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이 실적 반등에 성공한 효성화학의 2000억원 규모 신규 자금조달에 신용보강을 제공했다. 효성화학이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자금을 빌리는 과정에서 지주사 효성이 채무보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효성화학이 흑자 전환과 주식 거래 재개로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하자 지주사가 재무적 안전판 역할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효성화학의 실적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중동 전쟁에 따른 공급 차질로 폴리프로필렌(PP)을 비롯한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영향이다. 향후 효성화학이 개선된 수익성을 유지해 자체적인 재무구조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효성의 지원 부담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0억 추가 지원받은 효성화학…채무보증 1조 육박
20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SPC '효성케미제일차'를 설립해 효성화학에 2000억원의 자금을 간접 지원했다. 효성케미제일차의 효성화학 관련 운영자금 조달에 대해 채무보증을 제공한 내용이 골자다. 1500억원은 차입금 상환에 투입하며, 5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이 SPC를 활용해 효성화학을 지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기존에도 뉴스타에이치켐제일차 등을 통해 효성화학에 자금을 지원해 왔다. 올 1분기 말 기준 효성화학 관련 금융지원 규모는 6700억원이었다. 효성화학이 발행한 채권형 신종자본증권과 영구전환사채 투자, SPC를 통한 대여금 등이 포함된 규모다.
효성화학 공장.
하지만 효성은 올 2분기 효성케미제일차를 통해 효성화학에 2000억원을 추가로 공급하면서 관련 금융지원 총액은 8700억원까지 늘어났다. 기존 금융지원 구조를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SPC를 활용한 자금조달 창구까지 추가한 셈이다.
채무보증 규모도 1조원에 육박했다. 효성의 효성화학 관련 자금조달에 제공한 채무보증은 9379억원으로 집계됐다. 효성케미제일차 2000억원을 비롯해 뉴스타에이치켐제일차 등 3700억원, 효성비나제일차의 주가수익스왑(PRS) 관련 3679억원으로 구성됐다. 채무보증은 효성화학이 자금조달 과정에서 채무를 갚지 못할 시 효성이 상환을 책임지는 약정이다.
효성 관계자는 "지주사 차원에서 자회사인 효성화학의 만기도래 차입금 상환 및 유동성 확보를 돕기 위해 채무보증에 나선 것"이라며 "효성화학의 재무구조 개선과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지원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영업익 1700억대 '반등'…정상화 속도
효성화학은 올해부터 실적 개선에 나서며 정상화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수년간 수익성을 짓눌렀던 베트남 생산법인 효성비나케미칼의 가동 정상화와 고부가 제품 확대가 맞물리면서 수익 구조가 강화된 영향이다. 지주사의 적극적인 금융지원도 실적 반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효성화학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조4583억원과 영업이익 171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2분기에만 170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주력하는 PP·DD(프로판탈수소) 사업이 중동 지역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판가가 급등해 현금창출력이 강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투자 효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앞서 효성화학은 베트남 법인 효성비나케미칼 투자가 재무구조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지난해 기술 개선과 설비 최신화를 마치면서 올 상반기 공장 가동률을 100%까지 끌어올렸다. 이에 효성비나케미칼은 지난해 상반기 1051억원 순손실에서 올 상반기 452억원의 순이익으로 흑자 전환했다.
고부가 제품 비중도 높아졌다. 실제 효성화학의 PP 판매량 중 고부가 제품 비중은 올 상반기 49%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43%) 대비 6%p 높아진 수치다. 수출도 유럽 판매량이 2022년 1만3000톤에서 지난해 10만8000톤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만 8만2000톤을 기록했다. 일본 판매량도 같은기간 3만8000톤에서 6만5000톤으로 늘어난 후 올 상반기 4만8000톤을 기록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효성의 전체 채무보증 규모에서 효성화학 관련 금액이 63.5%를 차지할 정도로 지원이 집중돼 있다"며 "올해부터 실적 반등한 효성화학의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정상화 작업에 속도를 붙인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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