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아내이자 현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모친인 송광자 여사가 효성그룹 상장사 지분 정리에 착수했다. 우선 장남인 조현준 회장이 이끄는 계열의 지분부터 넘기고 있다. 효성화학 주식은 이미 전량 매각했고 다음 달에는 지주사 ㈜효성 지분도 조 회장에게 이전할 예정이다.
단순한 지분 현금화보다 고 조석래 명예회장 별세 이후 남아 있던 1세대 지분을 현재의 독립경영 체제에 맞게 재배치하는 거래로 해석된다. 송 여사가 효성중공업과 효성티앤씨뿐 아니라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측 계열사 지분도 보유하고 있어 추가 거래에 관심이 쏠린다.
◇효성화학 1.62% 15억에 매입…9월엔 지주사 지분 123억 조현준 회장은 지난 6일 시간외매매를 통해 송 여사가 보유한 효성화학 보통주 2만3445주를 전량 매입했다. 효성화학 전체 발행주식의 약 1.62%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거래 가격은 지난 4일 종가인 주당 6만3700원으로 결정됐다. 전체 거래금액은 약 15억원이다..
이번 거래로 조 회장의 효성화학 보유 주식은 기존 47만211주에서 49만3656주로 늘었다. 지분율은 12.40%에서 13.02%로 상승했다. 반면 송 여사의 효성화학 지분율은 0%가 됐다. 조석래 명예회장 부부 명의로 남아 있던 효성화학 지분이 모두 청산된 셈이다.
효성화학은 장기간 거래가 정지돼 송 여사가 주식을 처분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효성화학은 2025년 3월 매매거래가 정지된 뒤 한국거래소의 상장 유지 결정에 따라 지난 6월 약 1년 4개월 만에 거래가 재개됐다. 거래 재개 이후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오너 일가 간 지분 거래가 이뤄진 셈이다.
조 회장은 지주사 ㈜효성 지분도 추가로 넘겨받는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 4일 송 여사가 보유한 ㈜효성 주식 8만2929주를 내달 4일에 장외매수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발행주식의 약 0.50%다. 거래가격은 계획 공시 당일 종가인 주당 14만8300원으로 총 거래금액은 약 123억원이다. 거래가 예정대로 마무리되면 송 여사의 ㈜효성 지분은 사라지고 조 회장의 지분율은 기존 41.02%에서 약 41.52%로 높아진다.
두 거래 모두 최대주주 일가 전체 지분율에는 변화가 없다. 송 여사 개인 명의의 주식이 조 회장에게 이동하는 구조다. 다만 핵심 지주사와 계열사 지분이 조 회장에게 집중되면서 조 회장 개인의 지배력은 한층 강화되는 효과가 있다.
◇남은 지분 시가 2000억…조현준·조현상 계열로 나뉠까 관심은 송 여사가 보유한 나머지 상장사 지분으로 향한다. 송 여사는 지난달 기준 효성중공업 주식 6만8530주와 효성티앤씨 주식 3만1806주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은 두 회사 모두 약 0.73%다.
지난 4일 종가를 적용한 효성중공업 지분 가치는 약 1819억원에 이른다. 효성티앤씨 지분도 약 102억원어치다. 조 회장이 이끄는 효성 계열에 남아 있는 송 여사 지분 가치만 약 1921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특히 전체 평가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효성중공업 지분의 처리 방향이 향후 거래 규모를 좌우할 전망이다.
최근 주가가 고점에서 내려왔다는 점은 거래 시점을 결정하는 변수가 될 수 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5월 종가 460만원을 기록한 이후 하락해 현재 약 280만원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효성티앤씨 역시 올해 5월 초 수준과 비교하면 30% 이상 조정을 받았다. 최근 석 달만 놓고 보면 평가액이 상당 폭 줄어든 상태다.
송 여사는 조현상 부회장이 이끄는 HS효성 계열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송 여사가 보유한 지주사 HS효성 주식 수는 1만8457주로 지분율은 약 0.50%다. HS효성첨단소재 주식도 3만2925주, 약 0.73%를 들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는 ㈜효성에서 인적분할된 HS효성의 핵심 자회사다.
지난 4일 종가를 기준으로 송 여사가 보유한 HS효성 지분은 약 8억원, HS효성첨단소재 지분은 약 54억원으로 평가된다. 이 경우 효성중공업과 효성티앤씨를 포함한 나머지 네 개 상장사 지분의 합산 시가는 약 1984억원이 된다.
송 여사가 조현준 회장 측 계열사 지분은 조 회장에게, HS효성 계열 지분은 조현상 부회장에게 각각 넘기는 방식으로 지분 정리를 이어갈 가능성도 거론된다. 2024년 그룹 분할 이후 형제가 각자 독립경영 체제를 구축한 만큼 모친 명의로 남은 지분 역시 계열별로 정돈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추가 거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향후 송 여사의 효성중공업·효성티앤씨 지분 매각 계획과 관련해 “아직 미정인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