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2028년까지 예고한 투자액은 29조1000억원이다. 여기에 조정 지배지분순이익의 35~40%를 주주에게 돌려주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문제는 재원이다. 본업에서 벌어들이는 현금만으로 투자와 주주환원을 동시에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저수익 자산을 정리하고 상장 자회사 지분을 유동화하는 한편 외부 조달도 병행해야 한다. 필요한 자금과 확보 가능한 재원을 맞춰보면 향후 3년의 자금 부담을 가늠할 수 있다.
◇최근 3년 부족액 6.8조…향후 3년은 최대 15.4조 최근 3년(2023~2025년) 포스코홀딩스의 연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7조4000억원이다. 같은 기간 유형·무형자산 취득에 21조6000억원, 배당금 지급에 2조5700억원을 썼다. 두 지출을 더하면 24조1900억원이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보다 6조7900억원 많다. 본격적인 투자 확대에 앞서 이미 자체 현금창출만으로 투자와 배당을 충당하기 어려운 구조였던 셈이다.
2026~2028년에는 부담이 더 커진다. 그룹이 예고한 투자액은 총 29조1000억원으로 연평균 9조7000억원이다. 직전 3년 평균 투자액인 7조2000억원보다 매년 2조5000억원 많다.
최근 3년 평균 수준인 연 5조8000억원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3년 동안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은 17조4000억원이다. 투자액에 11조7000억원 못 미친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025년 수준인 4조5700억원에 머문다면 3년간 현금창출 규모는 13조7000억원으로 줄어든다. 투자액과의 차이는 15조4000억원까지 벌어진다.
다만 본격적인 투자 확대는 상반기 실적에는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2026년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708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1% 줄었다. 유형자산 취득도 2조118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 투자 집행이 본격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현금창출력은 크게 약해진 셈이다.
◇구조조정 1.7조·지분유동화 2.5조, 4.2조 확보 부족한 재원을 모두 차입으로 충당하는 것은 아니다. 포스코그룹은 저수익·비핵심 사업과 자산 구조조정 목표를 기존 2조8000억원에서 3조5000억원으로 높였다. 2024~2025년 1조8000억원 규모를 이미 정리한 만큼 2028년까지 추가로 확보해야 할 재원은 1조7000억원이다.
상장 자회사 지분도 유동화한다.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DX 보유지분을 각각 50% 수준으로 낮추는 방식으로 약 2조5000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3년 만기 주가수익스왑(PRS)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유동화 대금의 10% 상당은 자사주 매입·소각에 쓰고 나머지는 포스코아르헨티나 리튬 3~4단계 등 미래 전략자원 투자에 투입한다.
남은 구조조정 규모 1조7000억원과 지분유동화 2조5000억원을 합치면 4조2000억원이다. 이를 반영하면 최근 3년 평균 수준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유지할 경우 부족액은 11조7000억원에서 7조5000억원으로 줄어든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025년 수준에 머물 경우에도 15조4000억원에서 11조2000억원으로 낮아진다. 향후 3년간 추가로 마련해야 할 재원은 7조5000억~11조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남은 부담은 차입…총차입금 대비 유동자금 55.5% 구조조정과 지분유동화로도 채우지 못하는 부분은 외부 조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포스코그룹은 2025년 말 연결 기준 총차입금 28조4920억원, 순차입금 21조4422억원을 안고 투자 사이클에 들어섰다. 총차입금 대비 유동자금 비율은 2024년 말 58.73%에서 2025년 말 55.52%로 낮아졌다. 유동자금이 5611억원 늘었지만 차입금 증가 폭이 더 컸다.
2025년에는 사채와 장기차입금 조달이 늘고 단기차입금도 순액 기준 2조1585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재무활동현금흐름은 전년 순유출에서 2조4028억원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조달 과정에서는 만기를 분산해 상환 부담을 관리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2025년 5월 녹색채권으로 약 1조원을 조달하면서 만기를 2030년과 2035년으로 나눴다. 포스코 역시 같은 해 발행한 공모 회사채의 만기를 2027년부터 2032년까지 분산했다. 외화차입금에는 통화스왑을 활용해 환율변동 위험을 낮추고 있다.
관건은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면서 재무안정성을 어느 수준까지 지켜낼 수 있느냐다. 투자 재원만 고려하면 끝나는 것도 아니다. 포스코그룹은 2026~2028년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합쳐 조정 지배지분순이익의 35~40%를 주주에게 환원하기로 했다. 최근 3년간 총 주주환원 규모는 4조1000억원이었다. 이익에 연동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향후 환원 규모는 실적 회복 속도에 따라 달라진다.
결국 7조5000억~11조2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추가 재원 규모를 얼마나 낮출 수 있을지는 본업의 회복 속도에 달렸다. 2025년 1.9%인 ROIC(투하자본이익률)를 2028년 5.8%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가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