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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투자 청사진 해부

29조 투자 앞두고 자본배분 원칙 재정립

①WACC 6.32%에 국가·사업위험 가산…ROIC 1.9→5.8% 자본효율 회복 승부

조은아 기자  2026-08-21 15:07:32

편집자주

포스코그룹이 2028년까지 29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철강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리튬·에너지·피지컬AI 등 미래 성장동력에도 자본을 배치한다. 대규모 투자의 성패는 결국 돈의 흐름에 달렸다. 어떤 기준으로 투자를 고르고, 필요한 재원을 어디서 마련하며, 투입한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굴리느냐가 관건이다. 더벨은 포스코그룹의 자본배분 사이클을 따라 29조원 투자계획의 재무 방정식을 풀어보고 2028년 목표의 실현 가능성을 짚어본다.
포스코그룹의 자본 배분 원칙이 달라졌다. 규모의 투자에서 수익성 중심의 투자로 무게중심을 옮긴 것이 핵심이다. 자본비용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에 자본을 우선 배분하고 투자와 자산매각, 주주환원을 하나의 틀에서 관리한다. '얼마나 많이 쓰느냐'보다 '어디에 써서 얼마나 벌어들이느냐'를 따지는 방식으로 자본 배분의 기준을 바꿨다.

29조1000억원의 신규 투자를 앞두고 이 같은 원칙을 세운 배경에는 낮아진 자본효율이 있다. 성장사업에 투입한 자본은 늘었지만 이를 통해 벌어들이는 이익은 따라오지 못했다. 기존 사업의 이익창출력까지 약해지면서 투자자본수익률(ROIC)은 2025년 1.9%까지 낮아졌다.

포스코그룹은 신규 투자와 기존 자본을 양쪽에서 손본다. 새로 투입하는 자본에는 가중평균자본비용(WACC) 6.32%를 기준으로 국가·사업 위험과 탄소비용 등을 더한 프로젝트별 목표수익률을 적용한다. 반대로 저수익 사업과 자산에서는 자본을 회수해 성장사업으로 재배치한다. 이 같은 자본 재배분을 통해 2028년 ROIC를 5.8%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WACC 6.32%가 출발점…위험 클수록 수익률 문턱 높인다

포스코그룹이 제시한 투자정책의 기본값은 WACC 6.32%다. WACC는 자기자본과 타인자본을 조달하는 데 드는 비용을 가중평균한 값이다. 투자수익이 이를 넘어야 한다는 점에서 신규 투자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점이 된다.

실제 투자에 요구하는 목표수익률(Hurdle Rate)은 '6.32%+α' 구조다. WACC를 기본요구수익률로 두고 투자 대상 국가와 사업 자체의 위험, 내부 탄소가격 조정분을 더한다.

국가위험은 투자 지역에 따라 달라진다. 포스코그룹은 인베스터데이에서 아르헨티나의 국가위험 프리미엄 사례로 8.35%를 제시했다. 사업위험도 투자 형태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데 기존 생산시설 없이 새로운 생산기지를 만드는 그린필드 투자의 위험 프리미엄 사례는 4.0%다.

단순 적용하면 국가위험 8.35%를 반영할 경우 목표수익률은 14.67%, 그린필드 사업위험 4.0%만 반영해도 10.32%에 이른다. 여기에 프로젝트에 따라 탄소비용 등 추가 위험요인이 붙을 수 있다.

같은 금액을 투자하더라도 어느 국가에서 어떤 방식으로 사업하느냐에 따라 요구 수익률이 달라진다. 29조1000억원이라는 하나의 투자계획 안에서도 자본에 붙는 가격표는 제각각인 셈이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철저한 수익성 중심으로 투자 우선순위를 재편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그룹의 자본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자본 늘었지만 이익 못 따라와…ROIC 1.9%

투자 문턱을 높일 필요성은 그간의 자본 투입과 수익성에서도 확인된다. 성장투자가 집중된 이차전지소재가 대표적이다. 이차전지소재 부문 자산은 2023년 10조9095억원에서 2025년 17조6244억원으로 2년 만에 61.5%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매출은 4조8219억원에서 3조3384억원으로 줄었고, 영업손실은 1613억원에서 4409억원으로 확대됐다. 생산능력 확보를 위한 자본 투입이 이어지는 동안 매출은 오히려 줄면서 늘어난 자산이 아직 이익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기존 사업에서는 보유 자산의 수익성이 낮아졌다. 철강 부문 자산은 2023년 66조2241억원에서 2025년 65조5629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5568억원에서 1조9601억원으로 5967억원 줄었다.

그룹 전체의 수익성 지표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연결 영업이익은 2023년 3조5000억원에서 2025년 1조8000억원으로 거의 반토막 났다. 같은 기간 EBITDA 마진율은 9.5%에서 8.7%로, ROE는 3.1%에서 0.8%로 낮아졌다. 신규 투자를 선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미 들어간 자본의 생산성을 높이는 작업도 함께 필요한 이유다.


◇분자는 키우고 분모는 덜어낸다…ROIC 5.8% 목표

해법은 ROIC를 구성하는 양쪽에 걸쳐 있다. 앞으로 3년간 대규모 신규 투자가 예정된 만큼 자본 투입을 억제하는 방식으로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 이미 투입된 자본에서 더 많은 이익을 만들어 분자를 키우는 동시에 기대수익을 내지 못하는 자본은 회수해 분모의 부담을 덜어내는 방식이다.

우선 기존에 투자한 성장자산의 수익화가 필요하다. 이차전지소재는 아직 상당한 자본이 투입되는 단계다. 6월 말 건설중인자산만 5조5334억원에 이른다. 주요 프로젝트의 총투자액 7조4056억원 가운데 5조4167억원이 집행됐고 약 2조원이 남아 있다.

신규 생산시설이 가동돼 매출과 이익에 기여하기 시작하면 투입한 자본의 생산성도 높아진다. 추가 자본이 계속 들어가는 만큼 ROIC를 높이려면 이익 증가 속도가 투하자본 증가 속도를 웃돌아야 한다.

반대편에서는 저수익 자본을 걷어낸다. 포스코그룹은 저수익 사업과 비핵심 자산에 대한 구조조정 목표를 기존 2조8000억원에서 3조5000억원으로 확대했다. 2024년 이후 85건을 구조조정해 확보한 현금은 2조2000억원이며 남은 44건에서 2028년까지 약 1조3000억원을 추가로 확보해야 목표를 채울 수 있다.

구조조정은 투자재원을 마련하는 동시에 기존 자본의 효율을 높이는 작업이기도 하다. 수익성이 낮은 곳에서 자본을 빼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곳으로 옮기면 같은 자본으로 만들어내는 이익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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