다. 지난해 12월3일 발행한 제5회 전환사채 1000억원으로 표면이자율과 만기보장수익률이 모두 4.00%다. 만기는 30년으로 후순위여서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는 영구 전환사채다. 반기보고서에도 신종자본증권으로 계상돼 있다.
시장에서 받은 값은 아니다. 인수자는 ㈜효성 한 곳이고 전량을 가져갔다. 전환가액은 1주당 3만8900원, 전환가능주식수는 257만694주다. 발행주식총수 379만1811주의 67.8%에 해당한다. 전환청구는 올해 12월4일부터 가능하다. 4%라는 금리 대신 발행주식의 3분의 2가 넘는 전환권을 모회사에 넘긴 구조다. 이 채권도 발행 5년 뒤 7.00%로 오르고 이후 매년 1.0%포인트씩 붙되 가산금리는 연 19.0%를 넘지 못한다.
공모 시장이 막혀 있던 것이 이런 구조의 배경이다. 효성화학은 2023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네 차례 공모채 수요예측에 나섰지만 모두 전량 미매각됐고 주관사가 물량을 인수했다. 2024년 7월에 낸 500억원의 금리는 7.8%였다. 이 채권은 올해 1월 만기가 돌아와 상환됐다. 지난해 3월에는 발행을 철회했고 11월에도 복귀하지 못했다.
효성화학은 정책보증도 활용했다. 2024년 3월 28일 신용보증기금 P-CBO로 200억원을 5.5%에 조달했다. 대기업집단 비금융 계열사가 발행한 P-CBO 85건 가운데 19번째로 높은 금리다. 85건 평균은 4.68%다.
효성이 효성화학에 넣거나 보증한 돈은 1조500억원이다. 2024년 제3·4회 영구채 2000억원 인수와 지난해 4월 온산 탱크터미널 1500억원 인수가 먼저였다. 10월 31일에는 지원 방안을 묶어 자금보충 약정 2000억원과 백금 자산 2000억원 매입 후 재임대를 함께 발표했고 12월 영구 전환사채 1000억원을 인수했다. 올해 5월 제6회 영구채 2000억원 채무보증이 마지막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효성이 효성화학에 제공한 채무보증 잔액은 9379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